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없는 차의 대명사, 최고품질의 명성을 상징하는 도요타자동차는 초유의 대량리콜사태로 인해 ‘도요타의 품질신화’ 붕괴라는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경영전략의 수정마저 초래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2008년 GM자동차를 제치고 세계 판매량 1위 자리에 등극한 도요타자동차가 대량리콜이라는 악재를 만나 도요타신화에 치명상을 입게 된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도요타의 그 동안 느슨하고 오만한 대고객서비스, 품질관리시스템의 오류와 허점으로 인한 절체절명의 위기봉착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미WSJ는 도요타의 2010회계연도에 안전성 등 브랜드 신뢰붕괴에 따른 판매인센티브, 마케팅비용과 개인· 집단소송비용 등을 합해 50억 달러 이상의 추가비용을 예측하고 있다.
이같은 도요타차 사태는 미국, 한국 등의 경쟁회사들에게 호재이며 좋은 기회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최근 현대차가 미국 중고차 평가기관과 미국 자동차 평가업체의 두 기관에서 실시한 ‘브랜드 충성도 조사’와 ‘고객 충성도 조사’에서 도요타와 혼다를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은 도요타의 대량리콜사태와 전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도요타차의 리콜사태는 여타 국가의 자동차업체들에게 기회인 동시에 위협의 계기도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 사태를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삼고 우리기업들은 PL과 리콜의 중요성을 재인식해야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자동차업체의 리콜현상은 흔히 생길 수 있는 일이다. 도요타차는 안전문제에 적극 대응을 회피하고 소극적으로 대응함으로써 고객의 기대와 신뢰를 상실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최근 일부 차종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실시해 좋은 대조를 보인다.
PL(제조물책임)제도는 제조물결함에 의해 소비자의 생명, 신체, 재산상의 손해가 생겼을 경우 제조자가 자신의 과실여부와 상관없이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 제도로서 종국적으로는 소비자의 권익향상을 위한 것이다.
한편, 리콜(recall)제도는 PL제도와 더불어 중요한 소비자 안전정책인데, PL제도가 소비자피해발생 후의 손해배상제도인 반면, 리콜제도는 결함상품으로 인한 소비자의 위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제도라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리콜제도의 기능은 결함상품에 의한 피해의 확산을 방지하여 안정된 소비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하고, 안전사고의 미연방지로 기업은 자기가 만든 상품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진다는 것을 소비자에게 보여줌으로써 기업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고객만족에도 적지 않은 도움을 준다.
리콜제도는 국민생활의 안정차원에서 시급히 정착되어야 할 제도이며, 기업의 입장에서도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고객만족(CS)을 위한 경영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
마침내 대규모 리콜조치와 미의회 청문회로 곤욕을 치른 도요타가 ‘글로벌품질관리특별위원회’를 가동하여 판매보다는 품질 위주로 회사 경영전략을 변경할 방침을 발표한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고육지계인 것으로 분석된다.
제품책임제 또는 제조물책임(PL)제도의 구체적인 행동으로서 리콜제도는 이제 모든 기업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중차대한 경영상의 핵심과제로 부상하고 기업운명을 가르는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자동차업체들은 도요타의 리콜사태 교훈을 잘 되새겨 앞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도요타의 이번 리콜사태는 글로벌자동차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승승장구하고 있는 한국 자동차업체들이 명심해야 할 좋은 본보기사례가 될 것이다.

최성용
서울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