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소리가 어수선한 공장 구석한켠에 텃밭을 일구었다. 잡초를 뽑아내고, 크고 작은 돌맹이를 솎아내고 뿌리가 내릴 수 있도록 흙을 다듬어서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야채를 심었다.
작은 텃밭을 일구면서 사원들은 즐거운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뭉쳐진 흙을 평평하게 펴주며, 마음에 있던 감정의 찌꺼기들을 쓸어내리고, 잔가지를 다듬으며 배려의 마음을 키운다.
새로 사온 애완용 생물을 보듯 하루하루 어떤 변화가 있는지 한번쯤은 작은 설레임을 가지고 정성으로 가꾼 텃밭을 들여다보게 된다.

中企는 지금 사면초가
매번 볼때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없지만 생명이란 새로운 활력임이 분명하다. 흔히 보게되는 지극히 평범한 텃밭이지만 공장 안에 일궈놓은 작은 땅은 모두의 마음을 내려놓고 나를 돌아 볼 수 있는 특별한 쉼터가 된다. 황무지처럼 버려진 땅에서 솟아나는 생명의 힘을 보면서 어려운 상황 속에 방치하듯 잊어버린 희망의 싹을 찾아본다.
그 희망의 싹을 피울 마음의 텃밭을 일궈야 한다. 한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사면초가에 놓여진 중소기업의 현실 앞에서 중소기업인의 마음속에 작은 생명의 텃밭을 일구고자 제안하고 싶다.
크고 작게 부딪히는 어려움들 앞에서 특별하거나 거창하지 않아도 쉼을 얻을 수 있는 자생력의 근원을 가꿔야한다.
침체된 경기와 경영난 속에 고립된 중소기업인에게도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전기가 필요하다. 이 즈음에 뜻깊은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경기활력의 주역인 중소기업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제고를 위해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올해로 15회를 맞이하는 중소기업 주간행사가 전국 각 지역에서 동시에 열렸다.
더불어 사는 기업문화 창출의 원년을 주제로 개최된 2003년 전국중소기업인 대회에서는 240여명의 중소기업 유공자에 대한 격려의 한마당이 개최됐고 지방 중소기업의 IT화 촉진 및 붐 조성을 위한 ‘IT솔루션 페어’도 대전무역전시관에서 선보였다.

웃음짓는 그날을 기약하며
수출중소기업을 위한 중소기업 환리스크 세미나도 부산에서 개최됐고 경남지역 우수중소기업인을 초청한 간담회도 열렸다.
이밖에 무역실무교실, 중기 PL대응 세미나, 해외시장개척 전략 세미나 등 중소기업 경영에 필요한 다양한 행사들이 계속됐다.
각각의 전문기관에서 담당하던 주제들도 총체적인 관점에서 실무에 필요한 자료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정보를 얻고자 여기저기 뛰어다니지 않아도 돼 그 효과가 기대된다.
이번 행사의 주제중에 눈에 띄는 것은 ‘웃음짓는 중소기업’이란 내용이다. 오래 침체의 늪에서 헤매이느라 중소기업인에게 웃음이란 말은 만난지 오래된 친구처럼 서먹서먹하다.
웃음은 텃밭처럼 그리 특별하지도 눈에 잘 띄지도 않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한 부분이지만, 분명 그 속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생명이 있다.
올해 중소기업인 대회는 희망을 잃은 중소기업인들이 웃을 수 있도록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풀어줄 수 있는 290만 중소기업인의 대축제가 됐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겨우내 비어있던 산과 들에 초록의 물결이 가득하다.
다시는 피지 않을 것 같았던 마른 땅에 파릇파릇 새싹이 나오고 이름모를 들꽃들이 지천이다.
모든 자연의 생명들이 순환하고 활발해지는 화려한 오월에 황폐해지고 어수선한 우리의 경제 속에 희망이란 이름의 텃밭을 가꾸고 중소기업을 위한 갖가지 견고한 뿌리를 내리게 하자. 아스팔트를 뚫고 나오는 들꽃의 자생력처럼 중소기업인은 강한 생명력으로 충만해야한다.

이소영(폴리플러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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