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5.8%로 전망하고, 내년은 4.7%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아시아개발은행(ADB), 국제통화기금(IMF),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 등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에서는 한국의 성장전망치를 상향 조정하여 5%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올해와 내년의 한국 잠재성장률은 OECD 국가 중에서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어 한국경제의 안정적 성장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대내·외 환경을 살펴보면 국제원자재 가격의 앙등, 유럽발 금융위기의 잠재된 파급 효과, 급격한 환율변동에 의한 실물경제의 불안정, 위험 수준의 가계부채 등 앞으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인들이 잠복하고 있는 점은 무시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특히 고용 이야기로 넘어오면 사정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하더라도 일자리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中企 고용흡수력 증가세

2010년 1/4분기의 분기별 고용률 및 실업률을 살펴보면, 고용률은 57%를 기록하여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실업률은 4.7%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경제 성장의 과실이 고용의 밑바닥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고용시장의 회복이 더디고 고용의 양과 질 측면에서 모두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고용시장의 정체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게 한다.
최근에 발표된 고용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분기별 비경제활동인구는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으며, 비경제활동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5세이상 인구 중 취업 또는 실업 상태 이외의 인구로 실업통계에서는 실업자군에 속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고용통계는 비경제활동인구를 비교적 넓게 정의하고 있으며, 그 결과 실업률이 경제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게 된다. 한국의 고용통계에서는 가족종사자가 자영업에서 무급종사자로 일을 하다 이탈한 경우나, 취업을 위하여 학원을 다니거나, 취업을 위한 시험공부를 하는 청년층의 취업준비자도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어 상대적으로 낮은 실업률을 보이는 것이다. 이들은 실업자나 마찬가지지만 우리나라 통계상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기 때문에 취업 의사가 없거나 포기한 사람으로 간주되어 실업자 통계에서 누락되게 된다.

일자리창출 환경 조성을

또 한 가지 우려스러운 점은 한 주에 36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단시간 근로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고용의 질이 상당히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작년에는 3백만명 수준이었던 단시간 근로자가 2010년 1/4분기에는 4백50만명 수준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전체 취업자의 주당 평균 취업시간도 2.5% 감소하여 고용 현황이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고용위기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한국경제가 완연한 회복기조에 있다고 하지만 국민의 경제 생활과 직결되는 일자리 문제의 개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세계경제의 안정과 한국경제의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상황이 예년의 수준으로 회복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 산업구조는 자본집약적으로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고용 흡수력이 높았던 도소매·음식숙박업은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없는 성장’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지난 10여년을 돌아보면 일자리를 만드는 중심축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이동했음을 알 수 있다. 대기업의 고용창출 효과는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 중소기업의 고용흡수력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경제의 안정적 성장에 밑거름이 되는 중소기업에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양질의 일자리는 근로자가 사실상의 실업자인 비경제활동인구로 떨어지는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고, 일하고자 하는 인재들의 유입으로 한국 경제의 안정과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의 적극적 관심과 중소기업의 분발을 기대한다.

신상철
중소기업연구원 경제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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