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여름. 멀리 여행을 가야만 능사는 아니다. 그저 순간 답답하다고 느껴지면 준비없이 차량을 올라타면 그만이다. 해여림 식물원을 가보자. 식물원을 산책하면서 흠씬 땀을 흘리고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주록골’이라는 계곡에서 탁족을 즐기자. 나오는 길목, 원두막에서 달디 단 참외 두어개 깍아 먹는 재미.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겠는가?이 땡볕에 웬 식물원?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권하고 싶은 곳이 해여림 식물원이다. 이열치열은 아니지만, 식물원을 돌아다니다보면 흠뻑 땀을 쏟게 된다.
그늘도 있고, 쉬라는 벤치도 있고, 거기에 울창한 숲에서 상큼한 피톤치드가 온 몸을 휘감아 오니 이보다 좋은 휴양지가 있겠는가? ‘온 종일 해가 뜨는 여주의 숲’이라는 의미를 담아 붙여진 해여림 식물원. 지난 2005년에 개장했다.
21만평, 관람면적 6만여 평의 대형 식물원. 식물원은 관람 동선 거리만도 10km로 일일이 걷기에는 무리가 따를 정도로 넓다. 봄철처럼 화사하게 꽃 장식을 하지 않아도 계절에 따라 사철 볼만하다.
그곳에 펜션이 있다. 원래 사무실로 쓰던 건물을 리모델링 해서 한동 전체를 빌려준다. 전원카페처럼 멋지게 지어진 외관. 실내는 더욱 럭셔리하다.
확 트인 1층의 넓은 거실에는 방과 부엌 말고도 커피를 자기 입맛에 맞춰 뽑을 수 있는 ‘커피 머신’을 갖춘 바가 만들어져 있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오르면 방이 세 개. 그중 한군데의 방은 하늘을 볼 수 있다. 밤하늘의 별도 보고 비가 내리면 빗소리를, 눈이 내리면 눈 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자그마한 공간은 행복한 하룻밤을 보증해주리.
그저 먹고 자는 것에 그치고 않고 온갖 식물의 꽃이 피고지는 식물원 탐방을 할 수 있으니 얻는 것도 많다. 한 바퀴 빙 돌아보는데 3시간정도의 발품을 팔아야 하니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이 해여림 식물원의 설립자는 예림원 출판사 경영자. 그래서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숲속 도서관을 비롯하여 동화를 모형화 시켜 놓는 등, 동심의 세계를 즐길 수 있어 행복한 곳이다.
오수를 청해도 좋고 그곳을 비껴 주록골(여주군 금사면 도곡리)이라는 곳을 찾으면 된다. 어차피 여주 읍내로 오는 길목에 있으니 일부러 헤매 찾을 필요도 없다. 주록골은 이천에서 가장 크고 높은 산이라는 원적산(643m)의 원적봉(563m)에서 발원하는 골짜기.
아직까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여름 휴가철에는 찾는 사람이 있어 마을에서 입장료를 받기도 하지만 그 이외에는 찾는 이가 많지 않다. 그런 만큼 찾아가는 길은 차 한 대가 겨우 지나칠 수 있을 정도로 좁은 것이 불편한 점이다. 소로를 따라 가면서 적당한 곳에서 물놀이를 즐기면 된다.
최근들어 간간히 민가와 펜션 등이 눈에 띄게 들어섰다. 그들은 주록골의 물줄기 쪽에 터를 잡고 손님들을 유치하고 있다. 계곡은 넓지 않지만 내내 골마다 맑은 계류가 쏟아져 내린다. 울창한 숲이 사방을 감싸고 있는 그곳에는 작은 폭포 모양의 물줄기가 이어진다. 개발되지 않은 목가적인 전원풍경이 내내 펼쳐지고 향긋한 풀 향이 진하게 다가선다.
나올 때는 금사-이포간 도로를 이용해 참외 원두막에 앉아 휴식을 취하면 좋으리. 도로변에는 당도 높은 참외 원두막이 길게 이어져 있다. 참외밭에서 바로 딴 참외는 신선하다. 당도도 여느 곳보다 높다. 이 정도면 행복한 하룻 나들이 코스가 되리.

■사진은 해여림 식물원.

●찾아가는 방법: 서울에서는 곤지암을 통해서 들어오는 것이 좋다. 하지만 길 찾기가 쉽지 않으므로 유의할 것. 영동고속도로 곤지암 IC-3번 국도 이용-곤지암에서 98 지방도-해여림 식물원-상호리에서 여주(이포골프장) 표시 따라 우회전-주록리라는 마을에서 우측으로 들어서면 된다. 특별한 팻말이 없다-여주쪽으로 나오면 길목에 참외 원두막이 이어진다.

●추천 별미집:곤지암은 소머리국밥촌이 형성되어 있다. 양평 쪽에서 들어오면 산북면 상품리에 초계탕으로 소문난 평양막국수 초계탕(031-884-7709)을 추천한다. 새콤달콤하고 시원한 초계탕이 가슴속까지 녹아내리게 한다. 주록골 주변에는 특별한 곳이 없으므로 여주쪽을 이용하면 된다.

■이신화·『DSRL 메고 떠나는 최고의 여행지』의 저자 http://www.sinhwa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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