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제동 견디는 브레이크 패드 국내 최초 개발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는 ‘2010년 9월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으로 KB오토시스㈜의 김용길 대표이사를 선정했다. 김 대표는 1985년 자동차부품인 브레이크 패드 전문업체인 KB오토시스 설립 이후 비석면 소재를 사용한 브레이크 패드를 국내 처음으로 개발하는 성과를 올렸다. 회사는 충남 아산에 본사와 공장을 두고 있으며, 현재 브레이크 패드와 라이닝을 생산하고 있다. 프론트 패드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57.9%에 이르렀다. 매출액은 2003년 398억원에서 지난해 996억원(해외법인 포함)으로 150% 신장됐다. 올해는 11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자동차 브레이크 패드에 사용되는 마찰재는 승차감을 좌우하는 중요한 부품이다. 마찰재 성능이 나쁘면 차가 부드럽게 멈추지 못하고 소음도 난다.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이 각별히 신경 쓰는 부품이기도 하다.
KB오토시스㈜는 이 분야에서 외국 회사들을 압도하는 성능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고온이나 습기가 많은 조건 속에서도 마찰력이 나빠지지 않고, 핸들 떨림 현상도 적은 제품이다. 특히 비석면 소재를 사용한 브레이크 패드는 급제동으로 온도가 순식간에 500℃ 이상 올라도 일정한 마찰계수를 유지한다. 소음도 최대한 줄였다. GM이 브레이크부문 협력사 중 ‘가장 뛰어난 회사’라고 평가할 정도다.
하지만 KB오토시스가 설립될 1985년 당시 브레이크 분야의 강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신차에 사용되는 브레이크 패드는 전량수입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회사 설립 전에 저는 대우자동차를 판매했습니다. 자연스레 자동차 부품에 관심이 갔죠. 자동차를 연구하다보니 브레이크 패드야말로 사람의 생명과 연관된 주요한 부품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국내 기술로 브레이크 패드를 만들면 고부가 가치를 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용길 대표는 말했다.
하지만 외산 제품보다 뛰어난 제품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았다. 어렵게 개발한 제품이 기대보다 성능이 만족스럽지 못하기도 했고, 기술정보를 담은 금고가 86·87·89년 3번에 걸쳐 도난되는 사고를 겪기도 했다. 다행히 서울·아산 등 여러 곳에 기술 정보를 분산시켜 완전 유출은 막을 수 있었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김 대표는 아무리 회사가 위기를 겪어도 연구 개발에 사용되는 비용은 줄이지 않았다. 매년 매출액의 5%정도를 연구개발비로 꾸준히 투자하고, 연구 인력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차츰 연구 개발의 비중을 높이다 보니 지난 2003년 연간 20억원이던 연구개발비가 지난해에는 60억원까지 늘었다.
“불과 5년도 못 버티고 쓰러지는 기업이 부지기수입니다. 앞선 기술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죠.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R&D는 필수입니다. 특히 마찰재 시장의 경우 차가 발전하는 속도에 발맞추어 끊임없이 새롭게 개발해야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습니다.”
김대표는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의 굳은 의지 덕분에 KB는 발명특허·실용신안·상표등록 등 산업재산권 39건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오랜 연구 끝에 완성한 ‘자동연삭 가공라인’은 95년 KT마크와 96년 발명특허를 획득했다. 덕분에 고품질의 브레이크 패드를 지속적으로 생산 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오토시스가 신경을 쓰는 부분은 불량이다.
김 대표는 ‘브레이크의 불량이 발생하면 한 가정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생산성은 5% 올리고 불량은 5% 낮추는 ‘5% UP&DOWN’ 운동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KB오토시스는 최근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미 2004년 현대·기아자동차와 해외거점 동반진출로 2004년 중국 베이징에 브레이크 패드 공장을 설립해 연 100만대를 생산하고 있으며, 인도 첸나이에는 이달 말 준공을 목표로 연간 생산능력 150만대 규모의 공장을 설립 중이다.
김 대표는 “기본을 충실히 하는 모범 경영으로 21세기 초우량 종합 마찰재 기업으로 성장에 박차를 가할것”이라며 “세계 시장에서 선진기업들과 어깨를 겨룰 수 있는 ‘글로벌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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