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는 우리나라 5대 직할시로 복잡하다. 그런데 촌로들이 진출해 5일장터를 만들어 내고 있는 곳이 바로 말바우 시장이다. 이 겨울, 뜬금없이 말바우 시장을 찾는다. 마침 장날(2일, 4일)인지 장터 주변은 생기가 넘쳐난다. 큰 거리 주변은 물론 좁은 골목골목 마다 난전이 진을 치고 있다. 생동감이 넘치는 난전을 보면서 주차장을 찾는다. 사람들이 와글거리지만 안내원이 나와 차가 들어갈 수 있다고 안내를 한다. 주차비도 아주 저렴하다.
왜 말바우 일까? 한번 들으면 잊혀질 것 같지 않으면서도 왠지 촌스러운, 도심에 걸맞지 않은 듯한 뉘앙스가 번진다. 분명코 말 닮은 바위가 있어서 붙여진 지명일 것이다.
조선 중기 무등산을 배경으로 활약했던 의병 김덕령 장군이 말을 타고 활을 쏜 다음 화살보다 쏜살같이 달려, 그 때의 말 발자국이 바위에 찍혔다고 하여 ‘말 바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도 한다. 얼마나 빠르게 달렸으면 바위에 발자국이 새겨졌을까? 믿기지 않은 전설이지만 김덕령 장군의 위상을 높이는 한 전설로 받아들이면 될 듯하다.
그 주변에 장이 시작된 것이다. 1968년이니 어언 40년의 세월이 흘렀다. 광주에는 유명한 상설장인 대인시장, 양동시장이 있는데 말바우 장만 아직도 5일장터의 명맥을 잇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광주의 각 지역에 있는 재래시장에서 밀려난 노점상들이 좌판을 벌리면서 시작됐다.
양동시장이 상설시장으로 변모되면서 재력이 없는 노점이나 손수레 상인들이 시장에서 밀려났고 그들이 대인시장과 서방시장에서 다시 노점하다 그곳 상인에게 밀리고, 현재의 말바우 시장 인근 버스정류장에 자리를 잡으면서 상권이 시작된 것이다. 당시 노점상들이 처음 터를 잡은 곳은 동신 고등학교 정문과 도로 건너편 효죽동 우체국 일대의 공터였다고 한다.
그 후 이들은 광주시 북구청의 단속에 밀려 지금의 자리로 옮겨오게 된 것이다. 이후 말바우 시장은 학교와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조금씩 자리를 내어 줘 어린이 놀이터 부지를 중심으로 10여 년 전부터 형성되기 시작한다.
장은 커지기 시작한다. 왜냐하면 인근의 담양과 곡성, 순창사람들이 몰려 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곳을 오가는 시외버스들의 간이 정류장이 있었기에 소비성 강한 도심으로 물건을 팔러 오게 된 것이다. 광주시민들은 저렴하면서도 농가에서 직접 재배한 것들을 구입하기 위해 소일 삼아 말바우 장을 찾는다. 말바우 장터는 도심과 떨어져 있어서 소일 거리로 찾기에 좋은 것이었다.
현재는 동강대학 맞은편에서부터 동신자동차학원으로 통하는 골목골목에 난전이 펼쳐지고 있다. 시장은 매우 커서 족히 한두시간을 넘게 소요해야 한다. 골목골목, 거리의 난전까지 들여다본다면 아마도 반나절은 훌쩍 지나가고 말 것이다.
소박한 얼굴이 정겨운 난전 사람들 얼굴과 팔고 있는 물품에 한참이나 혼을 뺀다. 간간히 식당이 있지만 대부분 난전이다. 주택 골목에서 좋은 자리 차지하면서 그냥 되는 되로 물건 갖다놓고 팔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어전이고 채전이고 싸전이고 등등 같은 종류로 함께 모여서 파는 장소가 따로 없다. 돌아다니면서 내가 필요한 것들을 구입하면 될 일이다. 가격은 매우 저렴하다. 거의 국내산이다. 사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지만 여정이라서 구입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있다. 각종 TV에 소개됐다는 허름한 팥죽집을 찾는다. 전라도 장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곳이다.
국산 재료를 사용한다는 표시와 함께 양은 솥에 팥죽을 끓이고 있는 사람 얼굴에 카메라를 들이댄다.
“귀찮당께. 하도 많이 소개되서 이제 귀찮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걸리적거리니 비껴달라는 몸짓 큰 아줌마 말이 거슬리지 않은 것은 싸고 맛있는 팥죽 때문이다. 밀가루 반죽을 한 팥칼국수와 찹쌀로 새알을 만든 팥죽 가격차이는 5백원. 진하면서 간이 딱 맞다. 얼마나 맛있었으면 이 팥죽 때문에 다음날 또 찾고 싶을 정도였겠는가?
여행데이타
동광주 인터체인지로 나와 동강대학쪽으로 가면 길 왼편에 있다. 톨게이트 나와 큰 사거리에서 우회전하면 된다. 동광주병원-무등도서관을 거치면 된다. 횟집 등 식당 음식점 가격도 매우 저렴하다.

■이신화·『DSRL 메고 떠나는 최고의 여행지』의 저자 http://www.sinhwa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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