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중소기업을 강소기업(强小企業)이라 부른다. 기술력이 뛰어나거나 마케팅 능력이 뛰어나서 국내시장을 석권하거나, 세계시장에서 상당한 시장지배력을 가지고 있으면 강소기업으로 분류되기 마련이다.
이런 기업이 많아야 부자나라가 되고, 선진국이 될 수 있다. 강소기업은 한국 경제의 희망이자 꿈나무이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정책은 강소기업을 육성하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학계에서도 많은 실증분석과 사례연구를 통해 강소기업의 특성과 성공조건을 열심히 찾고 있다.
최근에는 한걸음 더 나아가 한국형 강소기업의 성공 모델을 만들자는 연구와 운동이 일어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17일 제주 롯데호텔에서는 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연구원과 한국중소기업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중소기업 미래전략 대토론회’가 열렸다. 이 날의 주제는 ‘대한민국 중소기업의 새로운 비전과 성공모델-스몰자이언츠(Small Giants)’였다.

용어·개념부터 통일

스몰자이언츠란 독일의 히든챔피언(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자기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우량기업)과 일본 장수기업의 장점을 한국 특유의 스피드경영과 결합한 개념인데, 한국형 강소기업의 성공비전으로 제시됐다.
2020년까지 앞으로 10년을 내다보면, 내수시장은 줄어들고 해외시장이 확대되면서 시장과 판로가 중소기업경영의 핵심 화두가 될 전망이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경영 비전을 ‘국내시장의 강소기업이 아닌 글로벌 경쟁을 통해 시장을 지배하는 스몰자이언츠’로 맞추자는 것이 이 논의의 핵심이라 하겠다.
토론 자료에 따르면 스몰자이언츠의 기업경영 목표는 독일의 히든챔피언과 같이 기업의 글로벌화에 두고 있다. 결국 금후 10년 동안 글로벌화가 기업 생존의 필수조건이 되는 셈이다. 그리고 경영수단은 우리의 빨리빨리 문화, 즉 스피드경영을 활용한다.
높은 IT수준과 단순화한 경영체계 등은 한국적 중소기업 경영의 특색인 바, 이를 선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스몰자이언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업 경영의 결과는 일본과 같은 장수기업의 대량 탄생이다. 일본 장수기업의 핵심은 전통을 고수하면서 혁신을 점진적으로 추구하는데 있다.

정부지원 뒤따라야

스몰자이언츠를 위한 경영전략으로는 3S전략과 3G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3S는 Soft Power(유연한 힘 : 기업가 정신, 글로벌 인재의 채용과 관리), Smart Innovation(똑똑한 혁신 : 혁신의 범위를 생산에서 마케팅까지 확대), Strong Partnership(강한 협력 :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협력을 글로벌시장으로 확대)을 말한다. 3G전략은 Green Mana gement(녹색경영), Government Policy(정부정책 활용), Globalization(경영전반의 글로벌화)이다.
이번 토론회에서의 문제제기와 앞으로의 심도 있는 연구와 논의를 통해 독일, 일본과는 차별화된 한국 특유의 강소기업 개념이 정립될 전망이다.
이것은 한국 100년 기업사에 민간주도로 중소기업의 미래 비전과 모델을 처음으로 제시하는 것으로 매우 뜻 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토론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스몰자이언츠의 학술적 개념, 중소기업의 자주적 추진 방향과 정부의 지원시책의 내용 등이 보다 과학적으로 검토·연구되길 기대하는 바이다.
지금까지의 논의과정을 보면 연구자에 따라 개념 설정에서 정책 제언에 이르기까지 너무 시각이 달라 혼선을 빚을 때도 있다. 스몰자이언츠에 대한 통일된 개념이나 정의를 내릴 필요는 없다.
그러나 스몰자이언츠가 국제사회에서 한국형 강소기업의 대명사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충분한 논의과정을 거쳐 용어와 개념의 통일성을 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필자의 연구에 따르면, 스몰자이언츠의 주요 특징으로 변화를 빨리 감지해 대응하는 능력, 지속적 혁신과 끊임없는 도전정신,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한 공격적 마케팅 활동, 함께 꿈꾸는 조직문화와 상시적 구조조정 체계의 확립 등이 포함된다.

최용호
(사)산학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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