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말기 이단(異端)적 사상가 한비자(韓非子)는 “인간은 누구나 자기에게 불리한 사태에 봉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대개의 사람들은 근거가 명확치 않은 행위로 이랬다 저랬다 하다가 끝내는 운수에 맡기고 만다. 그러나 현명한 사람은 그 사태를 자기에게 유리하게 전환시키는 작전을 만들어 낸다”며 다음과 같은 고사를 인용했다.
楚의 성왕(成王:BC 671~626)은 적자 상신(商臣)을 태자로 세운바 있다. 그런데 후궁에서 태어난 서공자 직(職)이 마음에 들어 상신의 태자를 폐하고 직을 태자로 세울 생각었이다. 상신은 그러한 말을 들었으나 진위(眞僞)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진실을 알기 위해서 그것을 알 수 있는 적당한 사태를 만들어 내야했다. 상신은 자신의 심복부하인 반숭(潘崇)에게 상의하니 반숭이 말했다.
“왕의 손아래누이 강미(江米)씨를 초청해 연회를 베풀고 일부러 그녀가 화를 내도록 말해보십시요. 왕이 강미(江米)씨에게는 온갖 얘기를 한답니다.”
반숭이 말한 그대로 상신이 했다.
그랬더니 강미가 화를 내면서 말했다.
“저런 못된 사람! 저러니까 왕이 너의 태자를 폐하고 서자인 직(職)을 태자로 세우기로 한 것이다. 왕의 생각이 백번 옳았다”하고는 연회를 물리치고 떠나버렸다.
“사실이었구나” 하고 상신은 이것으로 왕의 속셈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신은 이쯤되면 자기 방위가 필요했다.
“직(職)이 태자가 되면 당신은 그의 부하가 되는데 부하가 되겠습니까”하고 반숭이 물었다.
“못한다”하고 상신이 단호하게 말했다. 반숭이 다시 물었다.
“타국에서 방랑생활 하겠습니까?”
“못한다.”
“그렇다면 사태를 바꿔야 합니다.”
“무슨 뜻인가?”
반숭이 말했다.
“쿠데타!”
“좋다. 하자.”
“쿠데타는 시작하면 우리가 유리한 위치에 섭니다. 왕의 어떠한 협상이나 부탁도 거절해야 합니다. 그럴 용의가 있습니까?”
“있다.”
상신(商臣)은 자기의 근위병을 동원해 성왕(成王)을 공격했다. 잡혀서 감금된 성왕은 자기가 즉시 왕에서 물러나 상신에게 왕위를 주겠다 했으나 거부했다. 마지막으로 곰의 발바닥 고기를 먹어보고 죽겠다 했으나 거부당했다. 곰의 발바닥 고기는 천하의 미미(美味), 그러나 그 요리는 3~4일의 시간이 걸린다. 시간을 벌겠다는 것이다. 상신은 거부했다. 성왕은 자살하고 말았다.
일부러 모종의 행동을 시작하면 상대도 이쪽의 행동에 따라서 행동한다. 그 행동을 분석해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고 이쪽이 유리하도록 사태를 바꿔 간다.
상황타개(狀況打開)책은 환경을 이쪽이 유리하게 바꾸는 것이며 자기를 지키는 필요한 수단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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