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해외시장 개척에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인력, 자금, 정보 등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이라는 미지의 영역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역시 크게 작용한다. 지난 20일 기협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해외시장 개척전략 세미나’에서 발표된 2건의 해외진출 성공사례를 통해 중소기업에게 알맞은 해외시장 개척 노하우를 소개한다.<편집자주>

■(주)신일프레임
신뢰·품질로 바이어와 동반성장

“IMF로 국내 판로가 막히자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폐스티로폼을 재활용해 액자용 몰딩을 생산하는 (주)신일프레임(대표 노상철)은 60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올해 1천3백만불의 수출 실적을 기대하고 있는 중견 수출업체. 하지만 처음부터 순탄한 성장가도를 달려온 것만은 아니었다.
97년 외환위기가 닥치고 환율이 오르자 9억원대의 외화대출이 17억원으로 증가했다. 빚이 2배로 늘어난 셈이었다. 국내 경기도 급속히 냉각됐다.
“빚은 2배로 늘었지만 우리 제품의 가격 경쟁력 역시 2배로 뛰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노 대표는 미국에서 열린 액자관련 전시회에 무작정 참가했다. 영어는 한마디도 못하고, 외국 방문도 처음이라 걱정부터 앞섰지만 세계 시장의 수준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성공이라는 생각으로 초라한 부스를 지켰다.
“사람 2명이 들어서면 꽉 차는 작은 부스에서 아르바이트로 고용한 한국 유학생들과 함께 바이어를 만났습니다.”
그는 전시회를 통해 최신 동향을 접하면서 자사 제품의 부족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성실하고 열정적인 노 대표의 모습이 바이어들에게 신뢰를 얻었고 소량이나마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적은 양이지만 꾸준히 수출하면서 제품의 경쟁력 역시 조금씩 향상됐습니다. 클레임이 들어오면 전량 다시 생산해 공급하고 디자인과 품질 개선에 노력하자 바이어들이 다시 찾아왔고 결국 작년에는 1천만불 수출을 달성했습니다.”
노 대표는 해외 시장 개척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거래 파트너인 외국 바이어도 자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동반성장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97년 이후 바이어 수는 3배정도 늘어났지만 바이어당 구매물량은 거의 100% 이상 증가했다는 것. 노 대표는 이 덕분에 “신일프레임 덕분에 자신들도 크게 성장했다는 바이어의 칭찬을 받는다”며 자랑했다.
그는 해외시장 진출에 주저하고 있는 한국 중소기업들에게 “한국에서 통하면 세계에서도 통한다는 자신감이 필요하다”며 적극적인 해외 전시회 참가를 권유했다.

■인터매직
철저한 현지조사…시행착오 통해 배워야
(주)인터매직
가정용 노래반주기(가라오케)를 생산하는 (주)인터매직(대표 이중학)은 한국, 일본을 제외한 외국에서는 인지도가 크게 떨어지는 제품 특성을 감안해 브라질 시장 진출을 결정하면서 철저한 현지 조사와 연구를 실시했다.
시장조사를 통해 브라질 현지의 음악적 취향과 디자인 선호도를 파악하고 현지인들의 기호에 맞는 제품을 개발했다. 또 아직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확립돼 있지 않던 브라질에 저작권단체를 결성하도록 정부를 설득하고 이를 통해 브라질에서 저작권을 독점적으로 행사할 수 있었다.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제품을 철저히 현지화 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현지 소비자들은 처음 보는 제품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시장조사 등 사전준비 작업은 철저히 했지만 막상 제품 홍보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간과했던 거죠”
인터매직 이창우 영업본부장은 부랴부랴 각종 이벤트를 기획해 제품 알리기에 나섰다. 백화점, 기차역 등에 기계를 설치해 노래대회를 여는 등 홍보를 강화해 나간 것.
그러던 중 홍보행사를 통해 제품을 접한 브라질 방송국 PD가 인터매직의 노래반주기를 이용한 노래자랑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저희 제품이 브라질 전역으로 방송되자 매출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또 브라질의 우상인 호나우도가 저희 제품을 이용해 노래를 부르며 여가를 즐기는 인터뷰 내용이 방영된 것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 본부장은 “해외 시장 개척과정에서 문제는 언제나 발생할 수 있다”며 “문제해결과정에서 시행착오를 통해 조금씩 배워나간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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