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벤쿠버의 금메달 소식과 함께 중소기업쪽에서도 기쁜 소식이 들려 왔다. 중소기업의 경기전망치를 나타내는 중소기업업황전망건강도지수(SBHI)가 3월 들어 2002년 10월 이후 7년 5개월 만에 100을 넘어섰다. 이는 중소기업들이 앞으로의 경기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기업의 경기는 꾸준히 회복되는 반면, 중소기업의 경기는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던 와중에 반가운 소식이다.
그 동안 대기업들만 경기회복을 느끼고 있었으나, 최근 내수가 살아나면서 중소기업들도 경기회복의 기미를 피부로 느끼는 것 같다. 그러나 세계경제의 흐름과 국내의 계층 및 소득구조를 보면 우리경제의 회복추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유의해야 할 것이 있다.
먼저 세계경제추이를 보면 유럽은 독일과 이탈리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가 엄청난 재정적자를 경험하고 있다. 이로써 유럽연합이 해체위기에 놓여 있다. 유럽연합이 해체되면 장기적으로는 우리경제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유럽의 불안은 우리 경제의 회복을 주도했던 수출경기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리스와 같은 국가의 부채위기가 또 다시 세계의 금융위기로 발전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며 세계경제의 불안요소로 남아 있다. 더욱이 최근 각국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확장한 유동성을 흡수하고 물가안정을 위해 출구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각국 정부의 긴축정책은 우리 경제의 수출경기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내외 불안요소 상존

다음으로 국내의 계층구조를 보면 양극화 문제 및 청년실업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최근의 내수증가를 보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가 주도하고 있는 반면, 재래시장의 경우 매출의 감소세가 확대되고 있다.
서민계층의 경기는 여전히 침체에 놓여 있어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그리고 청년실업의 문제 역시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구매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내수유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현재 우리 국민의 상당부분은 지나친 사교육비의 부담으로 인해 노후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 이 역시 장래 내수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우리 경제는 경기회복의 기쁨과 함께 대내외적으로 위에 언급한 것을 포함해 여러 가지 불안요소를 함께 지니고 있다.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이러한 불안요소를 제거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어떻게 제거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성장 위협요인 없애야

예를 들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높지 않은 우리나라의 단독적인 정책으로 세계경제의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 이 부분은 다른 나라와의 공조가 필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내부적인 불안요소 역시 제거하는 것이 쉽지 않다. 재래시장의 상인을 위해 소비 및 부대시설이 편리한 대형마트의 확장을 강압적으로 억제할 수는 없다.
재래시장의 경쟁력을 대형마트만큼 강화시켜 주거나 그 것이 용이하지 않은 경우에는 재래시장 상인들에게 직업재교육을 시켜 새로운 생활터전을 찾게 해줘야 한다. 역시 어려운 문제이다. 그리고 지금은 과거처럼 사회초년병을 고용해 직장에서 일을 가르치는 관습이 많이 사라졌다. 지금 기업들은 이미 일을 할 줄 아는 경험자를 채용하고 싶어 한다.
이러한 배경에는 사회초년병의 초임이 상승해 경험자와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유추돼 진다. 결국 청년실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초년병의 임금을 낮추어야 하는데, 임금의 하방경직성으로 인해 그 조차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지나친 사교육비의 지출 문제도 해결이 쉽지 않다.
사회보장제도가 정립되지 못한 현실에서 후세들의 미래를 위한 지출을 억제시키는 것은 매우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 오히려 우리나라의 교육열정에 찬사를 보내고 있기도 하다.
모든 것이 어렵다. 그러나 어렵다고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장기적으로는 어떻게 해서든지 우리경제의 성장을 위협하는 대내외적인 불안요소를 제거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올림픽의 금소식에 대한 기쁨으로 끓어오르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기회에 내실을 다지는 것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정남기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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