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는 어떤 타입이신지

A사장은 회사가 어렵다, 경기가 나쁘다 하면 우선 사람 숫자부터 줄인다.
그래서 그의 회사는 IMF 이전부터 구조조정이라는 것을 항상 하고 있는 기업이었다. A사장 스스로는 ‘우리는 앞선 기업’이라고 지금도 자랑이다.
B사장은 모질게 경비절감을 단행한다. 중역들도 지하철 출근을 해야 한다. 회사가 지급하는 승용차를 몰수하는 것이다.
그 외 이면지 사용, 수도 꼭지 잠그기, 야근수당 없애기 등 마른 행주 짜듯이 짠다. 월급을 돈으로 안주고 자기네 회사 제품으로 지급하기도 한다.
C사장은 교육을 강화한다. 실제로 그는 지난 IMF때 사원교육비용을 3배 증액했다. 당시 그 회사 간부들은 모두 반대했다. 이 판에 무슨 교육이냐고. 다른 회사는 모두 교육비를 줄이고 있다고. 그러나 C사장은 끝내 자기 고집을 꺾지 않았다.
D사장은 매출이 줄었다 하면 무조건 전사원을 데리고 거리로 나가 물건을 직접 팔게 한다.
물론 자기 자신도 거리에 나가 자사 제품을 판매하는데, 어찌나 극성을 부리는지 사원들이 감탄할 지경. 거리에 서서 자사 제품을 들고 덩실덩실 춤을 추며 노래도 부른다.
ABCD 네 사람의 CEO는 자기 나름대로 회사를 잘 이끌어 나가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최고점수를 주라면 C사장이다. 교육비 올리는 사장 말이다.

뒷전으로 밀리는 사원교육

C사장이 최고 점수를 받는 이유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경기가 안 좋고 매출도 떨어지면 A사장처럼 사람을 줄이거나, B사장처럼 경비를 줄이거나, 세일즈맨 출신인 D사장처럼 전사원을 이끌고 거리로 나가 한 바탕 로드쇼를 벌이는 것이 제격이다.
어느 세미나에 참석한 CEO 102인에게 물었다. ‘불황기의 사원교육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그런데 16명을 제외하고는 ‘불황기의 교육’에 대해서 긍정적이지 않았다. 한 푼이라도 줄여야 할 판에, 매일 돌아오는 수표 막기도 바쁜 판에, 무슨 얼어 죽을 교육이냐고 극언을 하는 CEO도 있었다.
교육도 마음이 편해야 되는 거지, 불황기나 매출감소기에 사원교육을 생각할만한 여유가 없지 않겠느냐는 CEO가 대부분이었다.
사실 회사의 매출이 떨어지고 자금 사정이 나빠지면 교육은 뒷전으로 밀리게 돼 있다.

사장도 사원과 함께 받는 교육

눈 앞의 어려움을 잘 해결하는 것도 CEO의 리더십에 속한다. 그러나 그보다 한 단계 높은 리더십은 어떤 위기상황에서도 회사의 미래를 생각하고 사원들에게 로드맵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비전 제시 능력이다.
C사장은 어려운 때야 말로 사원들에게 위기를 뚫고 나가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고 깨달은 CEO다. 사장 혼자 힘으로 헤쳐나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 사원들을 강하게 만들어 위기를 뚫게 하는 것이 훨씬 쉽고 효과도 빠르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는 것이다.
“사원교육을 실시하면 사원들의 눈에 총기가 반짝반짝 살아난다. 살아나는 사원들을 보는 즐거움은 크다. 결국 그들이 불황을 이겨낸다.”
이것이 사원교육에 대한 C사장의 신념이다.
그는 사원교육 때 맨 앞줄에 앉아 사원들과 함께 교육을 받는다. 사원들만 교육받게 하고 자기는 골프장으로 가는 CEO도 있다. 그런 CEO는 사원들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 가지고는 교육효과가 살아나지 않는다.
사원이 회사의 일시적인 손님이 아니라 주인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사원교육이다.
그리고 사장도 사원과 똑같은 복장, 똑같은 식사를 하며 교육을 받을 때 사원들은 진짜 회사의 주인이 된다.
commukim@dreamwiz.com
코리아 드림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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