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정리

프리랜서 학술문서 보관 사서로 일하고 있던 크리스티나 룀(Christina Rohm)은 주로 개신교의 행정기록보관소에서 가계부나 개인서류를 취급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목사의 유산을 정리·보관해 달라는 문의가 들어왔는데, 그것이 곧 창업 아이디어가 됐다.
당시에는 유명 인사의 문서 정리나 전기(傳記)를 기록하는 사람은 있었지만, 개인이나 회사의 문서를 다루는 보관자가 없었기 때문에 룀은 그들을 위한 문서 보관 서비스를 떠올리게 된 것이다.
그녀는 2005년 11월, 14개의 상자에 보관되어 있던 막스 브라운 목사의 유산을 수개월에 걸쳐서 정리했다. 그 중에는 1,500여개의 편지, 1,000여개의 사회·정치적 주제로 작성된 자필 연설문, 원고, 달력, 신문 스크랩과 40여개의 수첩 등이 있었다.
룀이 창립한 다큐멘타린(Dokumentarin)은 고객들에게 ‘정리하는 날’을 제안한다. 기존 문서를 감정한 후, 그 중에서 무엇을 보관하고 누가 어떤 방식으로 정리할 것인가를 고객과 함께 의논하는 것이다. 고객들이 작업에 함께 참여하기 때문에 고객과 긴밀한 협의를 거친다. 편지든, 오래된 사진이나 가족서류, 메모장, 수집품, 달력, 여행자료나 기념품 등 기록 보관상자에 들어맞는 것이라면 그녀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정리하는 방법은 연대기별, 알파벳순, 날짜순으로 다양하다. 그녀는 항상 고객의 옆에서 노트북을 가지고 작업을 한다. 파일로 자료목록을 만들어 정리하고 선반 위에 차곡차곡 서류를 꽂아놓는다. 그러면 고객은 목록을 보고 원하는 서류를 찾으면 된다.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목록은 이동식 디스크에 든 파일 형태나 간편한 출력물 또는 바인더 형태로 받아볼 수 있다.
룀은 문서 보관 사서가 되기 위해 특별히 어떤 과정을 수료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대신에 구(舊)문헌을 다룰 때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하므로 취급하는 방법과 질서 정신, 그리고 쥐털린체(20세기 초반 독일 필기체)와 같은 필기체에 관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추억을 상기시키는 물건에는 저마다 수많은 사연이 있기 때문에 각각의 자료에서 거리를 두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료를 정리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그러한 점에서 룀의 서비스는 사람들이 귀중한 개인사를 효과적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창업 KEY POINT
정보사회에서 사람들은 정보 생산에는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만 생산된 문서·정보를 정리·관리하는 데는 시간을 거의 할애하지 않는다. 하지만 많은 개인과 단체, 회사가 체계적인 문서보관·관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전문 문서보관사의 역할은 향후 점점 커질 전망이다.
이 아이템은 도서관 사서나 문서정리 업무 경험이 있는 꼼꼼한 성격의 여성들이 창업하기에 좋다. 단순히 문서를 정리해주는 것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서류 분류작업, 문서정리, 라벨링, 색인작업, 스캐닝, 컴퓨터 파일정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전문적 컨설팅 및 장기적 회원관리 능력, 문서정리 솔루션·프로그램, 디지털 기술을 갖추는 것이 핵심 포인트다. 점포·시설 투자가 필요 없고 홈페이지 구축과 포트폴리오 준비, 브로셔 등 비용으로 600만원 정도면 창업할 수 있다. 가격은 기본적인 문서정리 서비스의 경우 50~100만원 정도로 구성하고 색인·스캐닝·컴퓨터 파일작업 등 옵션에 따라 50~100만원이 추가되도록 정하는 것이 적당하다. 월평균 계약건수를 3~4회, 평균 객단가를 80만원 정도로 본다면 관리비용 등을 제하고 월 192~256만원의 수익이 예상된다.
<자료제공=중소기업청·소상공인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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