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후 6시, 헤이리 마살아트센터에서 ‘기업과 예술의 아름다운 만남’이라는 주제로 음악회가 열렸다. 서현석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지휘로 조지 거쉰의 ‘랩소디인 블루’ 등 우리에게 익숙한 멜로디가 센터에 울려 퍼졌다. 전국음악콩쿠르에서 대상을 차지한 피아니스트 이승현군이 협연자로 나섰다. 관람객은 대부분 지역 주민으로 이들에게 따로 관람료는 받지 않았다.
주민을 무료 초청하는 오케스트라의 공연. 많은 사람들은 대기업의 후원 사업의 일종으로 생각했겠지만 이 연주회를 주최한 것은 다름 아닌 중소기업이다. 인쇄·출판 장비와 필름을 제조해 유통하는 ㈜성도GL은 2007년부터 이 오케스트라를 후원하며 정기연주회를 주관하고 있다.
오케스트라를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음악당 하나를 만드는 것 이상으로 많은 비용이 들고 성사되기도 힘들다. 하지만 이 기업은 한국메세나협의회의 중소기업 매칭펀드를 통해 문화경영에 투자할 수 있었다.
최근 중소기업계 문화경영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직원들에게 공연을 티켓을 나눠 주거나 동호회를 후원하는 등의 간접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문화공연을 주최하는 주관사로 바뀐 것이다. 특히 음악이나 미술 등의 분야가 기업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업종의 기업인들도 과감히 문화경영에 투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필룩스도 매년 정기음악회를 주최하는 중소기업이다. 전기·전자 제품과 조명을 생산하는 업체의 특성상 음악회도 화려하다. 오색빛 불꽃과 비싼 조명도 무대에 설치한다. 이채로운 것은 이 음악회 준비를 모두 이 회사 직원들이 한다는 것이다. 조명, 무대설치, 디자인까지 관련된 모든 준비를 외주업체에 의뢰하지 않고 직접한다.
회사는 이 외에도 조명박물관을 건립해 문화계에서 이슈가 되었다. 박물관에는 조명전시, 한지 공예품을 준비해 주민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처럼 문화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심사해 수상할 예정이다. 건전한 기업가정신으로 문화경영에 적극적이고 타 기업에 모범이 되는 5년 이상 경영을 한 중소기업이 대상이다.
㈜성도GL과 ㈜필룩스도 문화대상을 차지한 바 있다. 제4회 중소기업문화대상은 오는 22일(금)까지 신청을 받고 시상은 12월에 있을 예정이다.
문의)02-2124-3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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