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두번째 맞이했던 ‘중소기업주간’(5월 10~14일) 행사가 조용히 막을 내렸다. 전국 12개 시도에서 80개의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으며, ‘2010년 전국 중소기업인대회’가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리기도 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다소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중소기업이 일자리 창출의 원천이라는 사실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공감대가 확고히 다져지길 바라고 싶다. 지난 10년간 대기업의 일자리는 줄어든 반면, 중소기업의 일자리는 379만개나 늘어났다.
중소기업 중앙회의 자료에 따르면 1998~ 2008년의 10년 동안 대기업(300인 이상 기준) 종사자는 220만명에서 160만명으로 60만명(27%)이 감소했다. 이에 비해 중소기업쪽에서는 767만명에서 1,146만 명으로 379만명(49%)이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 대기업의 업체 수는 크게 감소한데 비해 중소기업체는 260만개에서 304만개로 17%나 늘어났다.
그 동안 삼성, LG, 현대와 같은 대기업 집단이 국제적 각광을 받으며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왔지만, 국민들의 일자리 해결에는 큰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년 동안 매출액은 2배 이상 늘어났지만, 고용증가는 90%에 지나지 않았다. 현대자동차의 경우도 매출액은 2배 가까이 증가했으나 일자리 증가는 20%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다국적 대기업들이 큰 잔치를 벌인데 비해, 국민경제에의 기여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평가된다.

10년 동안 379만명 고용창출

한마디로 한국의 고용창출과 경제성장에는 중소기업이 가장 튼튼한 버팀목이라는 얘기가 된다. ‘중소기업의 땀방울,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입니다’라는 주제가 실감나게 느껴진다. 앞으로도 신성장과 고용창출의 돌파구는 중소기업에서 찾아야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창업을 촉진하고, 중소기업들이 대거 중견기업으로 발돋움하며, 중소기업의 성공신화가 많이 창출되는 여건과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겠다.
무엇보다도 중소기업을 바라보는 사회적인 인식이 획기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학창시절에는 대기업을 성토하고 재벌을 열심히 비판하더니 막상 졸업시즌만 되면 너도 나도 대기업을 찾고, 신이 내린 직장이라는 공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안달을 하는 젊은이들이 너무나 많다. 안타까운 일이다. 청년들이 새로운 창업에 도전하고, 중소기업 성공신화의 주역이 되도록 학교 교육부터 강화해야 될 것이다. 중소기업에 대해 나쁜 인상을 조장하는 교과서는 근본적으로 뜯어 고치고 어린 시절부터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기업가정신을 길러 주어야 할 것이다.

3D업종에서 新 3D업종으로

중소기업을 보는 편견도 불식해야 한다. 중소기업이라고 하면 으레히 더럽고(dirty), 힘들고(difficult), 위험한(dangerous) 기업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다. 사실 일부 업종들은 그런 소리를 들을 만도 하다. 주조, 금형, 용접, 표면처리, 소성가공, 열처리 같은 이른바 ‘뿌리산업’과 노동집약적인 산업분야에 많다. 이들 업종에서는 항상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으며 외국인 근로자의 취업률이 높다.
부정적 이미지를 받기 쉬운 뿌리산업(6대 제조기반기술)을 디지털(digital)화 되고, 품위 있고(descent), 역동적인(dynamic) 新3D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정부방침이 5월 6일에 나왔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21세기에는 모든 중소기업이 생산성이 높고 경쟁력이 강한 새로운 3D산업으로 승화되어야 한다. 힘이 들지만 경영의 녹색화와 환경경영(ISO 14001), 윤리경영(ISO 26000)에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한다. 젊은 피들이 찾아와서 보람을 느끼고 일하고 싶은 중소기업이 많아야 선진국 진입이 가능해 진다.
중소기업 주간을 보내면서 기업인들은 ‘작지만 경쟁력 있는 세계적인 기업’(small giants)이 되겠다는 결의를 굳게 다지길 바란다. 진취적인 기업가정신이 충일하고, 창의와 협동, 변화와 혁신에 열정적인 중소기업이야말로 국민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고,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있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창업과 수많은 성공신화의 창출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더욱 확고히 마련해 주는 동시에 국민 모두가 일자리 창출의 원천인 중소기업의 튼튼한 후원자가 되기를 다짐하자.

최용호
(사)산학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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