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방송통신위원회는 신규 방송채널 사용사업자로 ㈜쇼핑원을 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 사업자로 선정했다. 쇼핑원은 중소기업중앙회 33%, 중소기업유통센터와 중소기업은행, 농협중앙회가 각각 15% 지분으로 구성돼 있다. 기존 5개 홈쇼핑 사업자에 추가되는 쇼핑원은 중소기업제품의 판로확대를 목적으로 전체 채널 편성의 80% 이상을 중소기업 제품으로 편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동안 중소기업 제품의 TV홈쇼핑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판매수수료가 과다하다는 논란과 함께 채널 공급의 제한에 따른 중소기업제품 수용의 제한과 대기업제품 및 유명브랜드 상품 취급 비중 증가의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따라서 중소기업계에서는 홈쇼핑 사업자 수를 늘려야 하며, 특히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사업자 신규 지정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꾸준히 제기해 왔다. 이에 정부는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 확대를 위해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사업자를 기존 홈쇼핑 사업자에 추가해 허가하게 된 것이다.
TV홈쇼핑은 신제품이나 판매망을 잘 갖추고 있지 못하고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로 매우 적절한 유통채널이다. 새롭게 소개되는 제품의 제품력이 인정되면, 매우 빠르게 소비자에게 소개되고 즉각적인 반응을 얻어낼 수 있는 판로인 것이다. 결국, 홈쇼핑 사업자의 경쟁력은 비록 중소기업 제품이라도 제품력을 갖춘 제품을 발굴해 소비자에게 잘 소개할 수 있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제품력을 갖춘 제품을 발굴하는 머천디이징이 쉽지가 않고 상당한 전문성을 요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홈쇼핑 사업자들은 이미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검증된 유명 브랜드 제품을 취급하고 싶어 하고, 실제로 그 비중을 높여 온 것이 사실이다.

홈쇼핑, 영세 中企 판로로 적합

이제 진정한 홈쇼핑의 강자가 되려면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진주와 같은 전국의 중소기업들을 찾아내고,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도록 마케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누구나가 취급할 수 있는 제품을 취급하는 것이 아니고, 소비자가 원하는 독특하고 차별적인 제품을 얼마나 많이 취급할 수 있느냐에서 앞으로 홈쇼핑의 승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이번에 새로 선정된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사업자는, 비록 시장 환경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머천다이징 능력에 따라 성공 가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성장을 지속해 온 홈쇼핑 시장은,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과 함께 기타 소매유통업태의 공격적인 사업전개 등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홈쇼핑 사업자들은 홈쇼핑 신규사업자 진입과 4개 종합편성 사업자의 사업 시작으로 케이블방송의 채널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SO 송출수수료(채널 사용을 위해 케이블TV방송사업자에게 지불하는 수수료) 인상에 따른 수익구조 악화 등의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렇게 경쟁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사업이 차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만 있다면 그 성공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양질의 中企 제품 발굴이 관건

1980년 일부 슈퍼마켓에 브랜드 없는 양질의 값싼 제품을 발굴해 공급하던 일본의 MUJI(無印良品)는 처음에 40여개의 제품으로 시작해 지금은 7000개의 제품을 취급하고, 해외 21개국까지 진출한 글로벌 소매유통회사로 발전했다. 가정용품과 식품을 포함한 소비재용품을 취급하는 MUJI는 브랜드 거품을 빼는 것을 포함해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고, 양질의 제품을 발굴·개발해 소비자에게 가치(Value)를 제공하는 경쟁력이 오늘의 글로벌 MUJI로 탄생하게 한 것이다.
곧 출범하는 TV 홈쇼핑 시장의 후발주자인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쇼핑원은 전국 방방곡곡을 발로 뛰며, 제품력은 있으나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중소기업 제품들을 발굴해 빛을 발하게 하는 중소기업 희망전도사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결국 적극적이고 차별적인 머천다이징 능력이 승부를 결정하는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소기업 제품 판로 확대를 위한 정부와 업계의 노력이 있어 왔지만, 판로 확대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중소기업계의 어려운 과제이다. 이제 중소기업중앙회와 농협중앙회, 중소기업유통센터, 중소기업은행이 중소기업 제품 판로 확대를 위해 손을 잡았으니, 지혜와 힘을 모아 어려운 과제를 풀어내는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이정희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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