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회사 신입사원 시절, P씨의 경험담이다. 정신없이 회사 1층 로비의 회전문을 빠져나가는데 뒤에서 다급한 외마디 비명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돌아보니 뒤에 오던 한 아주머니가 빨리 돌아가는 회전문에 끼인 것이다. P씨는 엉겁결에 한다는 말이 “아줌마, 미안해요!”였다. 순간 아줌마의 인상 더욱 험악해지면서 “미안해∼요?(↗)”라며 쏘아보는 것이었다. P씨는 그날 이후 출입문 노이로제가 생겼고, 더 이상 입 밖으로 ‘미안해요’란 말이 잘 나오질 않았다.
특정 상황에서의 에티켓도 중요하지만, 이처럼 오다가다 마주치는 사람들과의 에티켓도 무시할 일이 아니다. 정말 몸에 배인 것인 아니라면 자연스럽게 나올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일단 문을 열고 닫을 때는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는 것이 예의다. 남녀동행시 남성이 먼저 문을 열어 여성이 통과하도록 한 다음 문을 닫고 따라 들어온다. 회전문의 경우는 이와 반대로 남성이 먼저 밀면서 나가 여성이 나오는 것을 도와준다.
안내할 경우도 마찬가지로 안내자가 먼저 들어간다. 이것은 손님이나 여성이 먼저 들어갈 경우 익숙하지 않은 장소이므로 방향성을 잃기 쉽기때문이다.
한편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릴 때는 윗사람 혹은 여성이 먼저 타고 내린다. 아랫사람은 ‘After you, please’(먼저 타시지요)라고 말하며 바깥에 있는 버튼을 눌러준다. 윗사람은 ‘Thank you’라고 답하며 안으로 들어간다. 엘리베이터 내에서 좋은 자리는 들어서서 왼편의 안쪽(내부에서 보면 오른편 구석)이다. 안내할 경우, 탈 때는 나중에 타고 내릴 때는 먼저 내려 바로 안내한다. 역시 상대방의 방향성을 고려해서이다.
에스컬레이터의 경우, 남성은 여성 뒤에서 올라가고, 내려갈 때는 남성이 먼저 내려간다. 만약의 경우 여자가 넘어지면 남자가 받침목 역할을 하기 위해서이다.
단, 남성이 안내할 경우에는 나란히 걸어가거나 남성이 앞서서 가도 된다. 특히 급하게 오르는 사람을 위해 한 쪽으로 서는 것이 좋은 매너이다.
그리고 복도에서 지나가는 사람과 부딪치면 반드시, ‘Excuse me!’라고 이야기한다. 유럽에서는 ‘Pardon(빠르동)’ 또는 ‘Entschulige mich(엔출디게 미히)’라고 사과하지 않으면 낯뜨거울 정도로 째려보는 현지인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특히 보행시 담배는 절대 삼간다. 물론 미국에 비해 유럽은 상대적으로 담배의 천국이긴 하나 실내에선 금연하는 것이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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