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경영으로 세계를 휘어잡다

정몽구(1938~)는 현재 세계 자동차 회사 중 제일 잘 나가고 있는 ‘글로벌 톱5’에 속하는 현대·기아차 그룹의 총수이다.
또한 그는 이건희와 함께 국내 최고 부자의 자리를 다투고 있는 대재벌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자리는 그렇게 쉽게 얻어진 자리는 아니다. 물론 그는 현대그룹의 창업주 정주영의 아들로서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는 동생인 정몽헌과 ‘왕자의 난’이라 불리는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아버지가 동생의 손을 들어주자, 결국 그룹 회장 자리를 내놓고 2000년 9월 눈물을 머금고 자동차 소그룹을 이끌고 독립을 선택해야만 했다. 그룹에서 내쫓긴 비운의 왕자가 된 것이었다.
현대자동차는 IMF 직후 적자경영 상태였다. 게다가 1998년 인수한 기아자동차는 외환위기를 불러온 기업으로 지목된, 적자가 6조 6400억 원에 달하는 부실기업이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정몽구가 현대·기아차를 떠안고 침몰할 것이란 예상을 했으나, 자동차 전문 그룹으로 홀로서기에 나선 정몽구는 좌절하지 않았다.
그는 1970년대 초부터 현대차A/S를 총괄하며 정비차량을 타고 직접 정비현장을 누볐다. 품질의 중요성을 깨달았던 ‘현장맨’답게 부지런히 현장을 누비면서 현대·기아차가 살길은 품질뿐이라고 판단했다.
1999년 정몽구는 미국을 방문하면서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현대차가 품질이 뒷받침되지 못해 소비자들로부터 리콜 요청이 쇄도하는 현장을 보게 됐던 것이다. 갓 현대자동차그룹의 선장이 된 신임 회장 정몽구가 받은 충격은 대단히 컸다.
2000년부터 그는 ‘품질 경영’을 최대 화두로 내세웠다. 그는 ‘품질 경영’을 바탕으로 ‘월드 베스트 카를 만들자’고 선언했다. 우선 신차 개발초기 품질부터 잡기 시작했다.
기획, 설계, 생산 등 단계별로 일정 수준의 품질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도록 했다. 그것이 ‘품질패스제’ 일명 ‘라인스톱제’다. 정몽구는 ‘품질경영’의 원칙이 깨지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품질 지상주의’를 표방한 정몽구의 실천적 현장경영은 현대·기아차 품질에 놀라운 변화를 가져왔다. 그의 강력한 품질향상 전략은 현대·기아차의 품질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2005년,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자동차 평가기관인 JD파워가 실시한 초기품질평가에서 업계 최고인 도요타를 제쳤으며, 현대차의 베스트셀러카인 쏘나타는 중형차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품질 향상은 매출로 이어졌다. 정몽구 1인 경영 체제로 분가한 2001년, 매출액 20조 원을 넘어섰고 순이익 1조1650억 원을 올리며 순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그 결과 현대·기아차는 마침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자동차회사가 됐고, 정몽구는 ‘뚝심 경영’과 ‘보스형 경영인’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각인 시켰다.
정몽구는 “품질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철학으로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유례없는 고속성장의 신화를 이뤄낸 것이다. 선진국 시장에서 ‘싸구려’ 차로만 인식되던 현대·기아자동차를 세계 5위의 자동차회사로 성장시킨 데는 CEO인 정몽구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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