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하도급기업 가운데서도 자산 규모가 작고 직원 수가 적은 업체일수록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수익성 격차는 매출 규모뿐 아니라 원청업체에 견준 하도급기업의 협상력 수준 차이 탓으로 분석돼 불공정 거래 관행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됐다.
경제개혁연대의 자매기관인 경제개혁연구소는 최근 ‘중소 하도급기업 사이의 경영성과 격차 분석’ 보고서를 통해 “중소 하도급기업 가운데 기업 규모가 작은 곳일수록 수익성은 크게 떨어지는 반면 생산성은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국내 중소기업이 직면한 기업 생태계를 고려하면 소규모 기업일수록 낮은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 극한의 상황 속에서 노동과 자본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보고서는 자동차와 전자, 건설산업 중소 하도급기업 3075곳의 2000~2008년 경영지표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분석 대상 업체들 가운데 가장 작은 규모인 자산 10억~50억원 기업군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평균 3.4%로 가장 큰 규모인 500억원 이상 기업군(5.9%)의 57% 수준에 그쳤다. 반면에 평균 생산성(총자본투자효율)을 보면, 가장 작은 규모 기업군이 166.1%로 가장 큰 기업군(37.9%)뿐 아니라 전체 분석 대상 업체의 평균치(74.4%)를 훨씬 웃돌았다. 규모가 작을수록 단품생산, 저부가가치, 단순노동력 생산체제로 수익성이 떨어져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계적 상황에서 기업을 운영하다 보니 생산성은 높게 나타난 것으로 풀이됐다. 연구소의 위평량 연구위원은 “기업 규모에 따른 수익성 격차의 배경엔 대기업의 차별적 단가 책정 등 각종 불공정한 지위 남용 행위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2004년 이후 중소 하도급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세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으며, 규모가 작을수록 감소폭이 크다고 분석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에 소규모 기업이 받은 타격은 훨씬 컸다. 자산 규모별로 2008년 매출액 증가율(전년 대비)을 비교해보면 500억원 이상 기업은 20.2%인 데 비해, 100억~500억원 기업은 -5.6%, 50억~100억원 기업과 10억~50억원 기업은 각각 36.6%와 -62.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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