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0년대 본격화돼 90년대 중반까지 최대 수출품목중 하나로 화려한 꽃을 피웠던 브라운관 사업이 급격히 사양화되고 있다.
지난 69년 국내 최초로 브라운관을 생산했던 오리온전기가 최근 부도처리되고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노년기 브라운관 사업의 쓸쓸한 뒷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업체들은 대부분 이미 사업을 접었거나 대폭 축소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오리온전기의 부도로 이제 브라운관 업계는 사실상 LG필립스디스플레이와 삼성SDI만이 대량 생산업체로서의 명맥을 잇게 됐다.
◆하나둘씩 사라지는 브라운관 라인 = 최근 업계에 따르면 소니, 마쓰시타, 도시바 등 90년대초까지 세계시장을 장악했던 일본업체들은 일찌감치 브라운관 사업을 접기 시작했다.
지난 99년 NEC가 처음으로 모니터용 브라운관(CDT) 사업을 중단한 이후 소니가 2001년 미국 샌디에이고의 CDT 공장 가동을 멈췄으며 지난해에는 마쓰시타와 히타치가 역시 CDT사업 철수를 발표했다.
도시바도 올해안에 일본내 CDT 생산을 중단할 방침이며, 소니는 최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일본내에서 브라운관 생산라인을 전면 철거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국내도 정도는 덜 하지만 사정은 마찬가지다. 작년말 TV용 브라운관(CPT) 생산 세계 6위, CDT 생산 세계 4위를 기록했던 오리온전기가 법정관리 신청으로 사실상 경쟁대열에서 이탈했다.
LG필립스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대만의 일부 생산라인을 정리하고 최근에는 영국 웨일스의 CDT 라인을 폐쇄하는 한편 연말을 목표로 해외생산법인에 대한 대대적인 통폐합 작업을 진행중이다.
삼성SDI의 경우 최근 PDP모듈과 유기EL, 2차전지 등 차세대 핵심사업으로 무게중심을 급격히 이동하면서 모두 10개이던 CDT 생산라인을 8개로 줄인데 이어 이른시간내에 수원과 울산 사업장의 CDT 라인을 추가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브라운관 부품업체인 한국전기초자와 삼성코닝 등도 최근 고부가 제품생산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어 브라운관 사업의 사양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일본과 한국 업체들이 브라운관 사업에서 점차 손을 떼는 것은 당장의 돈벌이보다는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