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8월 비상장법인인 큐닉스 컴퓨터는 범한전기를 매수해 범한전기의 우수한 기술력과 시설에 큐닉스의 컴퓨터 기술을 결합시켜 최첨단의 정밀기계산업으로 육성할 목적으로 범한전기의 총발행주식의 50%인 10만주를 주당 32,000원에 매수한다는 공개매수 신고를 했다.
이에 범한전기는 큐닉스컴퓨터의 공개매수가 순자산 80억원 이상 되는 회사를 25억원의 헐값에 매수해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신종 투기라고 몰아세우며 여론에 호소하는 전략을 취함과 동시에 자기주식 취득전략의 일환으로 국민투자신탁의 자사주펀드에 가입해 경영권방어에 나섰다.

높은 주가 유지가 관건
공개매수기간 중에는 유상증자와 전환사채발행,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이 금지돼 있었으나 자사주펀드에 대해서는 특별한 규정이 없었던 점을 이용한 것이었다.
8월 30일 마감된 공개매수결과 8만주를 훨씬 밑도는 23,710주에 대해서만 매수청약이 들어와 큐닉스컴퓨터의 공개매수는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이 사례는 비상장회사가 경영권 획득을 목적으로 상장회사에 대해 행한 최초의 적대적 공개매수 사례다. 그러나 자사주 매입전략으로 적대적 M&A는 실패하고 말았다.
적대적 M&A에 대한 최선의 방어전략은 기업가치인 주가를 높게 유지하는 것이다. 주가가 높으면 주식의 취득 비용이 높아지고, 기업의 내재가치가 시장가치에 반영돼 있다면 내재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게 평가된 기업을 매수하려는 공격자의 공격 동기를 제거할 수 있다.
회사가 주가를 높이 유지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투자자관리를 해야 하고, 효율적인 경영을 통해 주가를 높여야 한다.
또한 과다한 물량으로 인한 저주가의 경우 유통 주식 수량을 줄임으로 인해 주가를 높일 수 있다. 자기 주식을 취득하는 방법으로는 자사 주 매입(자기주식 취득)과 자사주펀드 가입을 들 수 있다.
우선, 자사주 매입은 어떤 회사가 자기 회사의 자금과 명의로 증권거래소 혹은 코스닥 시장에서 자기 회사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다.
국내 상법에서는 회사의 자기주식 취득은 실질적으로 출자를 환급하는 결과가 돼 자본충실의 원칙에 반하고, 불공정한 회사지배, 회사의 내부자에 의한 투기거래 염려 등 여러 가지 폐해가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매입 규정 엄격·꼼꼼히 챙겨야
다만 ▲주식을 소각하기 위한 때 ▲회사의 합병 또는 다른 회사의 영업전부의 양수로 인한 때 ▲회사의 권리를 실행함에 있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때 ▲단주의 처리를 위해 필요한 때 및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때는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증권거래법에 의해 상장법인 및 협회등록법인에 대해서는 주식매매거래의 자율성을 높이고, 증권제도를 선진화함으로써 증권시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경영권 안정 도모를 위해, 적대적 M&A 방어를 위해, 상법상 이익배당가능금액에서 각종 법정적립금등을 제한 금액 범위 내에서 자사주 취득을 허용하고 있다.(증권거래법 제189조의 2, 동시행령 84조의 2)
반면 자사주 펀드를 통한 방법은 회사가 직접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신탁 회사의 자사주펀드에 가입하거나 은행의 특정금전신탁 자사주펀드에 가입해 간접적으로 주식을 매입하는 방법이다.
투신사나 은행이 펀드를 설정하고 기업이 펀드에 가입한 후 펀드매니저가 해당기업의 주식을 매입하는 것으로, 자사주 매입보다는 여러 가지 면에서 운용상 자유스러운 편이나 취득한도에는 역시 제한이 있다.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자사주 매입은 매입기간 동안 매도가 불가능하지만 자사주펀드의 경우 펀드매니저의 판단에 의해 매도, 매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자사주 매입이나 자사주펀드 가입은 주식을 살 수 있는 한도에 엄격한 제한이 있어 적대적 M&A 방어에 일정한 한계가 있으나 주식 공급물량 축소로 고주가를 유지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주당순자산가치를 증대시킴으로 적대적 M&A 방어에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문의 : 02-595-7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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