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제대로 쓰는 부자가 되라

스티브 김(한국명 김윤종: 1949~)은 가난을 극복하고 아메리칸 드림을 이뤄낸 성공신화의 주인공이다. 그는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 단돈 2000달러를 손에 쥐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시급 2달러 50 센트짜리를 받으며 일을 시작한 그는 어렵사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에서 정보통신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전공을 살려서 컴퓨터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하는 회사인 자일랜(Xylan)을 창업했다. 그때부터 스티브 김의 삶은 열정과 도전의 연속이었다.
창업 5년 만에 전 세계에 60여개 판매지사망을 구축, 연간 매출 3억 5,000만 달러를 달성하면서 미국 IT업계의 신화를 창조했다. 그는 동양인으로는 드물게 미국 최고의 CEO로 인정받으면서 LA타임스 캘리포니아주 최고 고속 성장기업상, 남가주 초고속 성장 기술기업상, 어니스트&영 선정 ‘올해의 최고 벤처기업인상’ 등을 수상하면서 억만장자의 반열에 올라섰다.
1999년, 그는 자일랜을 프랑스 알카텍사에 20억 달러에 매각함으로써 아시안계 최고의 억만장자가 됐다. 여기에서 끝났으면 그의 인생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룩한 평범한 부자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스티브 김의 신화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30여년의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아내와 세 명의 자녀를 데리고 영구 귀국하는 결단을 단행했다. 그에게는 다른 꿈이 있었다.
어린 시절 찢어지게 가난한 체험을 했던 그는 미국에서 번 돈을 조국의 가난한 젊은이들에게 나눠주고 싶었던 것이다. 부자로서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일환으로 단지 돈을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제대로 쓰는 새로운 사업을 펼치기로 작정한 것이다. 그것이 그가 다른 자수성가한 사람들과 다른 점이다.
2001년부터 스티브 김은 자선재단 ‘꿈·희망·미래 재단’을 설립하고, 장학사업과 사회복지 사업에 연간 20억 원을 지원하는 나눔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는 사회복지사업도 기업을 경영하듯 ‘기부 마인드’가 아니라 ‘비즈니스 마인드’로 무장하고 재단의 사회복지사업을 직접 챙기며 이끌어가고 있다.
자금만 지원만 하는 게 아니라 직접 수혜자들을 만나고 다니면서 현실적인 어려움을 공유하면서 각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장학 사업을 통해 200여명의 국내 학생과 380여 명의 연변 지역 조선족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고, 북한에도 인도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그는 북한을 방문해서 2004년부터 북한의 나진 선봉지역에 버스와 빵기계, 비료공장, 선박수리소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2008년부터는 제3세계로 시야를 넓혀 캄보디아, 필리핀, 네팔 등에 교사와 도서관을 지원하고 있다.
“사업을 키우는 것처럼 나는 재단의 사회복지사업을 키워나갔다. 다른 점이 있다면 예전에는 돈을 벌기 위해 고민했지만 이제는 돈을 제대로 쓰기 위해 고민한다는 점이다. 나는 배경이 사업가여서 그런지 모든 일을 사업 방식으로 진행하게 된다. 물론 이것이 항상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사회복지사업을 하는 기관이나 NGO 같은 단체에서 좀 더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지면 좋겠다. 그런 분야일수록 귀하고 소중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써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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