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BT 등 차세대 전략산업 육성 ‘시동’

투명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 6대 기술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된다.
황창규 지식경제부 전략기획단장은 최근 6대 미래산업 선도 후보기술을 선정하고 내년부터 5∼7년간 1조5천억원을 정부와 민간의 1 대 1 매칭 방식으로 투자한다고 밝혔다.
6대 기술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외에 △뇌-신경 IT 융합 뉴로툴 △다목적 소형 모듈 원자로 △심해자원 생산용 해양플랜트 △인쇄전자용 초정밀 연속 생산 시스템 △다기능 그래핀 소재 및 부품 등으로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오는 6월 최종 확정된다. 6대 기술의 특징 및 정부 지원내용에 대해 소개한다.

■미래산업 선도기술 왜 선정됐나=반도체, 휴대폰, LCD에 이어 차세대 전략산업 육성 필요성이 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이번에 후보기술로 선정된 6개 분야는 급진적인 기술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해 5~7년 이내에 신시장 창출이 기대되는 과제라는 것이 전략기획단의 설명이다.
지난해 7월부터 6개월에 걸쳐 과제 수요조사 등을 통해 발굴된 후보과제는 7백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간담회와 공청회들을 거쳐 글로벌 석학들의 해외자문단 검증을 마쳤다.
R&D 추진은 원천기술개발부터 사업화에 이르는 대형통합형 사업으로 리스크가 큰 초기단계는 정부가 주도하고 사업화 단계는 기업이 주도할 수 있도록 기술단계별로 정부매칭 비율이 차별화 된다.
또 사업자 선정 프로세스를 조기성과 창출형 과제와 신시장창출형으로 세분화해 운영하고 과제 선정에서 기획·개발·사업화에 이르는 R&D 전주기를 해당 산업 국내최고 전문가가 책임 관리할 계획이다.
특히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해 중소기업 참여기회와 정부 출연금 수혜규모를 확대하고 기획 및 개발단계별로 동반성장을 위한 대책들이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025년 매출 380조원, 수출 2,400억달러, 40만명에 달하는 고용유발 효과 및 125조원의 투자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투명플렉시블(Flexible) 디스플레이 및 응용제품=60인치 UD급 투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및 이를 활용한 IT 융합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로 오는 2025년 기준 82조원의 매출과 560억원에 달하는 수출실적을 올린다는 전략이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두루마리 형태로 말 수 있고(Rollable), 종이처럼 구부릴 수 있으며(Curved, Bendable), 외곽 디자인이 자유롭고, 기판이 얇고 가벼워 깨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 일본 동해대학이 발표한 `표시 매체의 Flexible화 Paper Like화의 기술 동향` 자료에 따르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4단계에 걸쳐 진화될 가능성이 크다. 1단계는 떨어뜨려도 부서지지 않는 경박(輕薄)성으로 마음대로 다룰 수 있어 전자책이나 전자신문 등으로 제품화가 유력하다. 이어 2단계에 이르면 곡면형성이 가능해지고 이 경우 디스플레이의 응용영역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3단계는 굽혀도 원래 형상으로 되돌아오는 탄력성을 갖게 되며 두루마리형태로 말 수 있고 전자 옷도 구현할 수 있다. 4단계는 종이와 가까운 단계로 종이처럼 접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가볍고 얇고 깨지지 않는다는 장점 때문에 휴대폰, PDA, MP3 플레이어 등에 우선 적용될 것으로 보이며 향후 대면적화 기술이 확보되면 기존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노트북, 모니터, TV 등의 모든 분야에 대체 적용이 가능해 IT산업 전반에 걸친 활용도가 높을 전망이다.
■뇌·신경 IT융합 뉴로툴(Neuro-Tool)=일반인의 인지능력과 정서상태를 통합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기와 인지기능·정신건상을 향상시킬 수 있는 뉴로툴 개발로 매출 9조원, 수출 30억 달러를 달성할 계획이다.
건강의 패러다임이 현재 ‘신체’에서 ‘정신’으로 이동중이며 대규모 정신건강 시장이 태동중이라는 게 전략기획단의 판단으로 뇌 활동 측정기 및 뉴로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개발과 이를 SNS 등 IT인프라와 연결시켜 다양한 형태의 소비자 친화형 제품으로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진행중인 관련분야의 대표적인 연구로는 뇌-기계접속 (Brain-Machine Interface, BMI) 기술이 있다.
