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애동(洪崖洞, hongyadong)은 강변을 끼고 도로 건너편에 있어서 복잡한 도심을 그려내진 않지만 건물 뒤켠으로 고층 빌딩이 즐비하다. 홍애동의 건물은 매우 현혹적이다. 중경시 전통 건물인 적각루를 재현했다는데 화려하기 이를 데 없다. 안으로 들어서기 전까지는 역사유적지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예상을 뒤엎고 길게 쇼핑 단지가 이어진다. 층별로 다닥다닥 점포들이 들어서 있다. 점포 구경도 좋지만 역시 재미는 먹거리다. 숯불에 구워주는 닭날개 꼬치도 먹고 짜디짜서 먹을 수 없는 순두부도 맛본다. 맷돌에 갈아 가마솥에 끓여낸 뜨거운 콩물은 달아서 낭패다.
또 하나 볼거리는 면발 뽑는 국수집이다. 젊은이는 항아리에 가득 담긴 밀가루 반죽을 능숙하게 쳐댄다. 반죽은 묽어서 가는 채에 담으면 주루룩 면발 모양이 되어 뜨거운 물속으로 들어간다. 끓이면 삶은 국수가 되는 것이다. 먹거리 단지에서 시간을 너무 소비한 바람에 결국 건물 끝도 오르지 못했다. 케이블카가 있단다.
예상보다 시내 여행이 재미가 있다. 어느새 점심시간. 중경시에서 가장 번화해 ‘중경의 명동’이라고 하는 곳에 두당(廚堂)주류(63707977)라는 식당이 있다. 관광지 해방비(항일전쟁의 승리를 기념해 1950년에 만들어진 27.5m의 탑)가 있는 곳이다. 우산을 쓴 인파들이 누비는 거리는 비 탓에 더 복잡하게 느껴진다.
대형건물 속에 있는 식당은 손님들로 가득하다. 그동안 먹은 중식에 비해 맛이 괜찮다. 이 식당은 중경에서 어느 정도의 수준일까가 궁금해진다. 실내를 살펴본다. 수족관이다. 중경은 바다가 없는 내륙인데다 강이 있어 민물고기 투성이다. 바다생선은 맛보기 힘든 상황. 싱싱한 회로도 먹을 수 있는 바다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는 것이다. 입구에 이태리식 레스토랑이 있는 것도 특이하다. 인상 좋은 매니저의 말에 따르면 일반인들이 찾는 식당이며 가격은 고가란다. 역시 좀 다르긴 하다.
재래시장 구경은 포기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찾는다. 2동의 4층 건물과 또다른 2동의 2층 건물. 각지의 임시정부청사 중에서 제일 규모가 큰 313평. 상해보다 12배 정도가 더 크다. 당연히 상해에서 봤던 느낌하고는 다를 수밖에. 윤봉길 의사의 의거로 인해 일본군에게 계속 쫓기던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중경으로 옮겨와 항일전쟁을 전개했다.
우리나라가 해방되던 1945년 1월부터 11월까지 사용한 마지막 청사다. 그러다 1991년 12월, 도시개발 계획으로 청사가 철거 위기에 처했다. 대한민국 독립기념관과 중경시의 협의 하에 1995년 8월 11일 복원했다.
2000년 9월 7일 한국광복군 창설 60주년을 맞아 훼손된 부분을 보수하고 전시물을 확충한 것이 현재 모습인 것이다. 건물은 총 5호관으로 나뉘어져 있고 한글 안내문이 있다. 당시의 비품은 물론 생활상을 그대로 볼 수 있다. 당시의 역사를 필름처럼 돌려 볼 수 있다. 임시정부를 찾는 것으로 중경에 온 숙제를 마친 듯 홀가분해진다. 역시 우리는 애국심 넘치는 한국인이다.(계속)

■이신화·『DSRL 메고 떠나는 최고의 여행지』의 저자 http://www.sinhwa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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