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은 어떤 벌들을 모아놓아도 전체 중에서 20%는 열심히 꿀을 따고, 60%는 대충대충, 나머지 20%는 꿀 한번 따오는 일 없이 늘 놀고먹는다고 한다.
또한 개미 사회에서도 놀고먹는 20%의 이 개미들을 제거해줘도 새로운 20%의 놀고먹는 개미가 생겨난다고 한다. 이러한 이야기는 단지 곤충들만의 이야기일까? 사회나 조직에도 이와 유사한 법칙이 존재하고 있다. 소설가 이순원씨의 글에 다음과 같은 벌에 대한 우화가 있다.
한 마을에 벌을 치는 두 사람이 살았다. 같은 일을 하다 보니 알게 모르게 경쟁할 수밖에 없었는데, 두 사람 다 벌통을 하나씩만 가지고 있었다. 한 사람은 욕심이 많았고,다른 사람은 너그러운 사람이었다.
이들 두 사람이 가지고 있는 벌통엔 각각 천 마리의 벌이 들어있었다. 천 마리의 벌 중 2백 마리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꿀을 따오지만, 6백 마리는 대충대충 꿀을 따오고, 나머지 2백 마리는 제대로 꿀 한번 따오는 적 없이 없이 빈둥빈둥 놀고만 먹는 것이었다.
욕심 많은 주인은 마치 자기의 꿀을 놀고먹는 벌들이 도둑질해가는 것처럼 생각돼 놀고먹는 벌 2백 마리를 벌통 밖으로 쫓아버렸다. 쫓겨난 벌들은 갈 데가 없자 모두 옆집 벌통으로 들어왔다. 그래서 이쪽집 벌통엔 8백 마리의 벌이 있고,저쪽집 벌통엔 천 2백 마리의 벌이 있게 됐다.
가을이 돼 참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욕심 많은 집 사람의 벌통엔 겨우 8백 마리의 벌이 먹을 꿀이 들어 있었고, 이쪽 집 벌통엔 천2백 마리의 벌이 먹을 꿀이 가득 들어 있는 것이었다.
욕심 많은 사람은 벌통 안을 자세히 살펴봤더니 8백 마리의 벌 가운데 160마리만 열심히 꿀을 따오고, 480마리는 대충대충 꿀을 따오고, 다시 160마리는 놀고먹고 있었다.
욕심 많은 사람은 저쪽집 벌통에도 몰래 가보았더니 거기엔 천 2백 마리의 벌 가운데 240마리가 열심히 꿀을 따오고, 720마리는 대충대충 따오고, 240마리는 놀고먹는 것이었다. 전체에서 놀고먹는 20%는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
회사조직에서도 이와 유사한 비율의 법칙이 있다. 따라서 글로벌 기업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성과주의 인사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흔히 성과가 좋은 사람을 ‘A-Player’로 부르는 반면 성과 부진자를 ‘C-Player’라고 부른다. ‘C-Player’는 기업이 추구하는 목적을 달성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성원으로 분류된다. 성과 부진자들은 업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구성원들이 이들의 업무까지 떠맡게 될 소지가 있다.
또한 성과가 좋은 구성원들의 조직 만족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기업이 성과 부진자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조직성과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성과 부진자는 어떤 식으로든 관리를 해야 한다.
하위 10%를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은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전 회장인 잭 웰치의 ‘활성곡선(Vitality Curve)’에서 잘 이해할 수 있다. GE 회장으로 부임한 잭 웰치는 거대한 공룡을 살리기 위해 조직을 상위 20%, 중추부 70%, 하위 10%로 나누었다.
그리고 상위 20%는 핵심 인재로 구분해 중점 관리하고, 중간 70%는 육성했다. 그러나 나머지 하위 10%의 정리는 직급에 관계없이 매년 계속돼 왔다. 가장 활성화되는 계층은 중간 70%로 이들이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잭 웰치의 주장이다.
중소기업에 인재가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주지의 사실이지만 중소기업들도 이제 인재를 키우고 전문성을 키우지 않고는 세계를 무대로 경쟁할 수 없다. 이른바 강소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사람을 관리하는 방식이 달라져야한다.
기업들이 성과관리를 위한 평가기준을 만들고 그 결과에 따라 본인이 ABC 등급 중에 어디인지를 알려 주어 조직원들이 우수인재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는 데는 중소기업도 예외가 될 수 없다.
특히 10%에 해당하는 부진자들에 대한 관리원칙을 명확히 한 다음 그 내용을 본인이 알도록 해 더욱 분발 시켜야한다. 회사가 성과부진자를 관리하는 이유가 단지 퇴출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더 많은 성과를 내고 다 같이 일하는 성과주의 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프로그램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들도 업무성과가 좋고 열심히 하는 직원에게는 처우와 보수면에서 획기적으로 보상하고, 업무성과가 나쁘고 역량이 부족한 직원에게는 자극을 주는 성과주의 제도가 자리를 잡아야, 조직과 개개인들이 같이 성장하고 더 나은 고지를 향해 전진 할 수 있지 않을까.

가재산
(주)조인스H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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