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에 시달린다면 ‘수면일기’ 써라

정상 수면이란?
수면은 가역적인, 의식의 일시적 소실이며, 비활성화 상태로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 수면은 중추신경계, 혈역학적, 호흡, 대사의 역동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활동적인 생리적 상태입니다. 사람마다 필요한 수면시간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성인은 평균 7~8시간, 어린이는 9~10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각자에게 필요한 수면시간은 개개인마다 다르며 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 아침에 일어나서 피곤하지 않고 낮 동안 졸리지 않게 생활할 수 있는 수면시간이 개인에게 필요한 잠의 양입니다. 수면의 역할은 회복, 에너지 보존, 기억, 면역, 감정조절 등입니다. 때문에 잠이 부족한 경우는 피곤하고 주간졸림증과 기억력 및 집중력의 감소, 감정기복이 심하고 식욕이 증가해 체중증가가 일어납니다.
실제로 24시간이상 잠을 자지 않는 경우는 혈중알코올농도 0.1%의 상태와 같습니다. 때문에 수면부족은 많은 사고의 원인 되기도 합니다.
체르노빌 폭발사건과 우주선 챌린저호의 폭발과 같은 대형 참사가 근무자의 수면부족으로 인한 실수로 비롯된 사고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외에도 잦은 교통사고 및 안전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하죠. 수면의 양이 부족하지 않음에도 주간졸림증이 있거나 자고 일어나도 개운치 않을 때는 수면의 질에 문제를 일으키는 수면장애가 있는지 점검을 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음의 표는 주간졸림증 정도를 평가하는 자가진단서입니다. 각 활동 동안 졸린 정도를 표시한 점수의 합이 10점이 이상이 되면 주간졸림증이 있으므로 그 원인에 대한 평가가 필요합니다.
주간졸림증 만큼 흔하게 호소하는 수면문제가 바로 불면증입니다.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거나, 수 시간을 잤다고 하지만 정작 본인은 전혀 안 잔 것처럼 피곤한 증상이며, 매우 다양한 원인이 존재합니다.
그 외 전반적인 수면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설문지에 기초한 피츠버그 수면의 질 지수(Pittsburgh Sleep Quality Index : PSQI)를 사용해 수면 양상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피츠버그 지수는 7가지 수면 요소들(수면의 질, 수면 지연시간, 수면시간, 효과, 약물에 대한 필요, 수면시의 장애, 낮 시간의 수면 문제들)에 대한 축적 점수를 매기는 시스템으로 5점 이상의 점수는 수면의 질이 나쁘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수면장애 진단방법
수면일기(sleep log or sleep diary)는 불면증과 수면주기장애의 진단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대개 2주에 걸쳐서 기록하게 되며, 기록 내용은 취침시각, 잠든 시각, 수면 중에 깬 횟수와 깨어있던 시간, 마지막 깬 시각, 낮잠과 시간, 커피와 술, 약물 복용 등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의료진은 실제 환자의 수면양상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수면장애를 진단할 수 있는 검사는 수면다원검사 입니다. 수면다원검사는 수면뿐만 아니라 수면 중 여러 가지 중요한 신체기능을 검사합니다. 몸에 각종 센서를 부착하고 잠을 자게 됩니다. 수면단계를 측정하는 뇌파전극을 머리에 부착하고, 호흡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코, 가슴, 복부에 센서와 벨트를 두릅니다. 눈 움직임, 팔다리 움직임, 턱 근육의 긴장도를 측정하는 전극을 부착하고, 가슴에 심전도 전극을 부착합니다.
그런 다음 수면을 취하게 됩니다. 머리에 붙인 전극에 의해 수면의 양과 질을 검사해 수면의 각 단계별로 자는 시간을 분석해 얼마나 잘 자는지를 알아봅니다. 수면 중 호흡량을 측정해 수면무호흡 또는 저호흡의 횟수와 정도를 파악하고, 심전도로 수면 중 심장의 활동을 관찰하며, 수면 중 혈중 산소량을 지속적으로 기록합니다. 수면 중 코골이 정도와 다리근육의 근전도 전극을 통해 수면 중 다리 움직임 및 이상행동을 관찰하게 됩니다.
이상과 같은 여러 가지 검사를 한밤 내내 시행하게 되며, 수면의 질과 잠자는 동안 발생하는 모든 신체의 문제를 알려주며, 수면장애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물론, 관련된 다른 질환(고혈압, 뇌졸중, 심장병, 당뇨병, 우울증 등)의 치료와 예방에도 크게 도움을 줍니다.

주은연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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