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띠 사장의 계란사랑…수입 계란파우더 대체했죠

중소기업중앙회는 ㈜풍림푸드의 정연현 대표이사를 ‘11월의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으로 선정했다. 정 대표는 2000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꾸준한 기술 및 경영혁신으로 2008년 업계 최초로 매출 400억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 9월에는 국내 최초로 난백파우더 공장을 준공해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해당 품목의 300만달러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두었다.

“어렸을 때부터 먹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 중 계란은 제가 최고로 꼽는 음식이었죠. 아마 제가 닭띠라서 그런 가 봅니다.”
연 매출 500억원을 바라보는 난가공전문업체 ㈜풍림푸드 정연현 대표에게 성공이유에 대해 묻자 이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본인이 즐겨 먹는 계란을 고객들도 안전하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게 한다는 경영철학이 업계 선도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게 한 경쟁력으로 느껴졌다.
㈜풍림푸드는 계란으로 만들 수 있는 대부분의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계란을 포장해서 판매하는 것은 물론, 계란후라이·계란말이·지단·오믈렛·스크램블 등 다양한 요리도 만든다. 이 제품들은 오뚜기, 오리온, 신세계, 대한항공, 한화호텔 등에 납품하고 있다. 이 정도면 계란이 사용되는 곳은 다 나왔다고 생각되지만 이는 오산이다.
계란은 노른자와 흰자를 따로 분리하면 제과제빵 분야와 소시지, 어묵을 만드는 곳으로도 납품된다. 풍림은 특히 계란을 분말 상태로 만드는 분야에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지난 9월 40억원을 들여 국내 최초로 계란파우더 설비라인을 만든 후 흰자를 가공해 만든 난백파우더를 출시했다. 이 파우더는 알부민 함량이 높고 가열시 강한 겔(gel)상으로 되어 어묵, 햄, 소시지, 제과, 제빵 분야에 널리 사용되는 제품이다. 하지만 풍림이 이 제품을 만들기 전에는 100% 수입에 의존하던 품목이다.
업계는 이 제품의 개발로 300만달러 이상의 수입대체효과를 거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내 계란가공산업의 수준도 한 단계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고 평한다.
정 대표의 자신감도 대단하다. “우리 제품은 수입산 제품과 비교해도 품질력이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고 확신합니다. 지금은 국내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하지만 향후에는 동유럽과 아시아 시장 등에 재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계란가공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매년 관련 R&D와 설비에 지속적으로 투자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2000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꾸준한 기술혁신 시도로 2008년 업계 최초 매출 400억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46%나 성장한 기록으로 당시 업계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478억을 달성하는 등 매년 15~20% 이상의 꾸준한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식품업계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기록한 대표이사지만 이력이 조금 독특하다. 대학 전공이 금속공학으로 계란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학부에서는 금속공학을, 대학원에서는 재료공학을 전공했습니다. 일반 사람들이 잘 느끼지 못하지만 금속·재료·식품 공학은 온도·압력·조성을 바탕으로 연구하는 화학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큰 차이가 있기 보다는 오히려 현재의 일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취임 후 승승장구하던 정 대표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2004년 조류독감이 처음 발생했을 때다.
“조류독감이라는 용어조차 일반인에게는 생소했던 때라, 소비자들의 막연한 계란에 대한 공포와 거부감이 있었습니다. 소비자들이 거부했기 때문에 제품의 매출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였지만 주 원료인 계란이 아예 확보조차 어려울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여러 수의과학 검역원 등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로 자연스럽게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지만 정 대표에겐 아찔했던 기억이다.
그 후 회사는 안전문제 만큼은 더욱 확실히 대처하고 있다.
계란가열성형 제품 중 최초로 HACCP을 인증 받은 후 철저한 관리 감독으로 지난 5월에는 HACCP우수운용업체로 표창을 받았다. 계란 집하장을 준공한 후에는 철저한 관리로 정부가 인증하는 우수품질의 1등급란을 취급할 수 있게 됐다.
안전한 경영환경으로 국민건강 향상에 이바지한다는 경영 철학은 직원들의 건강관리 부분에도 적용된다.
풍림은 최근 5년 동안 매일 아침 전 직원을 상대로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한 체조를 실시하고 있다. 보건소와 연계해 사내 금연 교육과 각종 건강교육을 실시하고, 주기적인 야유회와 체육대회도 연다. 볼링, 산악, 낚시 등 건강 동호회에는 회사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정 대표는 “계란가공산업은 계란가격이 쌀 때는 작업량을 늘리고, 비쌀 때는 작업량을 줄임으로써 가격폭락과 폭등을 막는 사회공익적 역할도 한다고 생각한다. 국내 계란가공산업이 선진국에 비해 낙후되었지만 앞으로 적극적인 투자로 관련 분야의 발전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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