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기는 쉽지만 파는 것이 어렵다.”
요즘 만나 본 중소기업 사장들의 한결같은 고민거리다. 과거에는 중소기업체들이 기술력과 생산성이 떨어져서 품질 좋은 제품을 제대로 만들지 못해서 고전을 했지만 이제는 제품의 품질면에서는 대기업 제품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리고 대학교 등과 공동연구개발 협력을 하면서 신상품이나 신기술 개발 역량도 높아졌다. 그러나 마케팅에서는 여전히 악전고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통적으로 마케팅이나 세일즈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기피하는 영역이었다. 아직까지 직장에 취직해서도 사무직, 관리직을 원하고 영업직은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마케팅은 기업경쟁의 원천
그러나 이제 사무직, 관리직에 속하는 화이트칼라들은 정보기술의 발달과 사무자동화로 인해 그 수가 급격이 줄어들고 있다. 이제는 어느 기업이든지 마케팅과 영업쪽을 강화하고 있고 또 이곳에서 경쟁력이 좌우되고 있다. 세계적인 일류기업들은 대부분 영업직 출신들이 최고경영자가 되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최근 신문기사를 보았더니 한 자동차 회사의 영업직 주임이 고등학생교복을 입고 세일즈 활동을 한다는 내용이 실렸다.
60~70년대 입었던 검정색 교복 2벌을 양복점에서 맞추고 모자에는 ‘고(高)’대신 회사마크를 달고 명찰에는 ‘○○자동차 조○○’이라고 실로 박아 넣었다.
“99년말 영업직으로 입사한 후에 튀는 명함도 만들어 보고 즉석복권도 돌려보고 머리 염색도 해 봤지만 별 효과를 못보다가 TV에서 교복입은 개그맨이 인기를 끄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것이다. 그의 고객들이 주로 30~40대이기 때문에 그들은 검정교복에 대한 향수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는데 일단 월평균 5대 정도 팔던 것이 이런 변신후에 7대 정도로 늘어났다고 한다.
어떤 중소기업 사장은 자기 회사 영업사원들에게 강한 직업정신을 소개하고 싶다면서 선뜻 5대를 사주기도 하였다.

뛰어난 아이디어 바로 실행하라
남과 똑같이 해서는 남 이상이 될 수 없다는 각오로 용감하게 도전한 결과 이처럼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 회사 전체 영업맨 가운데 1등을 할 때까지 교복을 벗지 않을겁니다. 날씨가 더워지니까 조만간 하복을 맞춰 입을 겁니다.”
이처럼 다부진 각오를 하고 있는 이 세일즈맨이야말로 제대로 된 영업마인드의 소유자가 아닐 수 없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뜨거운 열정 그리고 과감한 실천능력이 있어야 영업성과가 나오게 된다.
물론 이런 에너지는 고객만족과 고객감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과거에는 ‘사농공상’이라는 전통적 가치관 때문에 파는 것을 천하게 여긴 적이 있다. ‘장사꾼’, ‘장사치’라는 말에는 파는 행동을 낮추는 뉘앙스가 들어있다.
그러나 지금은 잘 파는 사람이 최고의 기술자고 전문가로 대우받고 있다.
대통령의 외국 나들이에도 ‘세일즈외교’라는 말을 쓰고 있다. 프랑스 라 파랭 총리는 사스 때문에 방문을 꺼리는 중국을 찾아가서 에어버스 비행기 수십대를 판매하였다.
중국지도부는 그의 용기에 감동했고 프랑스 국민들은 박수를 보냈다. 라 파랭총리는 사스 때문에 남들이 기피하는 중국방문을 기회로 활용한 것이다. 그의 ‘사스마케팅’이 돋보인다.
대통령부터 기업의 영업사원까지 ‘잘 파는 능력’이 있어야 한국경제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경제가 어려지면서 소비심리까지 얼어붙고 있다. 이럴 때 영업실적이 떨어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길 것이 아니라 다양한 아이디어로 마케팅 역량을 길러야 한다.
불경기를 전체 임직원이 마케팅요원으로 변신하는 기회로 전환한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사회적 변화는 마케팅기회이고 모든 임직원은 마케팅요원이라는 인식이 우리나라 중소기업에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윤은기(IBS 컨설팅그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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