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하회마을은 2010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더 관심을 끌고 있다. 변한 게 있을까? 오랜만에 하회마을을 찾는다. 이제는 셔틀을 타고 하회마을로 들어가게 되어 있다. 마침 별신굿 탈놀이 날이다. 공연하는 날짜도 예전보다 늘어났다. 공연장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하고 외국인도 제법 눈에 띈다.
하회 별신굿탈놀이(중요무형문화재 제69호)가 시작된다. 무료라서 더욱 좋다. 전체 10마당 가운데 주지승, 각시, 중, 양반, 선비, 초랭이, 이매, 부네, 백정, 할미마당 등이 공연된다.
하회 별신굿탈놀이는 12세기 중엽부터 상민들에 의해서 말과 동작으로 여러 사람 앞에서 재주를 부리는 탈놀이를 말한다. 정월 초이튿날에서 보름 사이에 주민들이 병을 앓지 않고 편안하게 지내기를 기원하며 서낭신을 위안하는 부락제를 마친 후 벌이는 가면극이다.
특히 파계승에 대한 비웃음과 양반에 대한 신랄한 풍자, 해학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는 것이 관심거리다. 서로 주거니 받거니 말을 받으면서, 아주 오랫동안 몸에 배온 몸짓은 보기만 해도 덩실덩실 어깨춤이 절로 난다. 특히 이매부분이 백미. 마치 봉숭아 학당에 단골로 출연했던 ‘바보 코믹’이 이것을 소재삼은 듯 엇비슷하다.
공연을 보고 하회마을로 들어간다. 조선 시대의 성리학자인 류운룡, 서애 류성룡 선생의 출신 고장. 대대로 풍산 류씨가 살아오는 동성부락이다. 기와집과 초가집이 뒤섞여 있는 마을안쪽에 사람들이 대부분 살고 있는데 거의 다 민박이나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마을 안쪽에는 북촌댁(중요 민속자료 제84호), 충효당(보물 제414호), 양진당(보물 제306호), 남촌댁(중요 민속자료 제90호) 등을 살펴본다.
하회마을에서 가장 볼거리는 각기 소원을 적어 나무에 매단, 큰 느티나무가 있는 삼신당이다. 얼마나 됐을까? 풍산 류씨가 이곳에 터를 잡을 때 심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나이는 600살 쯤 되었다고 한다. 풍수지리적으로도 이 나무는 마을의 혈(穴)에 해당하는 자리로 매년 정월 대보름이면 당제를 지낸다.
하회마을을 보고 배를 타고 강 너머로 가봐야 한다. 화천서원 옆으로 난 산길을 따라 오르면 보호대 하나 없는 높이 64m의 절벽 위를 부용대(풍천면 광덕리)가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하회마을은 절경이다. 근처에 옥연정사(중요 민속자료 제 88호), 겸암정사(중요 민속자료 제 89호), 화천서당이 있다.
안동여행의 백미코스는 퇴계의 발자취를 따라 가는 여행이다. 도산서원(사적 제170호, 054-850-6599, 도산면 토계리 689, http:// www.dosanseowon.com/)에 이르러 가장 먼저 시선이 머무는 곳은 ‘시사단’이다. ‘시사단’은 1792년 정조가 특별히 영남사림을 위해 도산서원에서 과거를 베풀었던 것을 기념하여 단을 쌓고 전각을 세운 것. 당시 응시자가 많아 도산서원 밑 강변에서 시험을 치렀다고 한다.
도산서원은 조선 후기의 영남학파의 사림의 중심인 서원 가운데서도 가장 으뜸으로 여긴다. 현재 퇴계종택이 있는 도산 남쪽에 자리잡아 후학을 가르치다가 그 터가 마음에 들지 않아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고(1561년) 한다. 퇴계 61세 되던 해다. 그 뒤 퇴계(1501~1570)가 돌아가자 서당의 뒤쪽에 위패를 모시고 서원으로 꾸민 것이 오늘에 이른다.
서원에서 나와 퇴계종택(토계리 상계동)도 들르고 퇴계의 14대 후손이자 ‘청포도’로 유명한 민족시인 이육사 문학관(도산면 원천리 900, 054-852-7337, http://www.264.or.kr/)을 연계하면 좋다. 또 ‘퇴계 오솔길’로 알려진 ‘녀던길’도 걷는 코스로 인기다.

■이신화·『on the camino』의 저자http://www.sinhwa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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