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도 챙겨주는 따뜻한 기업문화

지난 여름 공업로(열처리 장비) 엔지니어링 기업 ㈜SAC에 난데없이 한의사가 찾아왔다. 한의사들은 비정규직을 포함해 80명이 넘는 직원의 진맥을 짚었다. 그 후 각자 건강상태와 체질에 맞게 다려진 보약이 사원들에게 나눠졌다. 사원의 건강은 직접 챙긴다는 한형기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기획이었다. 이색 복지제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SAC 전 직원에게 매년 정장 한 벌을 나눠 주자는 것도 한 대표의 아이디어였다. 고급 정장 한 벌은 명절 ‘떡값’이나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SAC만의 전통으로 자리 잡게 됐다.
이처럼 CEO가 직접 나서 직원들의 의·식·주 전반을 챙기는 것은 사원을 그 무엇보다 소중한 경쟁력이라고 느끼는 한 대표의 신념 때문이다.
IMF의 여파로 대기업은 물론 견실한 중견기업들도 하루아침에 쓰러지던 1998년, 당시 한형기 대표가 상무이사로 있던 모 기업도 기계공업 사업부문을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30여 년의 세월을 공업로 분야에 매진해왔던 그는 사장 위기에 놓인 공업로 기술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간 동고동락한 직원들을 집으로 돌려보낼 수 없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 그는 자본금1억 원으로 삼천리공업로㈜ 독립법인을 설립했다. 지금 SAC의 시작이 된 셈이다. 1998년 설립 이후 회사는 매년 100%이상 성장하며 업계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공업로는 기계, 금속, 전기전자, 화학 등 다방면의 지식이 필요한 매우 까다로운 분야다. 합금철 전기로는 전 세계에서 10개 내외의 업체만이 기술력을 갖췄을 정도다.
SAC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를 생산할 수 있는 곳으로 국내 최대 규모인 5만KVA의 합금철 전기로를 제작할 만큼 수준 높은 기술력을 자랑한다. 이는 대기업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한 2001년, 부설연구소인 에너지기술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창업이래 R&D 투자에 매진해온 결과다.
기술의 힘은 사람에게서 나오는 법이다.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을 넘보고 있는 SAC는 ‘글로벌 엔지니어’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회사는 ‘어학이 가능한 엔지니어’양성을 목표로 사내 외국어 교육은 물론 해외 현지 기술연수기회를 마련해 직원들의 선진기술 습득과 어학능력 향상에 아낌없이 투자한다.
기술개발과 인재육성을 통한 경영전략으로 자본금1억 원으로 시작한 SAC는 지난해 매출 500억원을 돌파하고, 올해 매출 1000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 오는 2월에는 인주 신공장으로 본사 이전 계획도 세웠다.
한형기 대표는 “2018년에 매출액 5000억원 돌파를 내용으로 한 ‘S(고객만족)A(세계 톱5 도약)C(창조적 인재)5000’을 비전으로 계획했는데, 이 상태라면 조기 달성도 무난할 것 같다”고 말했다.
SAC는 최근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사원들 사기 진작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오후 3시에는 갑자기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오며 전 직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 끌어안고 웃기 시작한다. ‘스마일 타임’이다. 점심식사 후 노곤해진 몸을 한바탕 웃고 난 후 생기가 돌게 하기 위해서다.
본관 입구에 있는 ‘칭찬트리’에는 동료들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메모들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달마다 가장 좋은 칭찬을 받은 직원은 문화상품권을 받는다. ‘사랑합니다’ 라고 서로에게 인사하는 것도 이색적이다. 2008년 입사한 사원이 제안한 이 인사법은 곧바로 받아들여져 사원들은 출근할 때, 퇴근할 때 서로에게 ‘사랑합니다’ 라며 인사한다.
올해 사원들은 더욱 활기찬 회사 생활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인주신공장에 골프스크린, 당구·탁구·헬스 등 체육시설, 엔터테인먼트룸 등 설치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사진은 새롭게 들어설 신공장 조감도.

우리는 이런 인재를 원한다
유쾌한 사람을 기다립니다
Q 어떤 인재를 원하나?
>>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성실함이다. 또 유쾌하고 창의적이어야 한다. 특히 우리는 엔지니어링 회사이기 때문에 기술과 인재가 회사의 큰 자산이다.
그래서 인재양성에 공을 많이 들인다. 인재를 키운다는 것이 교육만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지적 향상을 위해 교육도 하지만 감성적 성향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Q 회사의 어떤 면에 지원자들이 매력을 느끼나?
>> 최근 지원자들은 입사 전에 회사 정보 분석을 많이 하는데, 규모는 작지만 재무부분과 기술부분이 탄탄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Q 사원들이 이직률이 낮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회사 분위기가 매우 자유롭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우리 회사가 기술인력이 많아서 보수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보수적이기는 커녕 오히려 직원들의 기가 펄펄 살아 있다. 누구든지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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