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

1999년 출시된 덴젤 워싱턴 주연의 영화 ‘허리케인 카터(원제:Hurricane)’는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 영화는 세계 미들급 챔피언 후보로 촉망받던 권투선수 루빈 카터(Rubin Carter : 1937~)가 살인자의 누명을 쓰고 22년을 감옥에서 보내고 무죄로 석방되기까지의 실화를 다룬 영화다.
카터는 살인누명을 뒤집어쓰고 그 오랜 세월을 감옥에서 갇혀 지냈으나 자신의 진실에 대한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마틴 루터 킹 목사, 밥 딜런 등 많은 사람들이 그의 무죄를 주장하며 석방운동을 펼쳤으나 흑인에 대한 편견에 사로잡힌 백인들에 의해 석방되지 못했다.
카터의 일생은 참으로 기구했다. 1949년, 열한 살의 소년 카터는 친구를 성추행하려는 백인을 보이 스카우트 칼로 찌른 죄로 소년원에 갇혀서 7년을 보내야 했다. 청춘을 소년원에서 썩힐 수 없다고 결심한 그는 탈출해서 고향에 갔으나 탈출 사실이 발각되어 남은 형기를 다시 감옥에서 보내야 했다.
1954년, 육군 공수부대에 입대해 새 인생을 결심하고 복싱에 전념한다. 빠른 몸놀림과 번개 같은 주먹은 ‘허리케인’이라는 별명을 얻게 했고, 프로 복서로 명성을 날리게 됐다. 1963년 12월 당시 세계 웰터급 챔피언 에밀 그리피스를 첫 라운드 KO로 이기는 등 선전했으나 왜곡된 판정으로 챔피언 벨트를 차지하지 못했다. 그런 그에게 또 다른 불운이 찾아들었다. 세계 미들급 타이틀 매치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1966년 6월 17일, 그는 트리플의 한 술집에서 갑자기 백인 세 명을 살인한 혐의로 체포당한다. 공교롭게도 그 사건은 카터가 그곳을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발생했는데 지독한 인종 차별주의자였던 델라 페스카 형사는 사건 당일의 모든 증거를 조작해서 종신형을 선고받게 만든다. 옥살이를 하며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라는 신념으로 뜻을 굽히지 않지만, 현실은 정의와 진실이 외면한 채 시간만 흘러갔다.
자신의 존엄성과 주인의식을 잃는 것이 무엇보다 두려웠다. 여느 죄수처럼 TV, 라디오, 포르노 잡지 같은 오락거리를 즐기지 않았다. 대신 미친 듯이 책을 읽으며 자신의 지성과 교양을 다져 나갔다. 카터는 옥중에서 자신의 무죄를 호소하기 위해서 자신의 자서전 ‘16라운드(The 16th ROUND)’를 쓰고 출간하기에 이른다. 그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캐나다다 토론토에 사는 흑인청년 레스라 마틴(Lesra Martin)이 우연히 루빈의 자서전을 읽고 감동해서 환경운동가 친구들과 함께 구명운동에 발 벗고 나선 것이다. 그들은 여러 조작된 증거물들을 발견하고, 연방법원에 상고한다.
1985년 7월, 뉴저지 주 연방법원의 사로킨 판사는 카터의 유죄판결이 거짓 증언과 조작된 서류에 의한 판결이었음을 확인하고 즉각적인 석방을 명령한다. 마침내 감옥에서 풀려났을 때 카터는 아무 것도 없었으나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 는 신념을 당성한 자유인이었다. 석방된 1년 후, 1964년의 왜곡된 판정에 따라 획득하지 못했던 WBC 미들급 챔피언 벨트를 차게 됐다. 죄수의 권익 보호자로 성공을 거두었고 여러 대학으로부터 명예 법학 학위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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