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도 일종의 ‘상품’과 같아서 극장에 걸리기까지 과정이 일반 제품과 비슷합니다. 제작사를 통해 영화가 만들어지면 중간에 배급사는 이를 극장에 유통하고,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나게 되지요. 마치 공장에서 상품이 만들어지고 유통되고 시장에서 판매되는 것과 같습니다.
몇 년 사이 영화 산업에 큰 변화가 일어났는데 바로 대기업의 자본이 거대 유입된 것입니다. 과거 단관 혹은 2~3개관으로 운영되던 영화관들이 10개 이상의 스크린으로 구성된 멀티플렉스로 바뀌기 시작했던 건 이 때문입니다. 관객들은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영화를 선택할 수 있게 됐지만 장점만 있었을까요.
극장에 갔을 때 보고 싶지 않은 영화들만 10개 스크린 중 4~5개를 점령하고 있는 모습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혹은 최근에 개봉했고 화제가 됐는데도 극장의 브랜드에 따라 상영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만나지요. 이런 상황에 처하면 대부분의 관객들은 어쩔 수 없이 개봉관수가 많은 영화를 선택해서 보게 됩니다.
이러한 문제는 우리나라의 극장체인망과 배급사가 대기업 자본에 거의 점령 당하다시피한 상황에 있습니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프리머스와 같은 극장 체인이 대표적인 대기업 극장 체인입니다. 이제 그림이 그려지시나요. 대기업 배급사, 극장체인은 서로 자신들이 배급하는 영화들을 위주로 상영하고 경쟁사의 영화들은 극장에서 아예 상영하지 않는 경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벗어나 이제는 직접 자신들이 영화를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작사-배급사-극장으로 수직 계열화를 시키는 거죠.
결국 중소 극장들과 배급사, 제작사는 살아남기 힘들거나, 대기업의 눈치를 보며 영화를 제작하는 상황에 있습니다. 대기업의 입맛에 맞는 영화를 만들어야 어떻게든 관객과 만날 수 있으니까요.
대기업-중소기업의 문제는 이렇게 영화계에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영화과에서 공부하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졸업해서 관객들과 만나길 바라는 희망 보다 걱정이 더 커지곤 합니다. 과거 중소 제작, 배급사가 한국 영화계를 끌어가던 시절엔 재능 있는 신인감독들이 데뷔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봉준호, 박찬욱, 김지운 같은 감독들은 열정과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아 제작사들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이 성장했던 모습과 비슷하죠.
앞으로의 대한민국은 꿈꾸는 영화인과 중소기업인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래봅니다. 그래서 영화계의 중소기업인, 작은 영화 제작사들의 개성이 담긴 영화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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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주
대학생 블로거(한국예술종합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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