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발전을 위해 평생을 바치신 석사(石史) 유기정 회장님!
새해벽두, 하늘에서 서설이 내리고, 세상이 회장님의 생전 모습과 같이 하얗게 덮인 날, 중소기업계의 큰 별이신 회장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불과 얼마 전 행사에서 격려해 주시던 모습이 생생하기만 한데, 오늘 회장님의 영전에 서니 가슴이 미어집니다. 우리 300만 중소기업인은 이 슬픔을 회장님께서 생전 사랑하신 유족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유기정 회장님!
당신께서는 평생을 중소기업을 위해 헌신해 오신 중소기업의 진정한 대부이셨습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태동하던 시기부터 50여년이 넘게 한국경제의 과거와 미래를 관통하는 산 증인으로 “오늘이라는 시간에 후회가 없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한 평생 살아오셨습니다.
뼈에 사무치는 가난을 딛고 전쟁의 폐허에서 54년에 삼화인쇄를 설립하여 국내 최초로 동판 컬러 인쇄와 한글 활자 개량 기술을 도입하여 국내 인쇄산업을 이끌어 오셨습니다.
또한 “내 생애 가장 큰 보람은 중소기업육성을 위해 밤낮으로 몸부림친 일”이라는 생전의 말씀처럼 중소기업 발전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셨습니다.
회장님!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비통함과 참담한 심정은 어찌 저 뿐이겠습니까? 당당하셨던 그 모습을 뵈올 수 없다는 슬픔에 눈물이 앞을 가리지만 당신께서 남기신 정신만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다양한 인생 역정 속에서 제8대와 9, 10대 국회의원을 지내시고 세 차례의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을 역임하시면서 우리 중소기업 정책의 틀을 마련하고, 중소기업의 위상을 드높이셨습니다.
헌법에 ‘중소기업 보호 육성’이라는 조문을 넣고, 중소기업에 젖줄 역할을 한 ‘중소기업제품구매촉진법’ 제정을 관철시켰으며, ‘중소기업고유업종제도’를 마련하는 등 이루 다 꼽을 수 없는 업적들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중소기업은 나라의 주춧돌이오, 중소기업 육성이 곧 선진한국의 첩경”이라는 일념으로 87년 건립하신 중소기업회관은 중소기업이 마음 놓고 울분과 애환을 토로하는 ‘중소기업인의 전당’으로 우뚝 서 있습니다.
생전에 회장님께서 쏟으신 열과 성이 밑거름이 되어 이제 중소기업중앙회도 중소기업 정책개발의 산실로서 명실공히 국내최고의 경제단체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중소기업계의 큰 지도자로서 세계 중소기업인과의 교류와 지평을 넓히신 석사 유기정 회장님!
생전에 한국경제 발전을 위해서 진력하시다 못다 하신 일은 이제 남아 있는 우리 기업인 모두의 몫입니다.
우리 중소기업인들은 회장님의 뜻과 같이 우리나라 경제의 재도약과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당신이 뿌리신 씨앗은 우리의 가슴속에 자리 잡아 나무가 되고 큰 산이 되고, 역사가 되어 뿌리내려 갈 것입니다.
유기정 회장님! 부디 편안히 잠드소서
먼 곳에서나마 사랑하시던 우리를 지켜 봐 주시고 이끌어 주십시오.


2010년 1월 8일

중소기업장 장례위원장 김 기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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