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도 중소기업주간 행사가 지난 5월 19일부터 일주일간에 걸쳐 서울, 부산 등 전국 13개 시도에서 일제히 성대하게 개최됐다. 중소기업주간 행사는 중소기업인들의 가장 큰 축제의 하나로 지난 89년에 시작돼 올해로 15회를 맞게 됐다.
금년의 행사는 ‘웃음 짓는 중소기업, 국민경제 밝은 미래’, ‘펼쳐지는 동북아시아시대, 약진하는 중소기업’, ‘새시대 새정부, 혁신하는 중소기업’이라는 주제로 시작됐다. 중요한 세부 행사로는 중소기업유공자 포상과 우수 중소기업 성공사례 발표, 그리고 중소기업 수출활성화 및 창업관련 세미나 등이 있었고, 각 시·도별로도 크고 작은 행사들이 다채롭게 열려 중소기업의 위상을 한층 드높인 명실상부한 축제 한마당으로 손색이 없었다.

부정적 사회 인식 전환 계기로
특히 이번 중소기업주간 행사는 우리 중소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사회경제적 역할의 중요성을 사회전반에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됐으며, 중소기업인들에게도 경영의욕을 고취시키고 사기를 높여주는 중요한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본 행사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행사 후 느껴지는 씁씁한 뒷맛은 무슨 까닭인지 모르겠다.
우리 중소기업의 사회·경제적 공헌도는 사업체수, 고용창출, 생산 및 수출비중, 소득증대 등 모든 측면에서 그 어느 나라에 비해 뒤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부족과 열악한 경영환경은 여전히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더욱 악화돼 가는 것 같아 걱정이다.
우리 사회에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중소기업이 발전하는 데 근본적인 장애요인이 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대책은 전무한 형편이고, 이미 제정돼 적용되고 있는 ‘제조물책임법’과 중소기업계의 간곡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행단계에 와 있는 ‘주5일근무제’와 ‘고용허가제’ 등은 중소기업의 경영활동을 직접적으로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안팎으로 불어닥친 경제악재들은 그동안 근근히 버텨오던 중소기업들을 벼랑 끝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북핵문제와 이라크전 그리고 그후에 이어진 사스(SARS)와 국내의 물류대란은 수출상황을 극도로 악화시키고 있으며, 여기에 갈수록 얼어붙고 있는 국내의 소비심리는 결국 공장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다.

정부 中企 하나돼 위기 극복을
최근 공장과 기계설비를 팔려고 내놓거나 공장가동을 아예 중단하는 중소기업들이 속출하는 현상은 이와 같은 어려운 현실을 잘 보여준다.
이와 같은 답답한 현실속에서 열린 중소기업주간 행사가 그 동안의 성과와 공로를 자화자찬하는 의례적인 축제로 그쳐서는 안 된다. 중소기업인들은 이같은 연례행사를 통해 중소기업의 위상과 역할을 더욱 부각시켜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긍정적으로 전환시켜야 할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인 스스로는 우리 사회를 떠받치는 중심집단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각오를 더욱 굳게 하고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민첩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경영자로서의 자세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또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다같이 이 같은 행사가 정부의 중소기업시책을 홍보하고 그 성과를 자랑하는 장에 그치지 말고, 지금까지의 정책방향과 정책시행상의 오류를 찾아내 열악해진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책을 제시하고, 어느 한쪽에 치우침이 없이 사용자인 기업과 노동자로서의 종업원이 상생할 수 있는 전략적 방안을 심도있게 구상하는 기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금년의 중소기업주간 행사를 통해 정부와 중소기업이 하나가 되고 기업과 종업원이 한마음이 돼 서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타적인 자세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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