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한 마리에게서 인생을 배우다

성공한 사람들 중에는 젊은 시절에 빛을 보지 못하다가 나이가 들어 뒤늦게 성공하는 늦깎이가 있다. 그들의 젊은 시절을 들여다보면 비참할 정도로 가난하고 힘들었던 순간들이 점철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목표를 잃지 않았고, 인내를 가지고 그 목표를 달성함으로서 자아실현에 성공하고 있다.
일본의 3대 서예가 중 한 사람인 오노도후(小野道風: 894~964)는 화투 비광에 나오는 우산을 쓴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비광 속에는 개구리와 버드나무, 우산을 쓴 오노도후가 그려져 있다. 마지막 12월 그림에 오노도후 이야기를 그려 놓은 것에는 무슨 뜻이 숨겨져 있을까?
거기에는 이런 사연이 있다. 고위 관리의 아들로 태어난 오노도후는 어려서부터 서예에 재능을 보여서 훌륭한 스승에게서 글씨를 배웠다. 그러나 스승은 한 번도 그를 칭찬해주지 않았다. 하루 종일 글씨 쓰기에 매달렸지만, 스승은 그의 글씨를 보고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
“자세를 바르게 하고, 붓을 곧게 가지고, 글자의 1점 1획에도 마음을 다해 전력하지 않으면 숙달될 수 없다. 더 잘 쓰도록 하라.”
오노도후가 아무리 글씨를 잘 써도, 몇 해가 지나도록 스승은 도통 칭찬을 해주는 법이 없었다. 오노도후는 진도가 안 나가고 발전이 없자 공연히 짜증이 났다. 그는 그만 자신이 없어져서 붓을 꺾어버리고 스승의 곁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그날은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이었다.
처량한 마음으로 터덜터덜 집을 향해 걷던 오노도후의 눈에 문득 버들가지 위로 뛰어오르려고 안간힘을 쓰는 개구리 한 마리가 띄었다. 개구리는 버드나무 가지를 향해 계속 뛰어올랐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떨어졌다. 하지만 개구리는 포기하지 않고 거듭 뜀뛰기를 되풀이하는 것이었다. 오노도후는 비에 젖는 것도 의식하지 못하고 그 동작을 지켜보았다.
‘저 놈이 얼마나 버티는지 보자. 몇 번 버둥거리다가 어쩔 수 없이 흙탕물에 쓸려 가겠지.’
오노도후는 쪼그리고 앉아서 구경을 했다. 그런데 개구리는 미끄러지고 또 미끄러지고.... 계속 미끄러졌으나....포기하지 않았다. 개구리는 벌써 수십 차례나 실패를 번복했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그러다가 마침내 버들가지 위로 뛰어오르는 데 성공하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작은 발을 나뭇가지에 올려놓고 말할 수 없이 만족스런 표정을 짓는 것이었다. 그것을 지켜본 오노도후는 가슴에 벅찬 감동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저런 미물도 저렇게 죽을힘을 다해 나무에 기어오르는데 내가 여기서 포기를 하면 개구리만도 못하겠구나. 참 부끄럽다! 그래! 나도 끝내 이루고야 말리라!’
오노도후는 그 길로 다시 서당으로 돌아가 필사적으로 서예 연습에 매달렸다. 그는 힘들 때마다 버들가지 위로 뛰어오르던 개구리를 생각하며 성공을 서두르지 않고 매일 꾸준히 연습을 거듭했고 마침내 일본 제1의 서예가가 되었다. 그의 서체는 전통적인 중국양식에서 탈피해서 독자적인 자신만의 서체를 완성했고 일본 서예의 전형을 이룩했다고 평가를 받는다. 오노도후의 927년 작품인 ‘지쇼대사시호칙서(智證大師諡號勅書)’는 현존하는 일본 서예 작품 중에 최고 걸작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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