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운영하다보면 런칭행사나 뷰티클래스에 많이 초대를 받게 됩니다. 아직 학생 신분인 저에게는 모든 행사가 재미있고 신기하기 마련이죠. 특히 대기업의 대대적인 홍보 이벤트를 보면 눈이 휘둥그레 집니다. 예쁜 언니들이 메이크업 시연도 해주고, 샘플 화장품도 두둑하게 챙겨줍니다.
최근 저는 중소 화장품 브랜드의 뷰티클래스에 참가해 젊은 남자 CEO 한 분을 보았습니다. 모든 손님들에게 밝게 인사하며 응대하는 모습이 여자 일색인 뷰티클래스에서 이색적으로 느껴져 이야기를 나눠 보기로 했습니다.
주인공은 화장품 브랜드 ‘시크릿키(SecretKey)’의 정진오 대표(사진)입니다. 시크릿키는 18~35세를 타깃으로 하는 피부친화적 스킨케어 테라피 브랜드로, 민감성이나 트러블성 피부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어 최근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이 나고 있죠. 창업계기가 궁금했습니다. “창업전 화장품 유통을 하며 직접 고객들을 만나면 자연친화적인 제품에 대해 문의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관련 제품을 구하기 쉽지 않았죠. 직접 만들어서 납품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브랜드 이름과 로고, 제품 포장디자인도 제가 만들었습니다.”
성공에 대한 확신으로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사업 초기인 2006년에는 어려움도 많았다고 합니다. 외국 화장품 브랜드에 대한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은 상태였고, 국내 대기업 브랜드의 막강한 홍보에 대응해야 했기 때문이죠. 정 대표는 위기를 상품 경쟁력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대기업들과 같은 방식으로 경쟁해서 이긴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한 일입니다. 엄청난 마케팅 비용, 세계적인 유통 라인, 수많은 제품군 등은 단기간에 따라잡기 힘이 듭니다. 하지만 최근 시장에서는 대기업 이미지보다는 제품자체의 성능에 관심을 둔 소비자가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희가 가장 먼저 출시한 머리가 빨리 자라는 ‘소패스트 샴푸’, 달팽이 크림, 허니비 봉독 제품 등이 인기를 끌면서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정 대표는 작은 조직에서 나오는 장점도 많다고 말합니다.
“빠른 실행 속도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큰 무기죠. 많은 젊은 사원의 머리에서 나온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바로 제품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됩니다. 덕분에 직원들은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고유한 색을 만들며 근무하고 있습니다.”
정 대표는 어떤 기업을 꿈꾸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우리들이 살아야 할 세상은 1년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정도로 변화가 빠른 세상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유연하고 빠른 도전정신을 가지고 이런 세상에 적응할 것입니다. 10년 후에는 더욱 강해진 기업으로 만나 뵐 수 있길 바랍니다.”

최예진
중소기업중앙회 대학생 블로거(한국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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