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 갖춰 대형마트와 경쟁”

“대형마트에 맞서기 위해서는 중소형점포도 공산품만 취급해선 안됩니다. 야채, 청과 등 1차식품도 고루 갖춰야 합니다.”
조병선 제주도수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은 “지난해 협동조합 최초로 시도한 신선식품사업이 성공한다면 타 조합에도 벤치마킹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제2물류센터에 이어 수산물, 축산물까지 취급하는 제3물류센터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 이사장을 만나 그동안의 유통사업 성과와 조합 활성화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SSM(기업형슈퍼마켓) 진출로 어려움은 없나.
-제주에는 현재 이마트를 비롯 5개의 대형마트가 입점해 영업중에 있지만 무엇보다 농협 하나로마트의 공격적인 영업 때문에 타격이 크다. 27개나 되는 하나로마트가 도내 곳곳에 포진해 골목상권을 싹쓸이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도가 조례 제정 등을 통해 육지의 SSM 입점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언제 어떤 방법으로 입점할지 몰라 걱정이 많다.
▲지난해 공동사업 활성화 성과로 유통사업부문에서 ‘협동조합 대상’을 수상하셨는데.
-아직도 부족한 점이 너무 많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여준 중앙회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
오늘의 영광은 우리 조합원과 임직원의 땀과 노력의 결과물이 아닌가 생각한다. 앞으로도 자만하지 않고 더욱더 노력하는 조합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조합 유통사업(물류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2004년 1월 국비 7억4천만원, 도비 4억9,500만원, 조합비 25억원 등 총37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3,841㎡(1,161평) 규모의 제1물류센터를 건립해 주류 등 공산품센터로 운영하고 있다.
이어 작년 9월에는 국비 9억4,000만원, 도비 5억원, 조합비 17억원 등 총 31억원을 들여 연면적 1,521㎡(461평)규모의 제2물류센터를 건립, 협동조합계 최초로 야채, 청과 등 신선식품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같은 성공적인 물류센터 운영을 통해 작년말 현재 조합 매출액이 34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유통사업의 성과가 있다면.
-물류센터를 통해 공동구매하고 공동배송함으로써 상품 매입단가를 파격적으로 낮췄을 뿐 아니라 물류비 또한 대폭 절감돼 조합원들이 대형마트에 맞설 수 있을 만큼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현재 조합 공동구매사업에는 전 조합원이 의무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물류센터 이용을 위해 비조합원들의 가입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성공비결은 뭔가.
-조합원들의 조합 공동구매상품 이용 비중이 점포 매출액의 약 40%를 차지할 만큼 조합 상품 공급비율이 무척 높은 편이다. 또 지역특성상 타 지역에 비해 상품공급 루트가 육지처럼 다양하지 않은 것도 조합 물류센터가 활성화 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다. 그러나 무엇보다 조합원들의 조합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가 높은 것이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제 2물류센터까지 추진하게 된 배경은.
- 기존에 취급하던 공산품만으론 더 이상 대형마트에 대응하기 힘들다고 판단해 일부 반대를 무릅쓰고 추진하게 됐다. 앞으로 중소형 점포도 야채나 청과 등 1차 식품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소비자들이 등을 돌릴 수 밖에 없다. 소비자들이 굳이 차로 대형마트에 가지 않고도 동네슈퍼에서 신선하고 저렴한 야채나 과일을 살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아직은 사업초기라 실적이 미미하지만 금년 내로 조합은 물론 조합원 점포에 가장 충성도 높은 상품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선식품 사업이 성공한다면 앞으로 타조합에도 훌륭한 벤치마킹 사례가 될 것이다.
▲중앙회 및 정부에 건의할 사항은.
-아시다시피 요즘 우리 중소상인들의 배고픈 외침이 전국을 메아리치고 있다. 대기업의 SSM이 전국에 요동치듯 개점하고 있지만 정부나 국회는 관심을 갖는 척 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부터라도 정말 말이 아닌 법안으로 우리 중소상인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합 활성화를 위한 향후 추진계획은.
-조속한 시일내에 제3물류센터를 건립하는 것이다. 제3센터에 수산물, 축산물, 일배식품 등을 취급해 우리 중소점포들이 조합에서 원스톱으로 모든 상품을 구입해 소비자들에게 저렴하고 신선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또 점점 조합의 물동량이 많아지고 매출이 신장되면서 물류체계 개선이 시급하다고 판단된다. 앞으로 배송부문을 분리해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제주도수퍼마켓조합은
1989년 전국 45개 수퍼조합 가운데 제1호로 설립됐으며 제주시 이호2동에 위치해 있다. 조합은 전계하 상근이사를 비롯 57명의 임직원이 공동구매, 공동물류사업 등을 통해 저렴하고 안정된 상품을 공급함으로써 회원사들의 가격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회원사는 250여개 중소수퍼마켓으로 구성돼 있다.

사진=나영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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