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줄기 옛 나루터 … 강나루 따라 시간여행 떠나볼까

서울을 휘돌고 있는 한강을 보면서 한번쯤 생각해봤을까? 이 물줄기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이곳까지 흘러들고 있을까? 한강의 발원지가 태백시 검룡소. 그 물줄기는 지류와 본류가 합해지면서 멀고도 먼 길로 여행을 한다. 영월읍에서 평창강과 합치고 충북 단양군을 지나 서쪽으로 흐름을 바꿔 제천시를 거쳐 충주호를 거쳐 간현 섬강지류와 합해지면서 여주, 양평을 지나 양수리에 이른다. 이 물줄기를 남한강이라 부른다. 양수리부터는 북한강이 합류된다.
그러면 북한강은? 금강산 부근이 발원지다. 화천군~양구군~춘천을 지나면서 의암호 거쳐 소양강을 만든다. 이어 남이섬~홍천강~청평호를 거쳐 양수리에서 남한강과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두 개의 물줄기가 만나는 지점이라서 붙여진 양수리(兩水里). 이곳부터 한강의 시작이다.
팔당호를 지나서 한강~김포~강화를 지나 황해로 들어가게 된다. 몇 km나 될까? 한강의 법정하구인 김포군 월곶면 유도산정으로부터 검룡소까지 497.5km. 길고도 긴 여정이다.
삐그덕, 삐그덕 노 젓으며 강변을 가르며 멀고 먼 여정을 나섰을 사람들. 소금장수, 새우젓 장사, 홍송, 춘양목을 팔러 나선 떼꾼, 창고에 보관하던 곡물을 운송하던 사람들, 유배 떠나는 왕족이나 양반들. 강변 주변에는 으레 나루터가 있었을 것이고 쉬어갈 수 있는 주막이나 밥집이 있었을 것이다. 아직도 우리네 주변에는 그런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다.
한강 주변으로 ‘마포나루’ ‘여의나루’ ‘광(진)나루’ 등. 그저 무심하게 지나치고 마는 지명들. 한강 줄기 종점인 마포. 도성과 가까운 곳이라 항상 많은 상인들로 넘쳐 났던 곳이다. 특히 인천과 가까워 새우젓 장사가 많이 찾아와 상권을 형성했다고 한다.
이제는 그저 높은 빌딩 숲이다. 어디에서 옛 흔적을 찾아 볼 수 있을까? 최대포집, 굴다리 주변에 흩어진 오래된 식당들이 그 흔적을 알려주는 것들은 아닐까?
여주를 벗어나면 원주시 문막에서 섬강과 합류한다. 이어 물줄기는 부론~법천~정산~목계강을 따라 충주호로 유입된다. 분주하게 다니는 차 소리만 강렬한 도로변 옆으로 ‘목계나루터(충주시 엄정면)’라는 돌 표시석과 신경림 시인의 시비가 있다. 목계나루는 1910년대까지 남한강 안에서는 가장 번잡했던 곳. 중부 지방의 각종 산물의 집산지였다.
1921년 일제의 식민지 수탈 정책의 일환으로 충북선이 부설되면서 그 기능을 상실했다. 그래서 매년 9월이면 황포돛배를 재현하면서 ‘별신제’ 축제를 하고 마을 구석구석에 그 흔적들을 되살리려 노력하고 있다.
법천사지, 거돈사지, 청룡사지 등 폐사지들에서도 느낄 수 있다. 황화가 사라진 절터. 문화유적 몇 조각만 남겨 둔 그곳은 수로가 발달되던 시절의 흔적들이다. 아직도 정리되지 않고 흩어져 있는 화려한 문화재 잔재 속에서 사찰의 활황이 읽는다.
그 외 ‘흥원창(부론면 흥호리)’에서도 알 수 있다. 고려 13개 조창의 하나로 거대한 곡물창고가 있었다고 한다. 이제는 흐릿한 사진과 돌 표시석만 있을 뿐. 그 앞으로 무심히 강줄기만 휘돌아간다. 앞 산으로 붉은 해가 강변 노을을 만들며 떨어지고 있다. 저 해는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았겠지?

●여행방법 : 서울을 기점으로 6번 국도 따라 양평쪽으로 오면 양수대교다. 대교를 비껴 나와서 다산유적지와 두물머리, 세미원 등을 감상하면 된다. 이어 양평으로 난 37번 국도 따라 가면 이포나루터다. 이포대교에서 이천으로 가는 길목에는 여름철이면 참외 원두막이 즐비하다. 천서리 막국수촌이 있으므로 막국수 한 그릇으로 요기를 해도 좋다. 이어 여주읍내로 나와 신륵사, 영월루, 금모래, 은모래 유원지 등을 보면 된다. 민물고기 매운탕집이 강변 주변으로 많다. 이어 42번 국도를 이용해 문막으로 가면 부론, 귀래가는 국도가 있다. 흥원창~법천사지~부론성당~거돈사지~청룡사지~목계나루터 순으로 여행을 즐기면 된다.
●여행참조 : 현재 강변에는 공사가 한창으로 옛 모습을 기대하지 말아야 할 곳들도 있다. 가장 한적한 길은 문막~목계를 잇는 국도인데, 길이 다소 복잡하므로 유념해야 할 듯.

■사진은 거돈사지 입구.

■이신화·『DSRL 메고 떠나는 최고의 여행지』의 저자 http://www.sinhwada.com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