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수입 물량 늘려 양질 원료 공급”

“비록 소요량의 일부지만 콩 수입권을 따낸 만큼 양질의 원료 공급을 통해 업계발전에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한국연식품공업협동조합연합회 최선윤 이사장은 “올해 초 업계의 숙원사업인 콩 수입권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며 “앞으로 직수입 물량을 확대하는 한편 환경관련 불합리한 규제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 이사장을 만나 그동안의 공동구매사업 성과와 조합 활성화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연식품업계의 시장동향은.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두부는 일반두부와 연두부, 순두부, 유부가 대부분이다. 이외에 야채두부나 햄두부, 쑥두부와 같은 가공두부도 일부 있다. 두부는 기본식품이라 경기변동에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시장규모는 작년기준 약 4,500억원 정도로 매년 일정한 편이다. 또 한해에 두부제조에 사용되는 콩의 양은 약 12만톤 정도 된다.
그러나 한정된 두부시장을 놓고 가격경쟁이 계속되고 대기업들마저 두부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어 경영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동구매사업의 일환으로 콩 수입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 그동안 두부용 콩은 국영무역으로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수입해 업계에 공급해 왔다. 이렇게 수입된 콩은 98년까지는 연합회가 공동구매해 조합을 통해 업체들에게 공급해왔으나 99년 이후 일부업체들이 조합을 통하지 않고 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직접 개별 구매하는 등 공급체계가 이원화되기 시작했다.
또 수입 콩은 대부분 성분에 따른 등급이 아닌 외형적 상태의 등급만으로 일괄 수입돼 두부제조에 부적합한 콩이 공급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그래서 연합회가 나서 관계기관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올해부터 정부의 TRQ(저율관세할당) 대두중 일부를 직수입하게 됐다. 15,300톤중 7,500톤은 미국 현지 생산자와 계약재배하고 나머지 7,800톤은 입찰을 통해 현물로 구매해 조합원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수입권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 그동안 정부는 국내산업 보호를 이유로 특정단체에 저율관세 직수입을 허용하는데 대해 불가 입장을 보여 왔다. 그래서 좋은 품질의 두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업계 스스로 양질의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는 논리로 전 조합원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끈질기게 수입권을 요구해왔다. 30여년간 건의해 온 게 이번에 일부나마 반영된 셈이다.
수입권을 얻은 이후에도 금융권의 담보와 보증요구로 L/C 개설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중소기업중앙회의 맞춤형 협동조합 지원모델인 코업비즈(CoUpBiz)시스템을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

▲공동구매사업을 통한 성과는.
- 공동구매사업 규모는 116억원으로 현재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고 있다. 정부의 물량을 배정받아 하는 사업이라 연합회 수입에는 별 도움이 안되지만 연합회가 두부제조에 적합한 대두를 직접 수입해 조합원들에게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또한 그동안 정부가 수입물량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다 보니 원료부족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앞으로 이같은 일괄 도입의 부작용도 방지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수입권을 얻기 위해 연합회내에 대두구매추진 소위원회를 결성하고 사업을 추진해오면서 조합원들간에도 결속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정부에 건의할 사항이 있다면.
- 정부의 규제가 업계 현실과 맞지 않는 게 너무 많다. 예를 들면 과거 하수종말처리장이 없을 때는 개인이 폐수처리를 해야 했지만 이젠 읍면까지도 다 있다. 그런데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두부 만드는 원수에 중금속이 들어있지도 않는데 업체들이 폐수처리해야 한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국가가 처리하는 게 맞다고 본다.
자가처리시설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10억원 상당의 설치비와 월 2,000만원 이상의 유지비가 필요해 중소기업으로선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업계는 현행 두부공장 관련 폐수처리시설 제외기준을 현행 1일 최대 폐수량 20세제곱미터 이하에서 100세제곱미터 이하로 변경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확장도 문제다. 2005년말 중소기업 고유업종 제도가 폐지된 이후 막강한 자본과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운 대기업의 참여가 늘어 현재 대기업 3개사가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내년 상반기에도 대기업 한곳이 두부시장 진입을 준비중이다. 지금처럼 대기업의 시장진출이 계속된다면 중소업체들은 모두 몰락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중소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한 근본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조합 기능활성화를 위한 향후 추진계획은.
- 현재 연합회의 대두 직수입 물량은 전체 소요량의 10% 밖에 안된다. 내년부터 직수입물량을 늘려 조합원들에게 양질의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보다 품질이 우수한 두부를 생산하도록 할 계획이다. 그것이 바로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하는 길이다.
아울러 현재 이원화돼 있는 두부 공급체계를 일원화하고 두부제조업계와 관련된 환경업무 및 식품관련 업무에 대해 관련부처와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해 불합리한 제도개선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연식품연합회는
1972년 설립됐으며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해있다. 조합은 황성식 전무이사를 비롯 4명의 임직원이 회원사의 권익보호와 공동구매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연합회는 전국의 11개 지방조합과 1800여개 두부제조업체로 구성돼 있다.

사진=오명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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