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은 도심 10km 이내에, 인구 100만 이상을 끼고 있는 1,000m 이상의 세계 유일의 산이다. 한겨울에 찾으면 눈과 얼음으로 범벅이 된 서석대와 입석대는 반짝이는 수정으로 변해 호남 겨울풍경의 정수로 손꼽힌다. 가히 ‘빛고을 광주’라는 지명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된다.
겨울 무등산을 고즈넉한 옛길을 이용하여 만나는 것도 운치 있을 것 같다. 광주시내 산수오거리부터 길이 시작되기에 굳이 차를 가져갈 필요가 없다. 소걸음처럼 우직한 폼으로 숲길에 접어들면 속세에서 선계로 들어선 듯 세상과 단절을 맛보게 된다. 완만한 평지길인 옛길 1구간은 산수오거리를 시작해 무진고성-청풍쉼터-충장사-원효사까지 7.75km, 무등산 등산길인 옛길 2구간은 원효사를 시작해 제철유적지-서석대까지 4.12km로, 두 구간을 더하면 총 11.87km로, 무등산의 높이인 1,187m와 숫자가 같다. 시내에서 원효사까지 가는 시내버스 번호가 1187번인 것을 감안하면 무등산에 대한 광주사람들의 사랑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준다.
완만한 평지길인 옛길 1구간은 오감을 열어 두고 가족과 함께 천천히 거니는 ‘황소걸음길’이다. 무진고성에 올라 시원스런 광주시내의 풍경을 눈에 넣어도 좋다. 큰길과 나란히 놓여 있는 오솔길을 자박자박 거닐면 광주사람의 식수원인 수원지에 닿게 된다. 약속의 다리인 청암교를 건너면 사랑약조의 흔적인 자물통이 철조망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음을 보게 된다.
그 뒤로 김삿갓이 화순 적벽가는 길에 잠시 들렀다고 하는 청풍쉼터가 나온다. 김삿갓은 ‘무등산이 높다 하되 소나무 아래 있고, 적벽강이 깊다 하되 모래 위에 흐른다’라는 명시를 남기며 무등산의 절경을 칭송했다. 다시 숲길을 따라 사부작사부작 거닐면 제법 너른 주막터가 반긴다. 60년대까지 주막 한 채가 있어 길손의 갈증과 허기를 달래주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그 자리에 초가 이엉을 얹은 정자와 널찍한 평상이 조성되어 잠시 쉬었다 가기 좋은 것 같다.
숲길은 임란 때 팔도 의병대장인 충장공 김덕령을 기리는 사당인 충장사에 닿는다. 광주 최고의 번화가인 충장로는 김덕령의 시호에서 따왔다. 위패와 영정을 모신 사당과 묘, 의복과 관을 보관한 유물관이 있다. 다시 오른쪽 비탈길을 따라가면 무등산 가슴팍에 살포시 안긴 원효사가 나온다. 신라 때 원효대사가 무등산의 수려함에 감탄해 암자를 세우고 기도했던 곳으로 회암루에 서면 백설을 머리에 이고 있는 무등산을 볼 수 있다.
옛길 2구간은 원효사에서 무등산 서석대까지 오르는 등산로로 사람의 손때가 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하고 있어 ‘무아지경의 길’로 통한다.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에 마음을 내맡기며 걸으면 그만이다. 20분쯤 걸었을까, 돌에서 철을 뽑았던 제철유적지가 반긴다. 바위에 ‘주검동’이라는 암각 글자가 새겨 있어 임란 때 김덕령 장군이 무기를 만들었던 장소임을 말해주고 있다.
그 옛날 나무꾼들이 땔감이나 숯을 구워 나르던 산길로 60년대에는 무등산의 군인들이 보급품을 날랐던 길이다. 눈을 잔뜩 뒤집어쓰고 있는 산죽길을 따라 오르면 널찍한 치마바위가 나온다.
마지막 힘을 더해 계단을 오르면 하늘이 열리면서 무등산과 광주일대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중봉 쪽으로 시선을 던지면 수천 평의 억새군락이 바람에 하늘거리고 가운데 S자 굽잇길이 근사한 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무등산옛길의 하이라이트는 서석대다. 눈과 얼음으로 덮인 수직기둥은 수정병풍을 하고 있어 빛이 더해지면 보석처럼 빛난다. 서석대는 한반도 육지에서는 가장 큰 주상절리대로 용암이 지표 부근에서 냉각되면서 물리적 풍화에 의해 형성된 중생대 백악기 화산활동의 산물이다. 전망대에서 눈꽃터널을 지나 200m 쯤 오르면 ‘11.87km 완주를 축하합니다.’라는 옛길 종점 푯말이 마지막 인사를 한다. 광주시를 발아래 두고 그 뒤쪽에 내장산이, 남쪽으로는 월출산이 조망된다.
