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결코 약속을 어기지 않나 보다. 벌써 봄이 코앞에 와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중소기업들의 처절한 몸부림이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중소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중소기업계가 분열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들려 오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 없다.
최근 열린 중소기업중앙회 정기총회에서 상당수의 중소기업인들이 이같은 분위기에 대해 심각하게 걱정을 하고 있었고 화합을 위한 자제와 양보의 성숙한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면서 수 없이 부딪히는 장벽중 하나가 대기업과의 거래관계다. 자금,인력,정보 등 중소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대기업과 거래를 하다보면 다양한 형태로 불이익 받는 경우를 다수 경험한다.
이에 따라 덩치가 작은 기업들은 대등한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서로 뭉치게 되고 그러한 조직이 협동조합으로 만들어져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최근 우리는 유통 대기업들이 골목상권을 어떻게 유린하는지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목격했으며 과거부터 계속된 대기업 독식형 경제구조가 이젠 넘어설 수 없는 벽으로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해 한숨이 앞선다.
중소기업의 권익을 찾고 지켜 내려면 중소기업계의 화합과 일치된 목소리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법과 제도를 바꾸기 위한 수많은 노력도 결국 대기업의 막강한 로비력에 부딪쳐 좌절된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 중소기업들이 똘똘 뭉쳐 위기를 슬기롭게 넘어서기도 했다.
정부 조달물자에 대한 납품권한을 독차지하고 있던 대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중소기업제품구매제도가 1980년대 초반 만들어져 중소기업이 판로걱정을 덜고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전념하기도 했다.
글로벌 중소기업의 전당이 될 상암동 글로벌지원센터는 7~8년간의 노력 끝에 지난해 말 공사에 들어가 2012년 완공 될 예정이다.
창업세대의 노령화와 이에 따른 가업승계 문제에 대해서도 한 목소리를 낸 중소기업계는 장수기업 육성의 토대가 될 제도들도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다.
국가경제의 중심인 중소기업들이 헤쳐 나가야 할 문제들이 아직도 많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높은 파고가 아직 남아있으며 세계 일류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고통 또한 기다리고 있다.
늘어나는 청년구직자들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 있으며 후손들에게 부강한 나라를 물려줘야 할 의무 또한 있다.
이에 따라 더 이상 중소기업계를 분열시키는 어떠한 잡음도 일어서는 안된다고 단호히 말하고 싶다. 중소기업계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도 따갑지만 중소기업계를 이끌고 나아가야 할 리더그룹에서 이같은 잡음을 증폭시키는 것은 더더욱 안 될 일이다. 집안 문제를 세상 사람들에게 다 알릴 필요는 없다.
같은 점을 취하면서 이견을 좁혀나가는 구동존이(求同存異)의 현명한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규복
광고물제작(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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