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에 있었던 미국 발 금융위기 이후 서서히 경제 회복의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경제에는 이와 유사한 위기적 상황들이 주기적으로 나타났지만 이번 금융위기의 특징은 주변 국가들에서 일어난 상황이 아니고 세계 경제의 중심부에서 위기가 촉발되어 그 충격과 후유증이 클 수밖에 없었다.
한국을 포함한 각 나라의 정부는 그 간의 정책적 경험을 토대로 과감한 개입과 적극적인 국제협조 체제를 구축해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두었지만 경제 회복에 있어서는 장기화 조짐과 새로운 경제적, 사회적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기업 경영환경의 급진적이고 예측키 어려운 변화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게 많은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기업의 생존과 성장의 동력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다수의 학자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위기가 있을 때 마다 기업의 혁신 활동이 위축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업의 혁신 제품 개발이 활발하게 일어났다는 것이다. 혁신이 유일한 생존과 성장의 동력이 돼 왔음은 최근 스마트 폰의 보급과 이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드의 출현, Twitter, Facebook 등 SNS(소셜 네트워크 시스템)의 사용 급증 현상 등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기업은 끊임없는 경쟁과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속적인 혁신 활동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 가치 창출이 혁신

그렇다면 혁신이란 무엇일까? 혁신이라는 용어의 무분별한 사용과 혁신의 실질적 의미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이 혁신 그 자체를 오히려 식상케 하고 있다. 혁신의 핵심은 가치이다.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혁신이다. 가치는 소비자나 사용자가 부여하는 것이며 따라서 혁신의 가치는 시장과 고객이 정의함으로써 실현되는 것이다.
즉, 기업은 새로운 아이디어의 실천과 실행을 통해 가치를 창출해내지만 궁극적인 가치 부여는 결국 소비자가 한다는 의미이다. 시장과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충족시킬 때에 기업의 혁신 활동은 빛을 발하는 것이고 지속 성장이 가능해진다고 볼 수 있다.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애플사의 아이폰의 경우 획기적인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라기보다는 기존의 기술과 개념들을 새로운 방법으로 융합, 병합, 조합을 통해 만들어진 새로운 가치 창조 제품으로서 혁신 활동의 결정체이다.
기업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혁신 활동은 생존과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며 선택의 대상이 아니다.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이 아니고, 기업의 규모나 업종, 활동 분야에 관계없이 혁신은 필수적임이 강조되고 있다.

성공적인 혁신 프로세스

이를 위해 우선 첫째, 고객의 필요가 무엇인지, 어디에 가치를 두고 있는지, 고객을 둘러싸고 있는 시장 환경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등의 체계적인 분석과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일반적으로 혁신역량의 출발점을 신 기술개발로 이해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기업의 기술력에 대한 과다한 집중은 오히려 혁신역량 향상에 걸림돌이 될 수 있으며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찾아내는데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기업의 기술력과 전문성은 가치 창조의 수단일 뿐이다.
둘째, 확인된 필요와 가치를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가의 방법론에 대한 대안들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고객이 추구하는 가치가 확인됐더라도 어떻게 접근해 고객에게 다가갈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충족시켜 줄 것인가의 연구와 고민이 요구된다.
셋째, 고객이 느낄 수 있고, 확인하고 판단할 수 있는 혜택 대비 코스트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아무리 획기적인 혁신 제품일지라도 경제적 가치 판단 기준에 부합되지 않으면 고객은 혁신의 가치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즉, 가치의 판단은 기대되는 혜택에서 그 혜택을 취득하는데에 소요되는 지출을 차감한 결과이다.
넷째, 경쟁 제품 혹은 대체 제품들과의 비교 경쟁에서 무엇이 강조되어야 하는지의 결정이 필요하다. 이는 동일한 기능과 가격의 제품일지라도 어떻게 고객의 가치에 어필하느냐 무엇을 강조해 차별화하느냐의 문제이다.
위의 네 단계는 비교적 단순하고 이미 알려진 프로세스지만 급속한 시장 환경의 변화 속에서 이의 충실한 실천이 기업의 혁신 역량 향상에 필수적이며 생존과 지속 성장의 동력임을 알 수 있다.

윤현덕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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