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1,300리 중 경치가 가장 아름다워 ‘낙동강 제1경’으로 꼽히는, 낙동강 상류 지점의 경천대. 하늘이 만들었다 하여 일명 ‘자천대’로도 불리는 그곳. 낙동강 물을 마시고 하늘로 솟구치는 학을 떠올리게 하는 천주봉, 기암절벽과 굽이쳐 흐르는 강물을 감상하며 쉴 수 있는 울창한 노송 숲과 전망대, 조선시대 석학 우담 채득기(1604~1647년) 선생이 은거하며 학문을 닦았다는 무우정, 병자호란 때 세웠다는 경천대 비석 등 명승지와 유적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그 외에도 상주박물관, 전망대, 건강 도보길, 드라마 세트장, 경천랜드, 야영장, 휴게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경천대의 백미는 휘돌아치는 낙동강을 환히 바라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위치에 있는 무우정이다. ‘무우정’ 주변으로는 강, 소나무, 기암이 한데 어우러져 한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예전에는 용이 사는 용소라 불렸고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어 근접조차도 어려웠다고 한다. 주민들은 가뭄이 들면 비가 내리기를 기원하던 장소였다. 당시 발아래의 연못 이름이 우담이었는데, 채득기 선생이 자호로 삼았다.
또 임진왜란 때의 명장 정기룡 장군은 젊은 시절, 이곳에서 용마와 더불어 수련을 쌓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장군이 바위를 파서 만들었다는 말 먹이통이 남아 있다.
최근에는 `MRF(mountain, river, field road)`라는 도보 길이 인기다. 그중 1코스인 낙동강 길(10.8km)을 사람들이 즐겨 이용한다. 경천대부터 시작해 산길 따라, 물길 따라, 들길 따라 걷다가 비봉산에 올라서 낙동강 전경을 조망하고 경천대로 회귀하는 코스다. 자전거 박물관, 상도 세트장, 청룡사, 낙동강 줄기 등이 걷는 동안의 포인트다. 거리표시를 상세하게 해놓아 도보코스로는 최상이다. 시원한 낙동강을 조망하면서 경사도 없는 평평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비봉산 정상. 그곳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물도리동. 저절로 신선이 되어 하늘로 ‘붕’하고 날아갈 듯한 멋진 풍치. 놓치면 후회할 자리다.
상주는 자전거 도시로 불려진다. 한국에 자전거가 도입되면서부터 자전거가 보급된, 자전거 원조 도시라 할 수 있다. 자전거 도시가 된 것은 평탄한 지형과 곡창지대의 경제적 여유가 큰 영향을 차지한다. 다른 도시보다 빠른 1910년대부터 자전거가 보급되기 시작해 1970년대를 거치면서 살림살이가 나아져 집집마다 자전거가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억지로 자전거를 타자는 운동을 펼치지 않았어도 상주지역 학생들은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했고 주민들도 자전거 타고 시장에 갈 정도로 생활화 돼 있었다. 현재도 마찬가지. 자전거 이용자들은 물론이고 도시 곳곳의 조형물에서도 자전거 타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상주시내의 상주장터(2, 7일)를 찾아보는 것도 여행의 또다른 매력이다. 옛 시장은 현재의 명성극장을 중심으로 남쪽에 형성되어 오다가 일제말기부터 남성동쪽까지 시장규모가 확대되었다. 고추전, 어물전, 잡화전, 채소전, 곡물전, 포목전, 그릇전 등이 있는 상주 최대의 장터. 장터는 상설과 재래장이 함께 공유한다.
특히 장날이 되면 장터주변은 활기가 넘쳐난다. 바리바리 싸들고 온 보따리를 풀어 난전을 펼친 인근 주민들이 골목을 빼곡하게 채운다.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흥겹게 장이 이어진다. 철따라 펼쳐지는 물건들은 달라진다. 주변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건어물, 잡화, 기타 생활용품 등이 다량 거래된다. 가을이면 능이, 송이, 싸리, 가지, 호박버섯 등이 지천으로 깔린다. 달디단 곶감 수확철이 되면 더 행복해진다. 또 해발 250m 이상의 고지대인 모동면과 모서면, 화동면, 화서면 일대에서 생산되는 고랭지포도도 높은 당도와 특유의 향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다. 그 외 쌀을 비롯하여 고랭지에서 생산되는 오이도 상주 특산물이다.
달디단 포도와 오미자 향기 흐르는 우복동 녹색농촌체험마을
이 계절 빼놓을 수 없는 상주 화북리 일대다. 특히 포도밭이 많다. 일교차가 크고 밤 기온이 뚝 떨어지는 지역이라서 포도는 달고 수분이 많으며 꿀 향까지 난다. 가을철이면 마을에 온통 꿀 향이 흐르는 듯, 단 냄새가 솔솔 코 끝을 간지른다. 오미자 또한 이 지역 특산물로 생산 농가가 많다. 포도가 익어 가고 오미자가 붉어지면 농부들의 일손은 한없이 분주해진다.
더불어 숨겨진 볼거리도 많다. 화북리 마을 안, 들녘에서 멋진 장각폭포를 만나게 된다. 깊은 산속이 아닌 들녘에서 만나는 폭포가 신기하다. 속리산의 최고봉인 천황봉에서 시작한 물줄기는 장각동 계곡쪽으로 굽이쳐 흐르다 6m 높이의 절벽을 타고 떨어지면서 폭포와 소를 만들었다. 폭포 위 기암에 세워진 금란정과 오래된 소나무가 폭포를 더욱 빛나게 한다. 접근이 쉽고 풍광이 빼어나 드라마, 영화촬영 장소로 인기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서면 상오리 7층석탑(보물 제683호)이 있고 마을 앞쪽으로는 소나무 숲이 아름답다. 최근에 상주시는 이 지역에 ‘우복동천 길’이라는 MRF코스를 개발 중에 있다. 쉬엄쉬엄 걸으면서 오지체험하는 것, 금세 건강해질 듯하다. 또 화북면 용유리에 우복동 녹색농촌체험마을이 있다. 도로변에 체험장과 숙박동이 있으며 안쪽 마을로 들어가면 성황당, 청화산 등산로가 있다.
사진은 무우과 낙동강 전경.

■이신화·『on the camino』의 저자 http://www.sinhwa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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