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 국내최강자 넘어 세계최고 꿈꿔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있는 농기계 전문생산기업 대원지에스아이. 1970년에 설립된 이 업체는 80년대 초 부도와 함께 큰 어려움에 봉착했으나, 서용교 대표가 회사를 이어받으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현재 도정기, 색채선별기, 곡물건조기 등을 생산해 세계 시장에서 3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국내시장의 경우 색채선별기는 90% 이상, 도정기는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친환경사업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현재 2대 경영을 하고 있는 대원지에스아이는 1970년 서정식 창업주(1995년 별세)가 성창기계라는 도정기 전문업체를 창업하면서 시작됐다. 1960년대에 유망 수출산업으로 섬유업이 발전하자 여러 가닥의 실을 꼬아 하나의 실로 만드는 연사기를 파는 사업을 했던 서정식 창업주가 70년대 들어 섬유업의 인기가 시들해지자 일제 도정기에 착안, 농기계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회사는 예상과 달리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수입에만 의존하던 도정기를 개발해 공급했지만, 다른 농기계와 달리 정부 지원금이 없어 회사는 늘 자금난을 겪었다. 그러다가 결국 1981년 회사는 부도를 맞고 말았다.
서용교 대표가 회사에 합류한 시기는 바로 그때였다. 당시 군복무를 마치고 경북대학교 사회학과에 재학 중이던 서 대표는 회사의 위기상황을 그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기계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서 대표였지만 낮에는 자금을 구하러 사방으로 뛰어다니고, 밤에는 기계연구에 몰두했다. 5년간 순이익의 90% 이상을 빚을 갚는 데 썼다. 그렇게 신뢰 회복에 나서 80년대 후반에는 회사가 서서히 자리를 잡게 됐다.
서용교 대표는 부도상황을 어렵게 극복했지만 만족하지 않았다. 농기계 분야에서 만큼은 할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남는 수익의 상당 부분을 3년간 꼬박 연구개발에 투자했고, 마침내 1990년 국내 최초로 청결미를 찧을 수 있는 도정기를 개발했다.
청결미 도정기를 개발한 뒤에도 서 대표는 곡물건조기 등을 연이어 개발했고, 이후 눈에 띠는 발전을 이뤄냈다. 특히 1993년 정부에서 전국 농협에 종합미곡처리소 설치사업을 진행하면서 건조기와 도정기 90% 이상을 납품하게 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이로 인해 대원은 종전 3억5천만원에 불과하던 연매출을 10배 이상 올리는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도정기와 곡물건조기 개발 이후에도 새로운 기계 개발에 골몰하던 서 대표는 1990년 정미시설공사를 하던 중 총 공사비용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일제 선별기에 주목했다. 직원들은 만류했지만 서 대표는 4년간 연구개발에 매달려 1994년 색채선별기를 개발해내는 데 성공했다. 성능도 우수해 국내 시장은 물론 베트남이나 중국, 러시아 등에서도 주문이 밀려와 대원지에스아이는 국내 농기계업체 중 단연 으뜸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새로운 기계의 개발로 성장에 가속도를 붙여 중견기업의 기반을 탄탄하게 쌓던 대원지에스아이에 다시 한 번 시련이 찾아왔다. 색채선별기 개발에 참여했던 기술자들이 단체로 퇴사해 색채선별기 회사를 차리려고 했던 것.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진심은 통한다고 몇몇 기술자들이 곧 용서를 구하면서 다시 돌아오자 서 대표는 나머지 사람들도 설득해 모두 돌아오도록 했다. 이 업체의 색채선별기는 세계최고의 성능을 자랑해 세계 15개국 이상에 수출 중이며,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서 대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농기계 부문 너머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2006년부터 곡물을 도정할 때 나오는 왕겨나 미강을 이용해 비료와 연료를 만들거나 먹을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하고 있는 친환경사업이 바로 그것.
잘 썩지 않는 왕겨나 미강을 태워서 식물 생장에 필수요소인 규산질을 함유한 비료와 왕겨숯, 기존의 발효 목초액과는 다르게 왕겨를 숙성시켜 추출한 왕겨초목초액 등이 대원지에스아이 친환경사업부의 대표 상품이다.
목초액의 경우 냄새제거나 살균에 상당히 효능이 좋고 상품성이 높아 한국식품연구원과 공동연구를 통해 왕겨초목초액을 넣은 미용비누와 음료도 개발하고 있다.
서 대표는 친환경사업 부문이 현재 20억원 정도의 매출을 내고 있지만 앞으로 비전이 있다고 보고 중점투자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이 부문에서만 1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서울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아들을 둬 3대 경영으로 백년 기업을 꿈꾸는 서 대표는 “사람이 사는 한 농업은 지속될 것”이라며 “사회에 기여하고 궁극적으로 인간에게 이로운 기계와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개요
- 창립연도 : 1970년
- 승계연도 : 1983년
- 직 원 수 : 53명
- 업 종 : 농업용 기계제조
- 매 출 액 : 413억원
- 소 재 지 : 경북 칠곡군 왜관읍 금산리 990-2

■연혁
- 1970. 1. 성창기계 설립 - 대표 서정식
- 1983. 1. 대원산업주식회사 법인 설립 - 대표이사 서용교
- 1995. 4. 기업부설중앙연구소 지정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 1996. 9. 색채선별기 EM인증 획득(국립기술품질원)
- 1998. 2. 수출유망중소기업 지정(중소기업진흥공단)
- 1999. 1. 연속식곡물건조기 EM인증 획득(국립기술품질원)
- 2001. 12. (주)대원지에스아이로 상호변경
- 2002. 11. 5백만불 수출의 탑 수상
- 2004. 11. 농민의 날 대통령표창 수상
- 2005. 11. 일천만불 수출의 탑 수상
- 2006. 1. 색채선별기 세계일류상품 선정
- 2006. 이천만불 수출의 탑 수상
- 2008. 대통령표창 수상(기술혁신대전)

■사진은 서용교 대표이사(2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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