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태에 처해 있다. 서민들의 삶과 직결해 있는 많은 중소기업과 일반 자영업이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지가 오래 동안 지속되고 있다. 많은 중소제조업체들이 적정한 가동율 아래에서 간신히 운영되고 있고, 휴점 및 폐업하는 자영업이 속출하고 있다. 이들의 경우, 사업을 그만두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어서 마지못해 영업을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일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이들 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삶도 역시 고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 정부에서 서민경제 활성화를 추구하고 있으나 서민경제는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일부 대기업들이 사상최대의 호황을 구가하고, 경제가 6%에 가까운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대다수의 서민경제와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렇게 서민경제를 힘들게 하고 있나?
대부분의 경제문제가 그러하듯이 서민경제의 어려움도 복합적인 원인에 기인하고 있다. 먼저 생각할 수 있는 원인은 경제의 글로벌화에 의해 잘 나가는 대기업의 성장이 다수의 중소기업 및 자영업의 성장으로 연결되지 않는 경제구조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래에서는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다른 측면에서 살펴보기로 하겠다. 즉, 서민경제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과중한 가계 빚으로 인한 내수부족을 지목하고, 이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겠다.

가계빚 증가로 서민경제 타격
실제로 많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판매부족을 경험하고 있다. 물론 특수한 기술과 영업방식 그리고 좋은 입지로 인해 성장을 지속하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그렇지 못한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을 논의의 대상으로 하고 있음에 유의하기 바란다. 이들의 경우, 대다수는 내수에 의존한 영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과중한 가계 빚으로 인해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들면서 내수가 부족해지고, 이로 인해 서민경제가 타격을 받게 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가계 빚은 700조원이 넘으며 개인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는 1.43배에 달해 선진국과 비교할 때 최고수준의 상태에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이 비율의 감소가 이루어진 것과는 반대로 우리나라에서는 이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1인당 빚은 1,500여만원, 가구당 빚은 4,300여만원으로 나타났다. 개인가계가 이렇게 많은 빚을 지고 있으니 원리금상환의 압박을 받을 것이고, 그 결과 소득수준이 중간계층 이하의 가계는 내핍생활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동산 가격상승 경계해야

이러한 내핍생활의 결과, 우리 주변의 식당, 서점, 옷가게 등에서 매출감소가 일어나고, 이는 다시 이들 물품을 제조하는 중소기업과 이들과 연결된 간판, 인테리어 등의 서비스업체의 매출감소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 서민경제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가계 빚의 60% 이상은 주택담보대출에 기인한다. 주택담보대출은 일부 사업자금이나 생활자금을 빌려 쓸 목적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개의 경우에는 부동산 구입을 목적으로 발생한다.
즉, 우리나라 가계 빚의 상당부분은 개인들이 부동산 구입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개인들은 부동산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예측하면 무리해서라도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구입하려 할 것이다. 이러한 결과, 부동산가격의 상승은 가계빚을 증가시키고, 이는 내수부족을 가져와 서민경제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부동산가격을 꾸준히 하향안정의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부동산가격의 상승은 당장은 부동산거래 및 건설경기를 띄워 서민경제를 좋게 하는 측면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고통을 일시적으로 완화해 주는 마약과 같다. 부동산가격 상승은 가계 빚의 증가를 유발해 개인가처분소득의 감소 및 내수부족의 현상을 가져와 결국에는 서민경제를 더욱 어렵게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부동산가격 상승은 기업의 측면에서는 생산원가 상승으로 기업의 대외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이는 다시 중소기업 및 그 종사자들을 어렵게 할 것이다. 그러므로 부동산가격 상승을 끊임없이 경계해야 할 것이다.

송장준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