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로 그라비아 인쇄업계 ‘우뚝’

(주)우진켐은 1960년 김수돈 회장에 의해 설립된 그라비아인쇄 포장지 제조업체로 의약품 포장지, 식품포장지, 생필품포장지 등을 제조, 판매하고 있다. 2001년에 큰 아들인 김상우 부회장에게 가업승계가 이뤄졌고, 2008년부터는 둘째 아들 김상진 사장이 대표이사직을 맡아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우진켐은 1999년 ISO9002, 2001년 ISO14001 인증을 받았고, 그라비아 업계에서는 선도적으로 ERP 및 공장자동화 시스템을 도입, 생산공정의 표준화를 이룩했다.

김수돈 회장이 처음 그라비아 인쇄업을 시작한 것은 1960년이었다. 30여년을 그럭저럭 꾸려왔지만 점점 치고 올라오는 후발 기업들과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서울 마포에 있던 공장을 경기도 광주 곤지암으로 확장 이전하면서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던 터라 무언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바로 이 때에 일본과 미국에서 예술을 전공했던 두 아들이 아버지의 요청으로 회사에 들어왔다.
김상우 부회장이 회사에 들어와서 가장 염려되는 부분은 30년 가까이 회사에 몸담아온 나이든 직원들의 반발이었다. 그들과 어떻게 하면 불협화음 없이 잘 지내느냐가 성공적인 가업승계의 관건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 4년 동안은 허드렛일부터 몸으로 때운다는 심정으로 차근차근 일을 배워나갔다. 그러나 회사의 내부사정을 알면 알수록 이건 아니다 싶었다. 특히 제조사양서와 작업지시서를 일일이 손으로 써서 전달하는 시스템은 너무나 비효율적이었다.
김 부회장은 생산시스템의 표준화와 정보화가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서둘러 ISO 인증과 ERP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자 예상했던 것처럼 거센 반발이 일어났다. 회의 때마다 왜 설치고 다니느냐, 못해 먹겠다, 나가라 등등 원색적인 발언이 쏟아졌다. 하지만 김상우 부회장은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2001년 김상우 부회장이 정식 대표로 취임을 하면서 정보화 작업은 더욱 가속화 됐고, 곧이어 ERP와 POP 시스템 구축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당시 큰 회사에서도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던 일을 한 발 앞서 실현한 것이다. 비로소 직원들도 김 부회장의 판단이 옳았음을 인정하게 됐다.
그 즈음 미국에서 귀국한 둘째 아들 상진 씨가 영업의 한 파트를 담당하기 시작하면서 우진켐은 내부적으로나 외형적으로나 이전의 우진켐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성장가능성이 큰 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김상우 부회장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제조업 분야에서는 드물게 직원들의 출근 시간을 아침 7시 30분으로 앞당겼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출퇴근 시간이 앞당겨진 덕분에 러시아워를 피할 수 있어 길에서 버리는 시간을 훨씬 줄일 수 있었고, 외부로부터 거의 전화가 오지 않는 아침 8시에서 9시 사이에 중요한 회의나 업무를 처리하면 능률이 배가 됐다.
영업 쪽으로도 큰 변화가 있었다. 업계에서 비교적 젊은 사장에 속했던 김 부회장은 기존의 영업 규모에 만족하지 않고 좀 더 큰 업체와의 거래를 원했다. 김상우 부회장은 평소 모임을 통해 다양한 인맥을 쌓았고, 과감한 영업으로 한 대형 제약회사를 거래처로 뚫었다.
현재 우진켐이 제약포장지를 납품하고 있는 거래처는 동아제약, 유한양행, 일동제약, 삼진제약, 중외제약, 녹십자,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80여 개에 이르며, 우리가 시중의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대다수 약품의 포장지가 우진켐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김상우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대표직을 동생 김상진 사장에게 넘겼다. 형제가 함께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동생에게도 공평한 기회를 주자는 의미로 이뤄진 승계였다.
김상우 부회장은 성공적인 가업승계의 비결에 대해 “2세 스스로가 발품을 팔며 많은 사람과 교류하고 공부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역시 각종 조찬모임, 독서모임 등의 발전적인 모임을 통해 경영과 영업에 관한 많은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품질로 승부한다는 자부심으로 지난해 115억의 안정적인 매출을 올린 우진켐. 앞으로 펀(FUN) 경영기법을 도입해 즐겁게 일하고 신나게 성공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싶다는 두 형제 경영인의 다음 도전이 기대된다.

■회사개요
- 창립연도 : 1960년
- 승계연도 : 2001년
- 직 원 수 : 43명
- 업 종 : 인쇄포장지
- 매 출 액 : 115억 원
- 소 재 지 : 경기 광주 실촌읍 곤지암리 506-4

■연혁
- 1960. 2. 5 우진특수인쇄공사 설립(김수돈 회장)
- 1992. 4. 4 우진 곤지암 제1공장 준공
- 1992. 11. 30 군납 적격 업체 등록(등록 No.2156776)
- 1994. 10. 22 우진 곤지암 제2공장 완공
- 1999. 3. 10 ISO 9002 인증 획득
- 2000. 7. 1 주식회사 우진켐 설립(법인전환)
- 2001. 5. 1 김상우 사장 취임
- 2002. 6. 1 ERP SYSTEM 도입 구축
- 2004. 10 생산정보화 시스템(POP) 도입 구축
- 2006. 5 우수중소기업표창(중소기업특별위원회)
- 2006. 10 경영혁신형 중소기업인증 획득
- 2008. 김상진 사장, 김상우 부회장 취임
- 2009. 5. 20 제1회 명문 장수기업인상 수상

■주식회사 우진켐 장수 DNA
- 49년 전통의 기술 노하우 축적
- 2세 경영인들의 기업 혁신
- 한 발 앞선 생산 시스템의 표준화와 정보화
- 업계 관행을 깬 과감한 영업 전략
- 안정적인 형제 경영 체제
- 다함께 즐기는 기업 문화

■사진은 2대 경영을 하고 있는 김상우 (주)우진켐 부회장.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