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선진국형 경쟁환경에 살아 남기 위해서는 탁월한 전략수립능력과 실행능력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효과적인 경영전략을 수립하는데는 여러 가지 장애가 존재하며 그 중 가장 심각한 현상의 하나가 바로 ‘원맨쇼 신드롬’이다.
원맨쇼 신드롬이란 기업 내에서 한 사람이 모든 의사결정권을 쥐고 있거나 임원진에 최고경영자의 측근만을 두고 있을 때 나타나는 병적 현상을 말한다.
이 때 최고경영자는 “나는 결정하는 사람이며 다른 사람들은 실행하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지니기 쉬우며 의사결정자와 실행자는 몇 개의 인격을 지닌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독선적 CEO에게서 자주 발견돼
이런 경우 전략이 잘 짜여졌든 잘못 짜여졌든 간에 전략실행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 왜냐하면 대다수의 구성원들은 한 사람이 독단적으로 결정한 사항에 대해 공감을 하지 않고 심리적으로 저항하기 때문이다.
조직구성원들은 대 놓고 저항하지는 않지만 일을 지연시키거나 태만함으로써 전략을 망치게 한다.
이 원맨쇼 신드롬은 주로 중소기업계에서 나타나지만 때로는 거대기업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독선적이고 자기 현시욕이 강한 경영자에게서 나타나기 쉽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전략경쟁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략의 수립도 중요하지만 모든 조직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혹시 우리 회사에는 원맨쇼 신드롬이 없는지 점검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원맨쇼는 글자 그대로 오락프로그램에서나 필요한 것이지 냉엄한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는 백해무익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인 일류기업들은 원맨쇼 대신에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기술자들의 아이디어 중 80%는 서로 얘기를 나누다가 얻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기술자들의 책상간격을 가급적 가깝게 배치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업계의 강자인 독일 BMW회사의 내부 지침이다.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시켜라
현대는 아이디어 경쟁의 시대다. 지식과 지식을 결합해 보다 나은 지식으로 전환시키는 사람이 성공하게 된다.
따라서 많은 기업들이 아이디어 교환회의, 또는 정보교환회의를 도입하고 있는가 하면 수시로 분임 토의를 갖기도 한다.
미국의 많은 기업이 오후의 나른한 근무시간에 ‘커피브레이크’ 또는 ‘잡담시간’을 갖고 있는 것도 스트레스를 풀고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으려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말없이 묵묵히 일하는 것이 미덕’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진 경영자들이 적지 않다.
사회 지도층 인사들도 ‘말없이 묵묵히 자기 분야에서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이 애국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심지어는 ‘침묵은 금이다’라는 낡은 격언을 강조하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되면 커뮤니케이션은 차단되기 쉽고 창의성은 살아나지 않게 된다.
“1분 1초라도 아껴서 악착같이 일하라”고 강조하는 것은 언뜻 보면 그럴듯하게 들리는 말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노동집약적인 사고방식에 나온 재래식 개념이다.
현대사회는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업무가 되고 있다. 생각이 짧으면 노동력을 투입해도 성과가 나오지 않게 된다.
우리가 선진국형 경쟁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조직의 분위기를 좀 더 부드럽고 자유롭게 바꿔야 한다.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의견이나 시시한 의견 또는 지금까지와 반대의 의견도 일단 수용돼야 한다.
침묵을 강요하고 피와 땀을 요구하는 경영자의 태도가 새로운 환경에서는 오히려 경영혁신의 걸림돌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원맨쇼 신드롬을 퇴치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는 것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윤은기(IBS컨설팅그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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