신경신호를 침습적 (단일신경신호) 또는 비침습적으로 (근적외선 신호, 뇌파) 기록, 변환해 신경장애 동물 또는 장애인이 로봇기계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정상인에게도 인터넷 기반 유비쿼터스 정보환경에서 널리 이용될 수 있는 범용 BMI 뉴로툴로 소비자에게 선보일 수 있을 전망이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 21세기 프런티어 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연구결과 현재 개를 활용한 단일신경신호 변환 침습적 BMI 기술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으며 다양한 로봇들을 원격 제어하는 인터넷 기반 범용 뉴로툴을 개발해 자극의 종류에 따라 뇌에서 발생하는 저속 변화 현상 (slow phenomenon)과 고속 변화 현상 (fast phenomenon)을 고감도로 검출할 수 있는 다채널 광학 BMI 뉴로툴 개발과 생활환경에서 쉽게 사용하는 뇌기능 진단 및 뇌기능 항진용 BMI 뉴로툴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다목적 소형모듈 원자로(SMR)=SMR은 300㎿이하급으로 전기생산, 열공급, 담수화 등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원전을 개발하는 것으로 원자력 기술의 강점을 활용해 산업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원전에 대한 안정성 문제를 고려, 개발하는 소형 원자로는 외부에서 전기를 공급해 냉각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연대류를 이용한 냉각방식을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경제효과는 매출 12조원, 수출 100억달러, 고용 1만3000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연구되고 있는 일체형 모듈식 원자로는 대용량 발전용 원자로와는 달리 고유안전 또는 피동안전 등의 신안전기술 접목이 용이해 한 단계 높은 원자로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모듈 개념적용과 기기제작공장에서 제작, 조립하여 현장에서 모듈단위로 설치해 품질향상에 따른 안전성향상, 건설기간 단축을 통한 경제성 향상 효과가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지난해 7월 워싱턴에서 열린 SMR 회의에서도 확인됐다.
이번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미국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건설기간이 길고, 고비용이 소요되는 대형 원자로의 대안으로 SMR을 고려하고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심해자원 생산용 해양 플랜트=심해 매장 석유 및 가스의 채굴, 분리, 이송, 전(前)처리 후(後)저장, 하역을 수행하는 심해 자원 생산용 해양 플랜트를 개발, 매출 103조원, 수출 890억달러, 고용 11만5천명, 설비투자 24조6천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심해자원을 생산하기 위한 대표적인 해양 플랜트들은 수심 2천미터 심해유전 개발 플랫폼 및 시추기술, 수심 1만미터 잠수능력의 무인 잠수정 등을 꼽는다.
특히 1㎞급 해상공항 설계·제작·설치기술, 조력발전소 설계·건설기술, 파력발전설비 설계기술, 해양온도차발전 설계기술, 심해저 광물자원 파일럿 채광시스템 설계기술, 메탄수화물 상용화 기술 등이 심해 시대를 위한 신기술로 꼽힌다.
이에 따라 선진국들은 극한 상황에 대한 안전설계 및 신뢰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극한 환경 모델링 기술과 원격감지, 무인화를 위한 수중 로보틱스 기술 및 센서기술, 대규모 설비를 위한 초대형구조물 설계 등의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인쇄전자용 초정밀 연속생산 시스템=인쇄전자는 프린팅 공정으로 만들어진 전자소자나 전자제품을 의미하며 RFID·메모리·디스플레이·전지 등의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고 있다. 세계 인쇄전자 시장규모는 2013년 300억달러(약 36조원)에서 2019년 570억달러(약 7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인쇄전자 분야 세계적 석학인 미국 UC버클리 공대 비빅 서브라마니언 교수는 “인쇄전자가 향후 5년 내 센서와 RFID 분야에서 실리콘과 동등하게 경쟁하거나 실리콘을 앞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인쇄전자는 기존 반도체가 모두 실리콘을 기반으로 만들기 때문에 제조 공정이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비싸지만 인쇄전자를 이용 할 경우 70% 이상 공정을 줄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산업구조상 인쇄전자가 발전하는데 필요한 화학, 전자, 반도체 등 3대 요소가 강해 정부의 든든한 지원만 보태지면 독일을 제치고 충분히 세계 1위로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다기능 그래핀 소재 및 부품=그래핀은 기존 실리콘보다 전하이동도가 100배나 빠른 차세대 꿈의 소재다. 이를 이용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자동차 등 다양한 제품의 핵심소재로 육성한다는 것이 이번 계획이다.
현재 한국은 30인치급 대면적 그래핀 제조기술에서 세계 최고며, 그래핀 나노플레이트를 이용한 복합재료나 전극, 방열소재 등은 5∼7년 내로 상용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2025년 이 분야에서 매출 98조원, 수출 380억달러, 10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내 연구진은 그래핀(Graphene)을 상온에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환원제를 통한 화학적 방법을 개발했다. 기존 생산방식에 비해 제조원가가 싸고 품질도 우수한데다 대량생산이 가능해 그래핀 상용화를 크게 앞당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방법은 흑연(graphite)을 산화시켜 잘게 쪼갠 뒤 환원제를 넣어 그래핀으로 환원하는 방식으로 국내 연구진은 요오드산(HI)이라는 환원제를 사용해 섭씨 40도의 상온에서 불순물이 거의 없는 고품질 그래핀을 대량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한편 전세계 투명전극 시장은 지난 2008년 7조7,000억원에서 오는 2018년 22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계가 그래핀 생산에 주목하는 까닭은 쓰임새 많기 때문.
그래핀은 다른 물질과도 결합이 쉬워 플라스틱에 0.1%만 섞어도 열 저항력을 30% 늘릴 수 있다. 가스 불 위에 올릴 수 있는 플라스틱 냄비의 탄생도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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