2009년도 경제성장률이 -1%로 전망되어 있고, 전년 1/4분기 및 2/4분기 대비 올해 성장률이 각각 -4.2%에서 -2.2%로 감소하여, 잘 하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전망치를 상회해 0% 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었다.
이러한 경기회복 신호가 나타나면서 희망을 주는가 했더니, 한국은행이 10월 29일 발표한 기업경기조사 지수의 결과는 희망이 아니라 더블-딥(W자형 경기회복) 논쟁을 불러올 것 같다.
제조업의 10월 실제치와 11월 이후 전망치가 하락하고 있고, 반면 비제조업의 10월 실제치는 6포인트 상승했지만 11월 전망치는 2포인트 상승에 거치고 있다.
제조업에서 경영애로사항으로는 내수부진(20.5%), 불확실한 경제상황(17.3%)에 이어 환율요인(16.9%)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비제조업에서 경영애로사항으로는 내수부진(25.1%), 불확실한 경제상황(18.2%), 경쟁심화(16.9%) 등이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제조업이나 비제조업의 1, 2위 경영애로 공통요인은 내수부진, 불확실한 경제상황이다. 이는 2009년 한국경제 및 세계경제의 불투명을 고려해 본다면 충분히 가능한 요인이다. 정부가 -1% 또는 0% 경제성장을 기대할 때, 민간소비는 0% 내외의 전망을 내 놓고 있다. 더구나 정부가 내수부진을 개선하기 위해 적자재정을 통한 재정지출이 2009년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져,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추가로 투자할 재원도 바닥이 나 있다.

경제 불확실성 지속 전망

민간소비 및 정부지출의 사정을 고려해 보면, 2009년의 내수부진 및 불확실한 경제상황이 당장 해소될 가망성이 없다. 이러한 경제 전망이 기업경기 조사에서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는 수출 및 수입 지표를 보면, 기업인들의 그러한 체감 경기의 원인을 짐작할 수 있다. 한국의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상품의 수출은 2009년 1~9월 동안 -20.7% 감소했지만, 상품의 수입은 -33.1%로 감소했다. 수출 보다 수입 감소가 훨씬 더 커서, 9개월 동안 경상수지는 322.2억 달러를 달성했다.
더구나 올해 9개월 동안 원자재, 자본재 수입이 전년 대비 각각 -39.2%, -22.6%로 감소했다. 동 기간 동안 수출용 수입과 내수용 수입은 각각 -34.9% , -31.8% 감소했다.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수입 감소로 인한 불황형 경상수지 흑자라 할 수 있다.
자본재 수입이 감소해, 투자가 부진한 상황인 점을 감안해 보면, 미래 잠재 성장도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다. 따라서 경영애로 요인으로 현재 내수부진도 문제이지만, 미래도 이러한 문제가 쉽게 해결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세계시장 개척 나서야

미래 경영애로 요인도 내수부진, 불확실한 경제상황 등이 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보면,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으로 나가야 한다. 한국의 대기업들은 세계적 불황속에서도 해외 시장을 더 열심히 개척함으로써 해외 전문가들의 기대와 달리 놀라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어 나가고 있다.
전체적으로 한국의 수출이 감소하고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중국, 일본, 동남아, 중동 등으로 수출은 회복되고 있고, 미국, EU, 중남미 등으로 수출 감소폭은 줄어들고 있다.
수출시장에서 이러한 변화는 한국의 중소기업이 내수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새로운 도전의 중요한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
불경기에는 인건비도 저렴해지고, 수출에 필요한 좋은 인력을 구하는 것도 상대적으로 쉽다. 아니면 대기업의 유능한 퇴직 인력도 활용할 수 있다.
더구나 기업의 성장 역사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공통요인이 바로 불경기에 잘 준비해 호경기에 도약하는 것이다. 불경기는 중소기업들도 도전적인 일을 해 볼 수 있는 적기이다. 불경기로 움츠리고 있기보다 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지역으로 판로를 확장해 보자.
기업가 정신은 새로운 원료, 새로운 공정,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시장,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이제 한국의 중소기업가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기업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나가는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때다.

이 종 욱
서울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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