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으로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가 라인 증설 일정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동반성장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에서 수입되는 주요 장비 도착이 늦어지고 국산 장비 범용부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서둘러온 라인 증설도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세계 2위 장비업체인 도쿄일렉트론의 전원 공급 부족과 물류 정상화 지연으로 이 회사가 생산하는 핵심 장비가 예정대로 공급되기 어려울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결과는 그동안 국내 관련업계의 체계적 육성을 소홀히 한 측면도 없지 않다는 게 반도체장비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중소기업들의 기술수준도 일본제품 못지않게 올라와 있다”고 전제하고 “대기업의 구매 관행이 인지도 없는 국산제품은 거들 떠 보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차피 생산라인이 신규로 설치되면 일정기간 안정화 단계를 거치는데 국산화 할 경우 여기서 파생되는 문제들을 담당자가 책임져야하는 시스템이 국산화를 가로 막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수요처에서 원하는 스펙과 불량률, 공급능력 등의 조건을 충족한다면 브랜드 인지도와 상관없이 국산제품을 사용할 필요가 있지만 문제가 발생될 경우 국산품이냐 일본제품이냐에 따라 반응이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대기업의 한 구매담당자는 “반도체 장비 중 전공정 장비 국산화율이 저조해 수입의존도가 크다”며 “지금부터라도 국내업체와 동반성장에 나서지 않을 경우 국내 산업이 일본 장비업체에 종속되는 경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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