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유동성 위기가 2008년 9월 리만 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전세계적으로 급속하게 파급되면서, 그 이후 한국의 중소기업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가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에게 그렇게 어려운 한 해였던 2009년의 기업 성과가 발표된 이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매출 및 이윤의 차이는 그 이전보다 훨씬 확대되었다.
대기업은 선진국 경제가 금융위기 전염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그 동안 개척해 놓은 신흥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개척해, 사상 최고의 매출을 올렸다. 해외 시장으로 폭 넓게 판로를 개척한 덕택에 2009년 대기업이 이루어 낸 매출 및 이윤은 오히려 칭찬 보다 질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기업에 납품하는 협력업체는 대기업이 사상 최대의 이익을 내면서도 협력업체의 납품 단가를 인하하고,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인한 납품 단가 인상도 원자재 가격 상승에 못 미친다고 어려움을 호소한다. 오죽 했으면, 원자재 가격이 제품 가격 구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주물업체는 납품을 중단하는 상태까지 갔겠는가?
2009년 중소기업은 너무 어려워,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는 패스트 트랙을 실시하고, 정책 자금, 보증 등이 정상적인 경제 상황 때 보다 배 이상 증대되는 등 다양한 지원 제도가 동원됐다. 중소기업에 비하면, 대기업에 대한 특별한 지원 제도는 없었다.

中企, 대기업의 세계화 배워야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에 막대한 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졌지만, 중소기업의 경영성과가 대기업에 훨씬 못 미쳤다면, 중소기업도 대기업에게서 무엇을 배워야 할 것인가를 심도 있게 관찰해 찾아야 한다.
중소기업도 대기업의 2009년 성과를 부러워 할 것만 아니고, 대기업의 장점을 배워 중소기업의 장점으로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미래에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부러워 할 정도로 변화해야 한다. 그래서 훗날 불행하게도 2009년과 같은 유동성 위기를 만나게 되면, 한국 중소기업은 대기업 이상으로 좋은 성과를 낼 준비를 해 나가야 한다.
중소기업에게 세계화로의 혁신이 왜 중요한지,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간략히 비교해 그 이유를 보자.
세계적인 유동성 위기로 경제위기가 초래되었지만, 경제위기는 후진국 보다 선진국에서 훨씬 더 심각했다. 대기업은 선진국과 후진국 시장에 동시에 진출해 있어, 선진국 경제가 충격을 받아 불황이면 자원이 풍부하거나 성장하는 후진국의 시장을 잘 활용했다.
한국에서는 수출의존도(수출액/매출액)가 50% 이상인 기업을 수출 기업으로 정의하는데, 제조업에서 수출의존도를 기업규모별로 대비해 보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수출 의존도가 아주 낮다.

이익 증대는 세계화만이 해법

한국은행의 기업경영분석 자료를 인용해 보면, 제조업에서 2005년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수출의존도는 각각 23.7%, 55.0%이며, 대기업의 수출의존도는 중소기업의 2.3배이다. 2009년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수출 의존도는 각각 16.8%, 58.1%로, 2005년과 비교해 대기업의 수출의존도는 증가했고, 중소기업의 수출 의존도는 하락했다. 그리고 대기업의 수출의존도는 중소기업의 3.45배로,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수출의존도 갭은 2005년보다 더 증가하고 있다.
기업경영분석의 제조업 자료에서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2008년에 각각 4.8%, 6.6%, 2009년에 각각 5.6%, 6.5%이며, 2009년에는 대기업 보다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이 더 높다. 그리고 대기업 이익률은 2008년 보다 2009년에 더 감소하지만, 중소기업의 이익률은 2008년 보다 2009년에 더 증가하고 있다.
2009년에 중소기업 보다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이 낮지만, 이익 규모에서는 중소기업이 질투할 정도로 대기업이 훨씬 더 높다. 이는 대기업은 세계 시장을 상대로 영업을 하므로, 대기업은 중소기업 보다 매출 규모가 훨씬 더 컸기 때문이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경영성과를 대비한 간단한 분석에서,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이익규모를 부러워하지 않으려면 중소기업 경영혁신 방향은 세계화 밖에 없다.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능력을 키워 매출을 늘려야, 이익 규모가 늘어난다.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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