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석촌호수 주변에 피어난 벚꽃이 꽃잎을 뚝뚝 떨어트리고 있다. 봄은 이제 이렇게 물러 나려나 보다. 서울놀이마당이 있는 호수 길을 에둘러 돌아보고 올림픽공원 안에 있는
‘몽촌토성’을 찾는다. 3 ~ 5세기 말경에 축조된 토성은 백제 때로 추정한다. 토성 이외에도 고분들이 이 주변에서 많이 발굴되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백제는 충남 공주와 부여를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어떻게 송파에 백제의 흔적이 남아 있을까?

우선 ‘한성 백제’ 시기를 이해해야 한다. 고구려 주몽의 아들 비류와 온조는 남하해 각기 나라를 세운다. 온조는 하북 위례성에 정착해 ‘십제’를 세웠다. 그 뒤 미추홀(지금의 인천 주안)에 정착했던 비류 집단과 합류 하면서 하남 위례성(한성)으로 옮기게 된다. 그때부터 국호를 ‘백제(BC 18))’라 했다.
이후 475년 고구려 장수왕이 백제를 침략해 도읍지인 위례성을 불태우고 개로왕을 살해했다. 백제의 시조인 온조왕부터 21대 개로왕에 이르기까지 약 493년간을 ‘한성 백제 시대’라 일컫는다. 백제가 수도를 지금의 공주로 옮겼을 때를 ‘웅진시대’, 이후 부여를 수도로 했을 때를 ‘사비시대’라 한다. 공주와 부여에서는 185년여년 정도 백제가 존재했는데 백제 역사는 통틀어 약 700여년 간 유지된 것이다.
‘한성백제’ 시기는 지금까지 관심을 끌지 못하고 묻혀져 왔다가 판축토성인 ‘풍납토성’이 한성백제의 수도인 하남 위례성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역사 연구가 시작되었다. 아직까지 한성백제의 수도가 풍납토성인지, 하남 위례성으로 알려졌던 몽촌토성인지의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우선 몽촌토성(사적 제297호·오륜동 88-3)을 들여다보자. 올림픽공원에 조각공원과 몽촌토성이 자리 잡고 있다. 연못을 비롯해 볼거리가 다채롭다. 특히 몽촌토성은 주변 시민들의 산책로로 인기를 누린다. 한강의 지류인 성내천 남쪽에 위치한 토성은 3세기 초에 축조되었다. 비교적 완만한 구릉과 평야가 펼쳐진 곳에 약 2.7㎞ 정도 에둘러 진흙으로 성벽을 만들었다. 오름과 내림이 적당한 토성 길은 산책 삼아 걷기에 아주 좋은 코스다.
토성 발굴 중에 나무 울타리로 목책을 세웠던 흔적과 성을 둘러싼 물길인 해자, 문터와 움집터, 저장용 구덩이, 독무덤, 무기, 낚시바늘, 백제 토기, 돌절구 등이 출토되었다. 동전무늬가 찍힌 자기조각과 2기의 합구식 옹관, 원통형토기, 적갈색연질토기, 회백색연질토기, 갈색 회유전문도기편 등 여러 종류의 토기류, 철기철제 무기류 등 유물이 500여 점 출토 되었다. 문살무늬, 승문을 새긴 두드림 무늬 토기는 백제 건국 초기의 것으로 추정되며 동전무늬가 찍힌 자기조각은 중국 서진(265∼316)시대의 유물이다.
원통형 토기는 일본으로 전파된 기대토용(器臺土俑)의 원형으로 보여 고고학적 의의가 크다. 토성의 위치, 규모, 출토유물로 볼 때 백제 초기 군사적, 문화적 성격을 살필 수 있는 좋은 유적지다.
이 성은 왜 쌓았을까? 성의 성격에 대해서는 두 가지 의견이 있다. 백제의 도성인 위례성이라는 견해와 방어용 성이라는 견해가 있다. 어쨌든 지리적 위치 및 견고함으로 미루어 보아, 광주풍납리토성(사적 제11호, 풍납동 72-1), 서울삼성동토성 등으로 이루어진 하남 위례성의 주성으로 추정된다.
몽촌토성 역사관(02-424-5138)에서는 명일동에서 발굴된 옛 주거지, 방이동 고분과 석촌동 고분, 가락동 고분, 몽촌토성 등 8개 모형을 비롯하여 몽촌토성과 석촌동 고분, 구의동 등에서 발굴된 진품 유물 95점과 모조 유물 149점 등 244점이 전시돼 있다. 전시실 외에 영상관과 수장고 시설이 있으며, 인근에 있는 수혈주거지에는 몽촌토성에서 발굴된 백제시대 옛 주거지를 보존하고 있다. 움집 모형과 사진, 패널 등을 제작하여 전시해 놓았다. 백제시대 한강 유역의 유적 및 유물을 한눈에 볼 수 있다.그리고 석촌호수도 송파구의 명물이다.
석천호수는 조깅코스와 산책로로 주민에게 최고의 휴식 공간이 되고 있다. 거기에 송파구는 UN이 공인하는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됐다. 체코 필센에서 열린 ‘2009 리브컴 어워즈(LivCom Awards)’에서 인구 20만~75만 명 도시 중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뽑혔다.

■여행정보
○ 가는길 : 지하철 8호선 이용해 몽촌토성역에 하차. 1번 출구로 나와 올림픽공원으로 들어가서 평화의 문 광장 지나 800m 걸어서 13분 걸린다. 성내천은 지하철 5호선 올림픽공원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진입 가능하다. 석촌호수는 지하철 2호선 잠실역 3번 출구 300m 앞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걸린다. 잠실종합운동장은 지하철 2호선 종합운동장역 6, 7번 출구에서 나오면 바로 앞에 있다. 장지천은 지하철 8호선 장지역 3번 출구 성남방향으로 250m 걸어서 4분이 걸린다. 방이습지는 지하철 5호선 올림픽공원역 2번 출구로 나와 성내천 길을 따라 마천동 방향으로 걷다 보면 오금1교가 나온다. 다리를 지나 왼쪽 길로 들어가면 된다. 지하철역에서 1㎞이고 도보로 17분 정도 걸린다.

■여행포인트
○ 백제의 당시 생활상을 재현하는 한성백제문화제 축제가 해마다 펼쳐진다. 이 축제는 2008년부터 서울 지역 유일의 국가지정 문화관광축제다. 매년 9월에 3~5일 정도, 올림픽 공원 평화의 광장, 백제초기 적석총, 서울놀이마당, 위례성길 등에서 열린다. 거리퍼레이드, 대동제 등이 펼쳐지고 백제등 전시회, 한성백제 유물 전시회 등도 열린다.

■이신화 http://www.sinhwa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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