지도 한 장 펼쳐놓고 남도의 산하를 손가락으로 짚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장불재로 하산하면 기묘한 바위가 하늘 향해 서 있는 입석대를 마주하게 된다. 오각, 육각, 팔각형의 돌기둥이 줄줄이 열 지어 서 있는 모습이 마치 그리스의 신전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옛길 보호를 위해 스틱 사용을 금하고 있고 올라가는 것만 가능하며 옛길로 내려가는 것은 막고 있다. 임도를 따라 무등산의 자태를 감상하며 하산해도 좋고 장불재를 거처 중머리재를 지나 증심사로 내려와도 괜찮다.
옛길 3구간은 충장사를 시작으로 샘바위-풍암정-도요지-김덕령장군생가-호수생태원-환벽당-가사문학관까지 5.6km, 대략 2시간이 소요된다.
호수생태원은 광주호 주변에 조성된 자연생태공원으로 자연관찰원, 수변생태관찰로, 야생초화원 등 자연생태학습장으로 꾸며있어 가족 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광주호 주변은 정철의 성산별곡, 사미인곡 등 수많은 가사 문학을 꽃피운 지역으로 환벽당을 중심으로 취가정, 소쇄원, 식영정, 독수정 등 운치있는 정자가 몰려 있다.
가사문학관은 조선중기 국문학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가사문학의 진수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으로 전시관에는 송강정철의 친필을 비롯해 송순 임억령 등 조선 중기 선비들의 유물, 유품을 비롯해 현판, 교지와 족보 등 귀중한 자료를 볼 수 있다.
사진은 수정병풍 서석대.


여행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무등산도립공원 http://mudeungsan.gjcity.net
- 광주광역시청 www.gwangju.go.kr
○ 문의전화
- 무등산 도립공원 062)365-1187
- 광주광역시 관광진흥과 062)613-3642
○ 대중교통 정보
[ 비행기 ] 김포-광주간 대한항공 1일 2회, 아시아나 1일 4회 운행, 55분소요. 광주공항 062)940-0214 http://www.airport.co.kr/ doc/gwangju/
[ 기차 ]
용산-광주 9회, 용산-송정리 10회 운행. 소요시간은 KTX가 3시간, 새마을호가 4시간, 철도공사 1588-7788, www.korail.go.kr
[ 버스 ]
서울-광주 5분마다 한 대씩, 동서울-광주는 20~30분에 한대씩 운행하고 대전, 대구, 인천 등 대도시에서 광주행 버스가 30~4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www.kobus.co.kr
○ 자가운전 정보
[서울-광주] 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간 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동광주IC
[부산-광주] 남해고속도로-동광주IC
[대구-광주] 88고속국도-동광주IC
○ 숙박정보
- 라마다프라자광주호텔 :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 062)717-7000
- 호텔 프라도 : 광주광역시 남구 백운동, 062)654-9999
- 무등파크호텔 : 광주광역시 동구 지산동, 062)226-0011
- 히딩크모텔: 광주광역시 북구 중흥동 705-9 062)528-0071
- 몰디브모텔:광주광역시 동구 대인동 322-27 062)226-2460
- 센트럴 관광호텔 :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 062)383-7575
- 에버그린 모텔 :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 062-236-2521
○ 식당정보
- 신성산장 : 북구 금곡동 산 4 토종닭, 산채비빔밥 062-265-8778
- 산해가든 : 북구 금곡동 산 209 비빔밥, 닭요리 062)266-6679
- 장성오리탕 : 동구 신안동 7-6, 오리탕 062)526-1504
- 영안반점 : 동구 금남로 5가 135 자장면 062)223-6098
- 아리랑하우스 : 동구 계림 1동 559-1 한정식 062)525-2111
- 무진주 : 광주 동구 불로동 1-4 족발 062)224-8074
- 형제송정떡갈비 : 광산구 송정2동, 떡갈비 062)944-0595
○ 주변 볼거리
- 민사, 국립 5.18 민주묘지, 금남로 공원, 빛고을국악전수관, 소쇄원, 증심사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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